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NU ] in KIDS
글 쓴 이(By): cartan (Elie)
날 짜 (Date): 1995년01월15일(일) 05시28분44초 KST
제 목(Title): 관악과 진보.




미국 토크쇼 진행자 중에 러쉬 림보라는  사람이 있다. 여성, 인종

문제와 같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극단적인 보수 이론을 전개하

는 사람인데, 문제는 요즘 미국의  우경화 현상과 맞물려서 대중의 

스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공화당까지 극우

인 그를 하원 만찬 모임에  게스트 연사로 초청하고  있다. 의회내

의 여러 공화당  인사들까지 그의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미국민의 성향이 지극히 보수로 돌아서고  있음을 요즘 느낀다. 그

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림보에게  ABC, Washington Post를 비

롯한  여러  언론 매체들이 붙여준 별명 "most dangerous man   in 

America".  물론 림보는  그것까지도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지만, 

그것을 보면서 적어도 미국은 언론이 사회의 잘못된 움직임을 문제

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느낀다. 

반면 한국의 언론들의 모습의  모습은 어떤가? 이전의 독재-반독재

의 논리 시절에는  일부 언론이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보수 정치논리에  바탕을 둔 단순한 시민

의식의 발로였음으로 보인다. 독재-반독재의  논리가 사라진 지금, 

거의 모든  신문의 논조가 보수 일색으로  대동소이함을 느끼면서, 

한겨레 신문이라는  중도 좌파의  논조가 극렬 "빨갱이"  신문으로 

취급당하는 풍조에 당혹 감을 감추지  못하게 된다. 정치학의 기본 

명제중의 하나가  건강한 사회는 사회의  좌경화를 걱정하기보다는 

보수화를 염려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에서 진보의 

목소리는 얼마나 힘을 발휘하고 있는가? 

한국의 진보세력은 6.25를 겪은 후  거의 소멸되다시피 하게 된다. 

60년대와 70년대의  반공이데올로기의 정치논리 앞에서  진보의 목

소리는 용공과  동일시되게 되면서 그 존재조차  희미해지게 된다. 

80년대를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의 모순에  대한 과학적 방법을 통한 

연구를 통해서  서서히 진보개념들을 자각하게 된다.  적어도 나에

게 있어서는  진보세력의 시작은 80년대 이후이다.  그리고 이러한 

진보세력을 배출해내는  역할을 학생운동세력들이 했다는  점에 어

느 정도 공감을 해야 될 것이다. 

난 가끔  가다가 관악의 강단으로  되돌아가는 꿈을  꾼다. 어차피 

내자신의 한계를  강단으로 잡았지만,  관악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그것이  내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기  때문은 아니

다. 내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동안에 관악에 숨쉬었던  진보정신, 

자유 정신들, 그리고 그러한 진보와  자유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노

력했던 수많은 이들의  피 흘린 희생이 내가 그 시대에  관악을 함

께 했다는 사실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만들고  다시 돌아

가고 싶게끔 하는 것이다.  지나친 엘리트 의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관악이 한국 진보정신의 고향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사회의 흐름은 몇몇 개인의 흐름으로  인해서 되돌려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일 "전야"가 독재의 시퍼런 칼날에  의해 80

년대에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학생 대중이  가졌던 한

없는 자유정신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반대로 자진 폐점하였

던 "전야"가 몇몇의  힘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학생대중들의 관심을 다시 돌렸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는 관악의 관심이  소외된 계층, 모순된 사회 구조로부터  떠나 있

는 것 같아 안쓰럽다. "녹두베가스"로  불리는 학교앞 모습을 전해

들으면서 귀족학교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내게는 나의 선배들과  내 동료들이 지키고자 하였던  모습들을 기

억하는 한 관악은 영원히 진보의 고향이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