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11월13일(일) 23시09분08초 KST 제 목(Title): 밥대생과 도서관 I. 8 열람실 람보 80년대 후반에 서울대를 다닌 사람 치고 8열람실 람보를 모르면 간첩이랜다. (윽...그럼 나는 간첩인가? 난 다음 사건 이전에는 8열람실 람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전에도 한 번 이 보드에서 그 이름이 나온 적이 있었다. 8열람실 람보라는 사람은... 일종의 정의의 사자 내지 의적(?)에 속하는 사람 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도서관의 남의 자리 잡아주기는 항상 지탄을 받으면서도 면면히 그 전통을 이어내려오고 있는 대학가의 악행 중의 하나인데, 이 8열람실 람보라는 법대생이 그 뿌리를 뽑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난 워낙 도서관을 안 다녀서 8열람실이란 것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하여간에 람보가 위력을 떨치던 시절의 아침에 8열람실에 가면 이런 장면을 볼 수가 있었단다. 왠 떡대 같은 놈이 나타나서리 온 열람실이 쩡쩡 울리도록 고함을 친다. 이제 부터 자기가, 남의 자리를 대신 맡아 놓은 것들을 모조리 쓸어 버릴 테니까 알아서들 자기 물건을 챙기라고. 그러고는 정말로 온 열람실을 순시하면서 주인은 아직 학교 안오고 다른 놈이 자리를 대신 맡아 놓은 것이다 싶은 자리의 물건들을 모조리 쓸어 모아 열람실 입구에 버려 놨다. 물론 그 빈자리는 나중에 온 학생들이 람보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린 후에 차지했고..... 그래서 8열람실 람보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교내 명물이었다. 그런데... 내가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90년 가을에 내가 속했던 스터디 그룹이 그 유명하신 람보랑 한판 붙을 일(?)이 생겼다. 우리 스터디에서 가장 착하고 어린 순둥이 친구 하나가 차를 몰고 스터디 장소였던 공대식당으로 오다가 같이 주행하고 있던 람보랑 시비거리가 될만한 일을 했던 모양이다. 그 친구는 그냥 람보를 추월해서 공대식당에 도착했고 우리는 그 일을 까맣게 모른채 스터디를 시작할려고 했는데...갑자기 그 떡대가 나타나더니 우리의 순둥이 친구를 가리키면서 약간 불량기(?)가 들어간 폼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 좀 보자! " 그 람보는 추월을 당한후에 약이 올라서 온학교를 다 뒤지면서 번호판을 확인 해 내 친구를 쫓아온 것이었다. 나참...그 친구 어지간히 독하네.. 두 사람은 공대식당 밖으로 나가 무언가 한참 언쟁을 했는데...나가기 전에 하는 말로 미루어 서로 상대가 잘못한 것이라고 우기고 있었다. (모... 운전으로 시비 붙으면 다 그렇더라...) 잠시 말싸움을 하다가 그 친구는 가버리고 내 친구는 다시 돌아 왔는데 우리가 야...뭐래냐? 하고 물었더니...내 친구 답하기를... "자기가 누군지나 알기나 하녜..참!" "누구라는데?" "자기가 8 열람실 람보래!" 그래서 다우가 한마디 했다. "8열람실 람보가 뭐하는 놈인데?" 이 한마디로 나는 졸지에 간첩으로 몰리고 말았다. 아니 너는 도대체 그 유명한 8열람실 람보도 모르냐...어쩌구 저쩌구... 나중에 람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는 한마디로 기가 막혔다. 람보가 하는 일이 옳은 일 내지는 착한 일이라는 것은 나도 동의한다. 칭찬 받을 만하다. 하지만...이거는 운전이지 도서관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누가 잘못했는지 그냥 따지면 되는 거지 자기가 '8열람실 람보' 라는 것을 밝힌다는 사실은 결국 '나는 그만큼 유명한 사람이니 게기지 마라' 하고 떠세를 하는 셈이다. 하하하....결국 람보도 자신의 유명세로 위세를 떨치려 하는 사람이었던가? 내가 처음으로 람보를 알게 된 일이 그 사건이었기 때문인지 나는 지금도 람보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다. ...... :)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8 열람실 람보야!" "...누가 물어 봤냐? 물어 봤냐고오~? ...." landau 오이 냉채 같은 글을 쓰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