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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2월12일(일) 17시41분52초 KST
제 목(Title): 영진에게 보내는 편지...







영진에게... 



너의 제대 소식을 조금 전에 들었다... 곧 복학한다는 소식과 함께...

반가웠다...

그동안 많이 의젓해진 모습을 보고 싶구나... 

생각해보면, 나는 과연 너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만한 인간이었던가 참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나를 신뢰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 두었던 것 같다...


내가 변했다고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보이지는 않지만, 나타날 순 없지만

어딘가에서 나에게 말없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을 너를 생각하며 

나도 많은 부끄러움을 견뎌야 했다... 내가 흔들리기 전부터 하나둘씩 

사람들이 떠나갔고... 내가 흔들리면서부터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어딘가에는 나를 믿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를 마지막까지 잡아 주었다 할까...


화려하게 빛나고 항상 곁에 있지는 않아도, 대청에서 바라본 사람들 마을의   

별빛처럼 늘 거기 그대로  있어오고 앞으로도 거기 있을 그런 믿음...


사실 너의 그런 말들이 나에게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말은 

너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 아니라서 더욱 무겁게 다가 왔다...

"내가 재수를 않고 대학에 들어온 걸 고맙게 여기는 단하나는 대학일학년 때

그 선배를 알게 된 것"이라는 말.... 나는 그 때 도대체 내가 또 하나의 

젊은 영혼에게 무엇을 한 것일까 생각이 들어 정말 괴로웠다... 

너도 그 말을 직접 할 수는 없었겠지... 네가 꿈 많은 대학생활을 시작한 해는 

나에게  학교에서의 마지막 해였고 ... 대학원에 남아 있다는 것도 미안한 

마음이었던 나에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너의 말은 차라리 고문이었다...

나는 그렇게 자신 있게 살아왔던가...


하지만 고맙다... 정말로... 그런 말을 해주어서.. 세상에 태어나 그런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었다는 건 정말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리고 나에게는 

너의 그말이 젊은 날 한때 치기로 내 뱉은 말이 되지 않게 끔 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하기 싫은데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기꺼이 

하는 것이란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건강해라.... 우리가 같이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

사람들에게 공허하고 막연하게 들릴 지도 모르는 그 세상을 위해 이제 구체적인 

노력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니..., 나도 너에게  다시 멋진 모습을 보일 

준비가 되었단다... 우리 다시 한 번 날자! 꿈을 향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정말 얼마 안 되지만, 

내가 참으로 사랑하고 있는 나의 후배들아... 너희들이 없었다면

난 버티기 힘들었을 거야... 선배는 항상 먼저 변하고, 먼저 쓰러지니까...



내가 선배들을 보며 했던 다짐... 저렇게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던...

그것이 얼마나 벅찬 것인가를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견딘다... 네가 있어 나는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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