S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4월10일(월) 06시01분30초 KST
제 목(Title): 내 사랑에 바치는 연가...--대지에게




이 글을 인간의 대지에게 보냅니다...

여기 또 다른 인간의 대지, 키즈에도...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사회주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던

사르트르의 말이 어딘지 구차하게 들리던 때가 있었읍니다....

하지만 그말이 한편으론 타당한 면도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다 아시겠지만, 사회주의는 독자적인 생산양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그것은 과도적인 생산양식으로서, 그 내부에서는 계급간의 모순과 갈등, 

간단히 말해 계급투쟁이 존재합니다...



사회주의를 자본제의 모순을 극복하기위한 과도적인 생산양식이라할때 

'극복'이라는 의미가 함의하는 범위가 얼마가 될지는 여기서 한마디로 말할 수 

없지만, 그 의미에 대한 서로다른 입장들이, 사회주의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교조와 청산, 혹은 기회주의적임...

이러한 것들은 모두 스펙트럼 상의 어딘가를 차지하고 있겠지요.



발리바르에 대한 글이 처음 올라왔을 때...2-3년전까지의 그에 대한 이해가 

전부였던 나는... 이어지는 글들에서 그런 내용들이 나올지는 짐작하지 못했읍니다.

무엇보다 그간의 변화를 쫓지 못한 나의 태만을 탓해야겠지요...


쓰신 글만을 봐서는 잘 알수도 없겠지만, 어떤 느낌을 가지셨을지는 분명 이해할 

수 있었읍니다...물론 그런 비슷한 느낌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서로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이면 그 경험의 편차만큼은 다르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런데...그러한 차이를 제외한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느낌이라하더라도...

그것이 가장 위험한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요....

소위 포스트 증후군  중에서도 아주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발리바르가 포스트xxx의 대열에 들어섰는지 아닌지 지금으로선 판단할 수 없으나...

저는 그 사실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좀 더  포괄적인 얘기를 하려합니다...

그것은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인간의 대지님이 지금 느낄 법한 일종의 

허탈함이라고 할까... 그런 것에 대한 저의 채찍이자 독려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저는 남을 몰아세우거나 강제할 만한 입장에 서 있질 않습니다...

그 점은 잘 이해하실 거고...제가 이러한 독려를 하는 것은....

같은 인간의 대지를 바라보는 <동료>로서라는 것도 받아들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저에게 써 주신 시를 대하고 이런 믿음을 갖게 되는 건 자연스런 거겠죠...


우선 그 시는 잘 받아보았읍니다...그리고 새겨두겠읍니다...

90년대 들어서 우리를 강타한 그 충격은 분명 엄청난 것이었읍니다...

하지만 값비싼 교훈도 얻었읍니다...

그것은 사회주의는--소비에트사회주의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주의는-- 패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의 확인입니다...별로 새삼스럴 것도 없는 이 평범한 상식을 

확인하기까지 우리는 너무 먼길을 돌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다시말해...그것은 이기도록 예정된 경기가 아니라는 거겠지요...그런 승리를 

보장할 요술거울 같은 건 물론 없읍니다...


그것은 정운영 선생의 말대로, 역사적 유물론은 음험한 베일로 가려진 도그마가 

아니라, 언제라도 현실에서 터지고 깨지고 자빠질 위험을 각오하고 나서야 

진리의 값을 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요술 거울을 의심하고 음험한 베일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패배주의자로. 

아니면 청산분자나 혹은 배반자로 몰아세울 수는 없을 겁니다...



혁명은,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역사의 필연이 가져오지 않고 인간의 간고한 노력과 

투쟁이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저는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 혁명은 문명의 마지막 언어라는 견해에 전적으로 그리고 

시대착오적(!!) 으로 동의합니다...


혁명이 당위가 아니라는 것은 양심적이기도 하고, 시대의 소명이기도 하고 

옳은 것일 수 는 있다해도,  하지만 모든이가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달리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소위 90년대 학번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하게 되는 것이...

이전 선배들의 모습과 지난했던 과거에 대해 말해주면...그건 선배들의 선택이지

우리의 선택은 아니다...우리에게 그런 선택을 상요하지마라... 결국은 선배들도 

자신의 선택에 의해..즉 그것이 자신에게 만족을 주었기때문에 그런 길을 간 것

아닌가...그것이 자신에게 만족을 주지 않았다면 왜 그런 일을 했겠는가..라는 

식의 말을 듣고 야속하다고 할까..각박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읍니다만...어쨌든...그들도 운동이나 혁명이 선택으로서의 성격이 있다는 

사실만은 정확하게도 알았던 셈입니다...

물론 그 사실이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르지만... 


너무나 당연히 제가 설사 그 사실표현이 정확했다는 걸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인간으로서 당연히(당위적으로) 느껴야 할 것들을 왜곡 없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던 

시대를 살았던 것에 대해(즉 그런 선택이 가능했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또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느껴야 할 것을 느끼지 못하고...숙연한 인간 정신 혹은 

시대정신에 대해 느껴보지 못하고...그것조차 압구정동 오렌지가 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선택으로, 단순한 취향의 차이로 돌려버리는 그들의 만용과 경박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기도 합니다.



이 또한 물론 자의적인 해석일 수도 있읍니다...실제로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고민이 있으니까요...그렇지만 그러한 고민의 성격을 볼때...

자본제의 발달에 따른 소외의 여러 단면들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는 

없읍니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이러한 선택으로서의 성격을 인정한다면....

요줌의 청산 혹은 변절(???)들을 대하는 것이 다소 침착해 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저의 경우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너무 지쳤다고 생각한 나머지...이제는 잊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읍니다...

어렴풋이..시간이 갈수록... 그렇게 잊고 살 수 없는 나란 인간의 됨됨이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읍니다...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인간이기에 나는 그렇게 살 수 

없다고 느낄까...



그래서...얻은 해답이 ...."그것은 나의 선택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내가 아직 놓지 않고 있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었읍니다...당위의 문제로만 받아들이던 때는..."마땅히 옳은데, 왜 다들

그만두는가"라는 문제가 많이 괴롭혔지만...지금은 "마땅히 옳은 것이라도

안 하는(외면 만이 아니라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저는 이 놓고 싶지 않은 선택을 감히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대담하게 말해서  "세상에 대한 사랑", "인간의 대지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선택'이란 것을 받아들이고 나니...백기완 선생의 말이 이해가 되더군요..


"진정으로 목이 마른 자는 제 가슴 속에서 샘을 판다...

세상과의 관계란 이를 끊을래야 끊을 수도 없고 따라서 그것을 끊는다는 건 마음의 

부질없음이라... 다만 세상사가 번거롭고 괴롭고 그리하여 참사랑 참세상에 목이 

마른사람들은 제 가슴에서 샘을 판다. 그래서 제 목도 축이고 또 메마른 세상을 

적시기도 한다......"



여기서 물론 세상과의 관계란 우리의 운동이겠지요...

가슴속의 샘이란 우리의 사랑이나 선택이 될 거고...



이 말을 이렇게 다시 이해하고나서, 갑자기 목이 잠기더군요...

그 이유는 .....늦은 새벽...곰곰히 생각하다가 .... 

그 선택이란 말이 주는 웬지 모를 비장함이나 버거움, 

그런것에 스스로 비감해져서가 아니고.....

사막에서 어떻게 그 샘들이 유지될 수 있는가...옳은 것들이 유지될 수 

있는가...당위라고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무시 혹은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바로 인간의 대지에 아름다움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고...그것이 

어떻게 대지 자신을 아름답게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읍니다.....






이거...정말 ....독려도 아니고...고백도 아니고....그렇다고 감사도 아니고

이상한 글이 되고 말았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길군요...

통신을 통한 의견 교환의 딜레마 이기도 합니다....종이에 쓰면 길지도 않은데...


집으로 버스타고 돌아가는 길에...배가 고프시다고 했지요...

그 말이 없었다면 글이 약간 허전해졌을 겁니다...무슨 말인가가 빠진 듯하게...

그 글의 분위기가 원래 허전한 느낌인데다가 . 배고프다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에 든 생각일까요... 너무 허전해서 그 분위기를 맞춰주는 부분이 빠지면

오히려 어섹할 거 같은......




건강에 유념하시고...배가 고파지기 전에 제때에 식사를 하시길...

총각이시라면...누가 챙겨주는 것도 아닐텐데....



시인 김 수영이 이런 말을 했다더군요...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는다..."



그 예기치 않은 순간을 나누기 위해서라도...건강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인간의 대지>님...제 경험으로 볼 때 걱정이 되서 해 보는 소리지요....:)


아무래도... <인간의 대지>라는 이름 너무 괜찮아요.. :)

산에서 바라본 <인간의 대지>에는 별이 아주 많더군요......

하늘에도 별이 있고 바다에도 별이 있고...그리고 대지에도 별이 있고...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