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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3월04일(토) 19시49분55초 KST
제 목(Title): 그대가 오르던 길...






 그예 가시었군요...

당신의 야윈 어깨에 칠천만 겨레 소망을 진채...

당신의 작은 가슴에 심천리 산하 상처를 묻고...

누구보다 젊으셨던 분...

통일의 십자가를 진 당신의 그 야윈 어깨는 그 어느 거한의 어깨보다 

미더웠고... 그 어깨를 받친 내밀한 가슴은 그 누구의 속내보다 깊었읍니다...


그대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왜 당신이어야 했는가는 묻지 않겠읍니다...

그대여, 고이 가소서...

언젠가 내 옆에 앉으셨던 당신...

그 땐 아주 후덕하게 생긴 할아버지 셨던 당신...

얼마 후 당신은 평양에 있었읍니다...   그리고...

"옆자리와 평양"의 거리만큼 새삼스럽던 분단의 간극...

당신은 그 간극을 몸으로 이으셨읍니다...



당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당신의 십자가를 받아야 할 사람이

왜 우리여야 하는 지 의심하지 않겠읍니다...

그대여, 조국에 품에 편히 안기소서....





문목사님이 가신 지 일년이 조금 넘은 것 같다...

88년쯤.....어느 연극 공연이던가... 내 옆에 와서 앉으셨었다...

검은 저고리를 입고 있던 할아버지...

소년 처럼 맑은 모습에 눈과 목이 저렸었다...옆모습만 보느라고...연극은 제목도 

떠오르지 않았었다...

"누구 신문 가지고 있소?"라는 한마디에 여기저기서 신문이 날아 들었고...

"한겨레 봐야지..."하며 내 손을 잡고 웃으시던 분...

내가 기억하기로... 문목사 그분은 윤동주의 동기이다...

만주 용정에 있는 용문중학교인가....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그 때 동주는 사회현실에도 그렇고 어디에나 항상 일찍 깨치는 편이었고...

자신은 항상 늦었다고 말하시곤 했다.... 동주가 어린 나이에 깨달았던 

사회의 모순도 나이 오십이 되어야 깨달았다고 하시면서...자신의 호를 

그래서 늦봄이라고 하셨다고...



지금... 봄이 어서 안 온다는 소리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늦은 봄은 그만큼... 절실함과 필연성을 알려주기도 한다...

늦기는 하되  반드시 온다.....는......

지금 조영래 변호사 옆에 묻혀 있는 문목사님... 이번 여름에는 

....영진이, 대현이를 비롯한 후배들과 한 번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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