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waityou (난 정도령) 날 짜 (Date): 1994년08월12일(금) 20시20분05초 KDT 제 목(Title): 엔지니어 키즈의 비극 사실 앞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는 웃자고만 쓴 것은 아니다. 석사 신입생으로 들어온 방 후배가 공군장교 시험을 보더니 결국 학교를 그만 둘 생각인가 보다. 공대도 옛날 같지 않다는 말이 참 많다. 엉덩이에 기저귀차고 장난하기 좋아하는 무수한 철부지를 바라보며, 우리 부모님은 그렇게들 생각하셨겠지. '이놈 하나 교육 잘 시켜서 성공해서 떵떵거리며 살게 해야지.' 고생고생해서 키운 자식은 화장실에서 구름과자나(담배라고도 하지요.) 먹다가 선생님께 야단맞고, 전자오락실이나 배회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정열을 키워만 간다. 뜻도 모르는 브라운 운동을 몸으로 느끼려고 했던 것이야 가상한 일이지만, 막상 대학에 보내고 나니, 밤낮으로 포물선 곡선에 대한 공부다. 낮에는 어둠침침한 곳에서 신나와 휘발유를 섞어가며 꽃병을 만들고, 이리저리 던져가며 일반물리 시간에 못낸 리포트를 대신한다. 밤이면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연거푸 술을 부으며 한계에 도전하다 결국 라면 건데기 몇개와 그리고 신내 나는 술을 토해낸다. 뻔한 실험을 눈 앞에 두고 조교와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고 또 싸우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리포트를 베끼고, 또 키보드나 패고... 몇년 흐르고 나면 내 대가리가 밥상위의 생선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회의한다.별로 망설이지 않고 남들 다가는 대학원에 또 쫄쫄 따라간다. 지가 무슨 이순신 장군이라고, "나의 퇴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교수님의 눈을 피해 공대에 오겠다는 고등어를 가리키러 나선다. 무슨 장관이 연구소에 놀러온다고 하면, 그 전날부터 치우고, 청소하고, 예쁘게 포장한다. 이렇게 놀기만 하는 학생이 처량해서인지 교수님은 어마어마한 액수를 봉투에 넣어 금일봉을 전달한다. "넌 프로다." 혼자 뇌깔이며 돌아서지만, 내 성공을 바라는 부모님과 딱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더 이상 기다릴수 없다는 여자친구는 가슴을 찢어 놓는다. 선배들이 가끔 온다. 겉 모습은 반지르르 하지만, 돈에 눌려 사는 것은 똑 같고, 빼도박도 못하는 모습이 딱해만 보인다. 박사? "흥, 맨날 공부는 안하고 딴 짓만 하고.." "니들이 공부해야 나라가 발전하지?" '진짜 나도 노동자인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곳이 싫다. 일단 여기보다는 다 낳아 보이는데... -=-=-=-=-=-=-=-=-=-=-=-=-=-=-=-=-= 이상이 후배의 생각을 적어본 것입니다. (팔봉산에 엠티가서 말이 아주 많았지요.) '분명 나도 비슷하게 살아갈텐데.. 그래도 난 이게 좋아.' '다들 저원 늘어난다고 좋아하던데.. 다행이다. 아직 우리과는 정원이 아주 작은 편이니.. 밥그릇 싸움은 없으니 말이다.' (책보다 잠이 들어 바퀴벌레가 내 얼굴을 밟고 지나간들 어떠하리..) 파스퇴르의 말이란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어도,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