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2월20일(월) 19시23분45초 KST 제 목(Title): 백태웅의 편지 오늘은 딱딱한 이야기 대신 썰렁한 이야기를 할까한다. 백태웅이라는 사람이 있다. 이사람은 공법학과 81학번으로 학도호국단 총학생장을 지내면서 학원자율화 투쟁을 주도한 사람이다. 당시엔 간선제로 총학생장을 뽑는 호국단체제였는데 81년엔 어용이었으나 82년이후엔 운동권이 장악해서 학생회 부활전 까진 권내의 협의를 거친 내정자가 총학생장으로 선출되곤했다. 백태웅은 원래 부학생장이었으나 학기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총학생장이 길을 건너다 (그리 심하지않은) 교통사고를 당해 대신 호국단을 이끌게 되었다. 백태웅이 그뒤에 겪은 고초를 생각할 때 그 교통사고가 백태웅의 운명을 부분적이나마 바꾸지않았겠는가하는 실없는 생각이 든다. 백태웅은 정열적으로 일을 했는데 그만 그 유명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 으로 옥살이를 시작하더니 나중엔 "사노맹"의 리더가 되서 박노회와 함께 체제전복..어쩌고하는 죄목으로 중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감옥에 있다. 당시 학생운동의 주역중에 사회주의자아닌 사람을 찾기 힘들었는데 어떤 사람은 참신한 인물 어쩌고하면서 지금 민자당 지구당위원장이 된걸 보니 백태웅에게 닥친 시련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든다. 그 백태웅이 대학시절에 (애인은 아닌) 여자친구에게 자주 편지를 쓰곤 했다고한다. 편지는 대부분 "오늘은 루카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식으로 시작해서 그의 시국관이나 역사관, 나름대로 해석한 사회과학 이론등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고한다. 그 편지를 받은 여자가 동향으로 아는 사이인 내친구 (Y라고하자)에게 그런 편지에 대해 말해줬다. 운동을 하진 않았지만 사회과학이론에 관심이 있던 Y는 그말을 듣고 그게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흉내를 내어 모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던 자기 (애인인) 여자친구에게 그런식으로 편지를 몇번 보냈다. 나중에 편지를 받은 Y의 여자친구가 Y를 직접 대면해서 "날 바꾸려들지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해줘....."라고 말했다. 그 여자에 얽힌 이야기를 잠깐하면... 하루는 Y가 그 여자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역사이야기가 나와 "황산벌 전투"를 들먹이게되었다. 이때 그여자가 말을 가로채며 "아... 을지문덕!"하고 말했다. 어이가 없어진 Y가 "야..너...중학교 때 역사시간에 뭐㎎어! 맨날 졸았지!" 하고 옆 테이블 사람들이 놀라 쳐다볼 정도로 큰 목소리로 화를 내며 야단쳤다. 그러자 그 여자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럼... 강감찬인가?.." 라고 했다고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