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 SUNYAB) 날 짜 (Date): 1995년01월27일(금) 18시14분24초 KST 제 목(Title): 아크로의 아침이슬... 아침이슬과 아크로...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는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 푸른산에게 기억되는 설악산, 지리산의 모습이 수십가지듯이 ... 처음 발표되어서 우리 대중가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은 아침이슬... 그리고 곧 이은 금지... 김민기의 나직한, 그러면서도 분명한 음성으로 듣던 아침이슬... 양희은이 카랑카랑한 소리로 다시 부른 아침 이슬... 세월이 지나 김민기가 다시 부른 아침이슬.. 양희은이 또다시 부른 아침이슬... 하다못해 조영남이도 부른 아침이슬... 관악시절 모든 종류의 모임 뒤에 불리던 아침이슬... 신입생때 선배로부터 우리 교가라는 소개를 받고 의아해하며 듣던 아침이슬... 그리고 아크로에서 부르던 아침이슬... 90년대의 아크로에서 부르던 아침이슬... 80년대의 아크로에서 부른 아침이슬... 수백명이 모여 부르던 아침이슬, 아크로가 꽉차서 들어설 자리도 없을 정도로 수만명이 모여서 부르던 아침이슬... 결연한 의지에 차 부르던 아침이슬과 비통한 심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부르던 아침이슬... 지금은 없어진 청벽집에서... 스페이스에서...엠티가서...동문회에서...허름한 어느 뒷골목에서 최루탄에 지친 목을 소주로 달래며 기대에 차서... 알 수 없는 서러움에 목이메어.... 무너지며 웅얼거리던... 푸른산의 대학은 아침이슬로 시작해서 아침이슬로 끝났나부다... 그리고 뉴스에서 본, 양희은이 청와대에서 부른 아침이슬... 나는 오늘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그 노래를 들려준 가르쳐준 선배들이 원망스럽다... 처음으로... 내가 그 노래를 부를 때 같이 부르던 사람들이 원망스럽다...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우리의 꿈이 짓밟히는데도, 이렇게 배신당하고 있는데도 너무 무기력한 아니 오히려 너무 당당한 내가 원망스럽다.... 나는 과연 무슨 모습을 어떻게 보여주겠다고 지금 다짐하고 있는 것인가... 너무 자신 없는 내가 미워진다... 저 산과 저 별과 저 나무에게 불어본다... 저 별은 길 잃은 밤의 길잡이이고 저 나무는 노동의 형제이고 저 산은 투쟁의 동지이다... 푸른산은 아크로에서 부르던 그 아침 이슬을 가장 좋아한다... 녹음된 게 없어서 지금 들을 수는 없지만... 이미 그것은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아니라 "아크로의 아침이슬"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