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2월03일(금) 22시27분14초 KST 제 목(Title): 서울에서 가장 따듯한 곳... 오늘은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 갔지요... 시험을 끝내고... 그리고 또 모처럼 인간 시대를 보았지요... "빵사장" 얘기하고 "성가 병원"에 대한 것이 나오더군요... 배 고팠던 시절, 자신에게 한 다짐을 지키느라, 지금까지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빵사장이란 별명을 가진 사람과, 최초로 무료진료를 시작한 성가병원의 이야기... 사실 인간시대라는 프로가 저에게는 그렇고 그런 프로로 각인되어 있고,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그리 어둡지는 않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인간시대의 의도가 엿보이기는 하지만, 저는 오늘 몇 방울의 눈물을 흘렸지요, 오랜만에... 그 이유는 인간시대의 의도에 따라 충분히 감동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란게... 사람이 산다는 게... 자신의 신념을 지킨다는 게...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참 인생은 벅찬 것이더군요... 가슴 벅찬 것이아니라, 견디기 벅찬 것이더군요... 김현이라는 분은 삶이란 일상을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푸른산에겐 삶은, 일상은, 견디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방울, 두세 방울의 눈물을 흘렸지요... 성가병원에 입원해 있는 직장암 말기라는 중년의 여자분... 정말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너무 배가 고파서 풀빵 훔쳐 먹겠다고 말한 후에 그걸 한 개 집어서 먹다가 주인이 목으로 못넘어가게 손으로 끄집어 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게 외롭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편에서 살겠다고 조용히 다짐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 올라 신념이란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쳤구요... 그 빵사장이란 사람은 자신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살아가는데... 그 친구와 나는 그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니.... 억울하다기 보다는 미리 결정되어 있는 큰 힘 같은 게 느껴져서 그 삶이란 게 더 버거워보이기만 한 하루였읍니다... "어떤 날"의 노래가 떠 오르는 새벽입니다... "인생, ... 알 수 없는 노래여라...." 서울에서 가장 따듯한 곳에는 서설이 내리고... 그 눈은 넓은 서울 하늘로 번지고... 그리고 비둘기 날아가는 모습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읍니다...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데도... 아름다운 눈물이 그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