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hyae (renum) 날 짜 (Date): 1995년01월09일(월) 05시08분05초 KST 제 목(Title): 세분의 교수님 사이에서 학부를 졸업할 때는 취직하기 전 까지의 짧은 기간을 Marx의 자본과 함께 보냈다. 왜 하필이면 그 책을 골랐는지..... 덕분에 나는 스스로 착취당하는 노동자로 생각하면서 피해의식에 젖어 회사생활을 했다. 석사를 졸업하는 이 겨울은 세분의 교수님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 뭐.... 말 그대로 다정한 관계는 아니고... 순전히 그 분들에 대한 나의 친절봉사이다. 한분은 나의 아버지이신 공대교수님인데, 이번에 무슨 모임에서 회장을 맡으셨다나? 원래 그런 자리는 예산을 아끼는 것을 철칙으로 하므로 아버지는 회원증 디자인을 Design Fee가 가장 적게 먹힌다는 이유 하나로 나에게 맡기신 것이다. 나는 아버지께서 주시는 일은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데... 이거 뭐 원하는대로 청구서를 올릴 수가 있나, 그렇다고 딸이 한 디자인이라고 봐주시는 아버지도 아니고, 맘에 안드는 사항은 가차없이 난도질당하고 말기 때문에 가장 까다로운 클라이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한분은 나의 지도교수님이다.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와 함께 프로젝트 하는 건 상식에 속하는 일이지만 학교를 떠나는 마지막 방학까지 잡혀서 일하는 내 심정이 그다지 유쾌할 리 없다. 아마 내가 없는 편이 교수님에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화가나면 그대로 드러내는 단세포생물과에 속하므로 내가 연구실을 떠날 즈음에는 연구실의 모든 키보드와 마우스가 고장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있는 힘껏 두드려대고 있음....그래도 이렇게라도 하면 속이 후련하다.) 마지막 한분은 법대교수님이다. 라드부르흐라고 하는 법학자에 대한 책을 내신다고 한다. 일반인에게도 신문의 칼럼등을 통하여 많이 알려진 분인데, 미술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신 분이다. 이 분을 보면 자기의 생계와 직접 관련없는 교양의 우아함을 알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라서 더 대단해 보인다. 백수가 되기 일보직전의 나는 이 세 분 사이에서 수면부족이 되도록 일하고 있다. 그러나 모르는 일이다. 지금 내가 하고있는 불평을 십몇년뒤 내 지도학생이 하고 있을지도.....후후 � 당연한 일이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