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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kiky (박 용 섭)
날 짜 (Date): 1995년02월15일(수) 13시56분21초 KST
제 목(Title): 피노키오와 80년대 ..



지금이 구십년대 중반임을 실감나게 해 주면서 피노키오 리드싱어의 뇌사원인을
밝힌 글은 인기를 끌고 80년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쓴글은 별로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각각에 대해서 한마디씩 해 보자.

내가 전에 일하던 연구소는 국립연구소라서 그런지 거기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몇가지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소화기 사용법이라든가
토네이도가 닥쳤을때 대피하는 방법 등등인데, 그 중에는 응급처치 방법으로 CPR
(Cardiopulminary Resurrection, 인공호흡)이 있었다. 마네킹을 가져다 놓고
실제로 하는 인공호흡을 교육받은대로 해 보여야 교육을 받았다는 증서를 주는
그런 장면이었다. 그 때 그 교육하던 사람이 마지막에 가르쳐 준 것이 소위
choking (질식 ?)에 대한 응급 처방이었다. 보통 음식을 먹다가 음식 건더기가
기도를 막으면 뇌의 산소 공급이 중단되기때문에 몇분 안에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게된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응급
처치를 하는가 이다.  그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옆에서 같이 밥먹던 사람이
갑자기 숨이 막혀하면 "Are you choking ?" 하고 물어보란다.  대답이 "Yes
!"하고 나오면 신경 안쓰고 계속 밥이나 먹으면 되고 :-), 아무말을 못하고
얼굴이 하얘지면 ...

우선 그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뒤에서  끌어 안는다.  그리고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어서 안긴 사람의 배꼽 근처에 대고 왼손으로 그 위를 덮어 감싼후에
주먹쥔 손을 그사람의 가슴과 등쪽을 향해서 비스듬하게 갑자기 밀어올린다.
응급처치 당하는 사람이 번쩍 들릴 정도로 강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 때나
인공호흡 때 가슴뼈나 갈비뼈가 좀 부러지는 것은 상관이 없단다. 뼈 부러진건
다시 붙이면 되지만 뇌가 손상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횡경막을 몇 번 갑자기 압박하게 되면 기도에 걸렸던 것이 대부분 튀어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느냐 없느냐가 사람의
생사나 반신불수 여부를 좌우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피노키오의 리드싱어도
같이 밥먹던 사람이 이렇게 두어번만 연습해보면 되는  응급처치 방법을
알았더라면 뇌사상태에 빠지는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우연히 와이프를 따라서 한국 식품점에 갔다가 그곳 TV 에서 나오는
"모래시계"를 얼마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곳은 좀 늦어서 4편 이라고 주인
아주머니가 말 한 것 같다.  막 80년 5월 18일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난
그당시 경주에서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하고 있었지만, "모래시계"를 보면서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았다.  왜 눈물이 나오려고 했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엉켜 있었던 것 같다.  사복들이 교내에서 동전
따먹기를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던 시절 때 과연 십여년 후의 오늘 "모래시계"
같은 TV 드라마가 나오리라는 것을 상상 할 수 있었던가 하는 생각, 내 눈앞
십여미터 에서 피투성이가 되던 황정하 라는 사람의 몸, "직개후의 엄청난
합법공간 .." 운운하던 자민투, 민민투의 대자보들, 미문화원 창문으로 어른
거리던 고등학교 동창의 모습, 유시민의 항소 이유서를 보면서 그가 동구밖을
떠나 서울로 오는 장면을 머리속에 그려보던 일 ...

난 그냥 와이프 한테 이렇게 말했다  "VCR을 사야겠어, 모래시계 봐야지 .."


나는 eyedee씨가 누군지 모른다.  다만 연대를 맞추어 볼 때 나와 같은 해에
대학을 다녔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이 스스로가 기회주의자 였다고 자인할 그런 시대에 대학
시절을 보낸 사람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은 단순한 대리 경험
이상의 "재미"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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