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2월17일(금) 19시58분23초 KST 제 목(Title): * 80년대 - 무제 1/2 80년대의 학생운동은 이전에 비해 질적으로 엄청나게 달랐을뿐아니라 그 기간중에도 변화를 거듭했다.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70년대만 해도 반독재 투쟁이 주였고 현실 인식도 비교적 단순한 편이어서 사회과학 이론이나 이념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나 학습은 별로 없었다고한다. 한 선배가 농담조로 70년대는 "전환시대의 논리" 한권만 읽어도 남들 앞에 서 "썰을 풀수 있었다"라고 말한적도 있다. 하지만 80년의 실패가 자극이낮는지 이후 학생들의 사회과학이론 학습이 본격화되었다. 현실에 대한 구조적/과학적 인식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내 견해론 이런 추세가 신념을 강화시켜 변혁운동의 역량을 높이기도했지만 한편으론 도그마를 낳기도해 운동의 방향설정이나 대중성 획득에 장애가 된 감도 없지않다. 내가 입학했을 당시만해도 기존의 한국사회나 자본주의 체제 일반에 비판적 인 거의 모든 사회과학 이론이 운동권에 의해 수용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중도적 시각에서 한국사회를 비판한 책에서부터 해방신학, 종속이론, Marxism, 비판이론등 여러 이론이 공존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시각은 아직 신중한 측면이 있었다. 여러이론이 뒤섞여있었지만 기조는 좌파적이라 할 수 있었 다. 하지만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서 83년경엔 이미 정통 Marxism으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 대표적인 예를 종속이론의 폐기에서 볼 수 있다. 종속이론은 81-2년 경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었는데 그 내용을 대충 보면 "선진 자본주의 국가는 주변부의 후진국을 착취하고 그로인해 후진국은 자본주의가 발전가능성이 없고 저개발만 심화된다. 따라서 발전을 위해선 중심부 자본주의국가에의 종속을 탈피하고 내포적 성장을 도모해야한다" 라는 것이다. 이이론은 제국주의이론과 비슷해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통 Marxism의 입장에선 치명적 결함을 안고있었다. 종속이론에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편입된 후진국 의 경우 ....-> 봉건제 -> (비자본주의적) 종속경제의 수순을 밟게되는데 이는 봉건제 -> 자본주의 -> 사회주의로의 단선적/필연적 역사발전을 상정 하는 정통 Marxism의 입장에선 이단이었던 것이다. 나역시 대학에와 처음으로 사회과학 공부를 시작했고 사회주의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도 있었지만 이미 그전 부터 정치적 다원주의를 전제로하는 의회민주주의(동료들 입장에선 "부루조아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Marxism이나 공산권에서 볼 수있는 현실의 사회주의에는 선뜻 동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자본주의국가(?)의 문제점이나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주류경제학의 몰가치성이나 지나친 추상성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도 못마땅하게 느껴져 "베른쉬타인"류의 수정주의나 서유럽 좌파정당의 노선등이 타당하지않은가 생각해보곤했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도 오래가지 않고 나중에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의 효율을 인정하는 방향으로갔지만... 어쨋거나 대학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Marxism이 득세하는걸 느낄 수있었다. 우리과의 한친구는 Marx의 "경제철학수고"의 영문판을 구했다고 좋아하기도했다. 1학년 2학기가 되자 선배들이 정치경제학 (= Marxist 경제학) 이나 변증법적 유물론등에 대한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1학년 말인가 2학기 초쯤에 세미나 교재가 도미쯔까가 쓴 일어판 "경제분석입문"이었다. (이책은 Marx의 자본론을 쉽게 정리한 책인데 Marx의 경제론을 알고싶은 사람은 이책을 읽어보면된다. Marx의 자본론은 난삽해서 읽기가 쉽지않다.) 난 전공이 경제학이기도하고 정치경제학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 나름 대로 혼자 관련서적을 읽기도 한터여서 의문이 많은 상태였다. Marx에 의하면 잉여가치(≒ 이윤)는 오직 노동에의해서만 창출된다. 자본 =기계, 원자재,,,)은 단지 감가상각분 만큼만 가치를 이전할 뿐 잉여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그런데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단지 노동의 재생산에 필요한 부분 만큼 지급함으로 따라서 이윤의 본질인 잉여가치는 부불(unpaid)노동 의 가치로서 자본가의 착취를 나타낸다고한다. 이 노동가치설은 자본주의 착취 메카니즘을 소위 "과학적"으로 설명할 뿐만 아니라 Marx의 자본주의경제 분석의 출발점이자 도구라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이론으로서 이 이론의 수용은 Marx의 자본주의관 (자본주의 = 모순덩어리 = 극복/소멸 대상)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있다. 하지만 이 이론의 난점중의 하나는 자본의 잉여가치 형성능력을 부정해 자본 집약적 상품생산의 잉여가치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선배들에게 "노동투입이 아주 적은 상품의 잉여가치/이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선배들의 대답은 "자본재(기계...)도 결국 노동의 산물이니 모든건 결국 노동의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계속-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