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11월15일(화) 23시01분47초 KST
제 목(Title): 설레는 마음으로...


후훗...

나에겐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는 말같지만...

이맘때쯤이면 난 언제나 설레기 시작한다.

대학4년간, 그리고 작년부터 다시...

날이 제법 쌀쌀해지고 겨울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리고 지금처럼 하늘이 흐려지면...

나의 이 병은 더욱 도진다.




첫눈!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다.




무슨 사춘기 소년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 때만큼은 내 마음은 사춘기 소년이 된다.

내 사춘기에는 이맘때에 눈을 맞을 수가 없었으니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도 나의 아이디를 보면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갈매기의 고향은 따뜻한 남쪽...  갈매기 나는 바닷가에...

부산이다.

언젠가 얘기한 적이 있지만...

국민학교 입학하던 해의 겨울에 눈을 보고...

대학 논술고사를 치르려 여기에 와서야 생애 두번째로 눈을 볼 수 있었다.



그전의 나에겐 눈내리는 풍경이란...

단지 아름다운 영화속의 장면일 뿐이었다.



수소와 산소가 2대 1로 화학결합을 한 것 중에서 1기압하에 온도가 영하로 떨어질

때의 모습이 눈이다...라고 아무리 배워보았자...

나에게 있어 눈은 신기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서울 하늘이 공해가 심하니 어떠니 하여도...

하얀 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볼 때의 기분이란...



하하하...

예전엔 첫눈이 오면 고향집에 전화를 하기도 했었다.

누나에게 첫눈 오는 광경을 알려주고...

그냥 내리는 눈이 어깨에 쌓일 때까지 눈을 맞으며...




그 애랑 한참 사귀고 있을 때에는...

첫눈이 오는 날이면 만났었다.

떨어져 있을 때면 서로 전화하기에 바빴었지.



아직도 갈매기에겐 눈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하늘의 선물이다.

어서 빨리 첫눈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비록...

그 눈길을 함께 걸을 사람도...

첫눈이 왔다고 전화할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빨리 첫눈이 왔으면 좋겠다.

그 하얀 눈이 내리는 길을 걸어가는 쌍쌍의 연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환한 미소를 지을 것 같다.



일기예보에서는 이번주에 첫눈이 내린다고 했다는데...





    -- 첫눈 올 것 같은 기분에 괜히 마음이 들뜬 

                                                 갈매기였습니다.

       내년의 첫눈은 함께 그 눈길을 걸을 그녀를 만날 수 있기를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