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4월08일(토) 16시18분28초 KST 제 목(Title): <내 이름 미경이>를 다시 올리며... 1991년에서 1992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실로 10년의 미싱사 경력으로 일당 9400원을 받던 노동자 권미경씨가 30미터가 넘는 작업장 옥상에서 뛰어 내려, 피처럼 붉은 23살의 삶을 피보다 붉게 끝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옷깃을 여미고 숙연하게 읽었을 그의 유언을, 그녀의 팔뚝에 새긴 처절한 절규를 다시 여기에 한 번 인용한다. 사랑하는 나의 노동 형제들이여 ! 나를 이 차가운 억압의 땅에 묻지 말고 그대들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어주오. 그 때만이 우리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말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고 미경이다..... 시인 김남주는 그녀와 사랑하는 형제가 될 때까지 "이제 나는 시를 쓰지 않으렵니다"라고 단장의 조사를 통해 호곡했다.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가 발행하는 <노동운동> 신년호는 '한 여공의 죽음'이라는 그 짤막한 신문기사에 숨겨있던 그 자세한 뒷 얘기를 싣고 있다. 권미경이 일하던 부산의 신발 공장 '대봉'도 구사운동을 전개했는데,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함께 죽자"는 협박이나 "생산을 고만큼 해놓고 밥이 아가리에 들어가느냐"는 욕설을 마구 퍼붓고, 초시계를 동원하여 노동속도의 강화를 독려하고, 관리자의 훈시때문에 저녁을 굶은 노동자가 잔업시간에 밀감을 먹는 것조차 질책하는 따위의 비인간적인, 아니 비동물적인(!) 처사가 난무했다고 한다. 이 기사를 취재했던 이는 "이런 현실을 다른 산업의 노동자들이 들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는데, 하물며 듣지조차 않는 우리는 대체 어떠할 것인가!!! 윗글은 한겨레 신문에서 옮겨온 것이다... 임금 협상이 만만하지 않자...임금외적 분야로, 즉 노동시간의 무리한 연장으로 자본의 공세가 집중된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하물며 듣지도 않고...설사 들어도 믿지 않고... 이러한 인정에서 대체 할 수 있는 것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푸른 산은 정말 존재하는가... 그것은 모든 것을 걸고 갈만한 가치로운 것인가... 나는 그걸 모른다... 푸른 산이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 권미경을 마땅히 미경이로 부르기 위해.... 지금부터 달라져야한다고 ..믿을 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