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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2001년 6월  3일 일요일 오후 11시 00분 10초
제 목(Title): [Celtic 기행 VII] 홍색의 웨일즈 



영국 안에서는 영어만 쓰일까? 대답은 No다. 영어의 종주국 영국에서 영어를
안쓰는 곳이 있다니 우째 이런 일이. @_@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듣기로는 스코틀랜드 북부에 있는 외딴 섬들이나 북웨일즈 산간 지방에서는
영어가 아닌 켈트어에서 유래한 자신들만의 고유어를 일상언어로 사용한다고
한다.

웨일즈(Wales)는 브리튼 섬의 서쪽에 손바닥만하게(?) 붙어있는 
산악지대이면서,
원래 영국 땅의 원주민인 켈트족(브리튼족)이 5세기 전후 게르만족의 침입때
쫓겨들어가서 살았던 땅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서 웨일즈는 규모는 작지만
잉글랜드와는 기본적으로 인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지역이 되어 버렸다.

스코틀랜드와는 달리 미처 독립왕국을 이루기도 전인 15세기에 일찌감치
잉글랜드에 병합되어 버리는 바람에 스코틀랜드만큼은 튀지(?)않지만, 
어쨌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와 더불어 연합왕국 UK를 이루는
또하나의 나라임에는 틀림없기에 란다우는 없는 시간 쪼개어서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를 놀러갔다.

에...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은 웨일즈 여자가 무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유럽 최악의 잉글리쉬 걸들에게 시달리는 나의 심미안을 달래주기 위해서
웨일즈로 간 것이다. (드디어 나왔다. 란다우의 여행기에 빠지지 않는
여자 이야기 -_-;;;) 

잉글랜드 미인과 웨일즈 미인을 잠시 비교해 보자. 내가 영국여자 못생겼
다고하면 다들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이애나 비는 예뻤잖아.' -.-  
웨일즈 미인 중에서 넘버원을 꼽으라면 나는 요새 영화배우로 명성을
드날리고 있는 케서린 제타-존즈를 들겠다. 캐서린 제타-존즈는 미국인이
아니고 웨일즈에서 나고 자란 웰시(Welsh)女다. 잉글랜드 여자보다 웨일즈
언니들이 더 이쁘다는 거...믿숩니까? ^^

옥스퍼드에서 갈아타는 시간까지 합쳐서 세시간 가까이 기차를 타고와서
카디프 역에 내리자마자 정말 예쁘게 생긴 역무원이 플랫폼을 순찰하고
있었다. 크지 않고 아담한 몸매에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붉은 머리,
그리고 제타-존즈처럼 섹시한 얼굴을 가진 전형적인 웰시 미인이었다.
미국인으로 보이는 여행객들이 기차에서 내려선 그 역무원 온니를 보고
같이 기념촬영하자고 달려들 정도였다. 카디프에 오자마자 이쁜 아가씨를
보게 되다니 째쑤! :)

카디프 시 자체는 사실 잉글랜드의 도시들과 비슷해서 그다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이곳이 잉글랜드가 아니고 웨일즈란 것을
언제나 깨우쳐 주는 것은 다름아니라 도로마다 붙어있는 거리 이름을
가르쳐주는 팻말들이다. 웨일즈에는 거리 이름을 가르쳐주는 팻말들에
영어와 더불어, 켈트어에서 유래한 웨일즈 어로도 거리이름이 나란히
씌어있다. 스펠링은 알파벳이지만 도무지 읽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이상한 언어를 볼때마다 이곳은 잉글랜드가 아니란 사실이 강하게 느껴
졌다. 그러나 카디프 여행갈때 켈트말을 배워가야 하나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웨일즈 어를 쓰는 곳은 지형이 험한 북부 웨일즈의 일부이고
카디프를 포함한 대부분의 웨일즈에서는 영어를 쓴다고 한다.^^;; 단지
웨일즈어도 공용어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서 출출하던 차에 란다우는 운좋게 굉장히 큰 시장을 
찾을 수 있었다. 시장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다닐때마다 란다우가 찾아보려고 애쓰는 곳인데다가
식당이라도 있으면 싼 값에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면에서
잉글랜드와 닮은 웨일즈 음식은....역시 맛이 없기도 잉글랜드와 막상막하
였다 -_-;; 그러나 그 시장은 꽤 재미있는 곳이었다. 작아도 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은 스코틀랜드와 마찬가지인지, 웰쉬가 잉글리쉬의 엉덩이를 
두들겨 패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팔고 있는 것을 여러군데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시장을 기억하는 이유는, 카디프 시내의 시장에서 유럽에서
제일 이뻤던 여자를 봤기 때문이었다. ^0^;;; 시장 입구의 무슨 음식점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던 아가씨 였는데, 정말 인형같다는 말 그대로였다.
백설같이 하얀 피부에 조각같은 얼굴에 날씬하고 큰 키에 (웨일즈인 답지
않게) 너무 색이 예쁜 은발까지 정말 잉그리드 버그만이 울고갈 것 같은
북방계 미인이었다. 우와... 저런 미인이 왜 영화배우 안하고 이런데서
일하는 거지? 역시 웨일즈에는 미인이 많나봐 ^^

안내서를 읽어보면 웨일즈에는 중세시대의 고성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웨일즈 사람들은 전부 성안에 살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카디프 근처에는 웨일즈의 고성들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는
캐필리 성(Caerphilly Castle)이 있었지만, 시간관계상 못가보고 ;_;
카디프 시내에 있는 뷰트 성이라는 자그마한 성을 구경갔다. 란다우는 
유럽에 남아있는 고성 구경을 좋아해서 (내가 프랑스의 아비뇽을 좋아하는
이유도 도시가 아직도 옛날 성벽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이다.) 성안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는데, 그러다가 우리나라 역사랑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국은 군대를 편성할 때 동향 출신들끼리 부대를 편성하는 관습이 있는
것으로 안다. 2차대전사를 읽어보면 영국군의 부대이름은 옥스퍼드셔 &
버크셔 연대니,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연대니 하는 식으로 지명이 곧 부대
이름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렇다보니 어떤 동네에 가던 그 지역출신
부대의 용맹(?)을 기리는 기념관이 꼭 하나씩 있다. 뷰트 성에는 웨일즈
출신 부대의 업적을 나열해 놓은 군사기념관이 있었는데, 그곳을 주욱
둘러보던 란다우는, 황당하게도 6.25때 한국전쟁에 참여한 영국군이 바로
웨일즈 연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6.25때 UN군은 미군이 주축
이긴 했지만 다른 참전국들도 많았는데, 영국에서 보내온 군대는 잉글랜드
출신 부대가 아니고웨일즈 출신 군대였던 것이다. 강대국의 대리 전쟁터가 되어 
동족끼리 피흘려야 했던 한국의 운명도 슬픈 일이지만, 별반 이해관계도
없는 먼 나라까지 와서 영국군의 이름으로 죽어야했던 웨일즈 인들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스코틀랜드에서는 켈트 족의
문양이 태극무늬와 닮았다는 주장을 접하게 되더니, 웨일즈에 와서는 
6.25때 웨일즈 부대가 한국에 왔었다는 것을 알게 되다니 의외로 유럽의
외곽에 사는 켈트 족이랑 우리나라가 연관된 것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기네의 무용담을 자랑하다 못해서 북한군과 1킬로 거리를 두고 대치할
때도 늠름하게 축구(!)를 즐겼다는 이야기에서는 축구라면 사족을 못쓰는
유럽인간들의 황담함에 고개를 흔들기도 했지만 :)

마지막으로 카디프 대학이 있는 도시중심으로 향했다. 그때쯤 되니까
영국 날씨 답지않게 날도 화창하게 개였고, 웨일즈 국가의 상징인 용(dragon)
모양의 동상이 우뚝 서 있는 카디프 시청과 카디프 대학 웨일즈 국립
박물관 등이 넓직한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늘어서 있는 카디프의
중심부는 참으로 푸르고 아름다왔다. 여름날인지라 드물게 무더운 날씨에
시청 앞의 분수대 근처의 잔디밭에 누워서 카디프 관광의 마지막 코스로
란다우는 짧지만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시청 지붕의 웨일즈의 상징 드래곤
이 조용히 내려다 보는 아래에서. zzzZZZ~ 

뱀다리: 스코틀랜드 처럼 웨일즈에서도 독립하겠다는 소리가 꽤 있다.
       특히 독자적인 웨일즈 어를 사용하고 반골기질이 강한 북 웨일즈
       산간지방이 웨일즈 독립운동에 적극적인데 웨일즈 출신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앤터니 홉킨즈 (닥터 한니발... -_-;;)가 앞장서고
       있어서,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의 스타인 숀 코네리와 더불어 
       쌍돛대(?)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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