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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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안 돌매다)
날 짜 (Date): 1994년11월19일(토) 05시40분41초 KST
제 목(Title): [사설] `프락치'의 안기부 고발(한겨레)


 한겨레신문(HAN)                                                   한겨레신문사
 기사분류: 1. 사    설                                       기사일자: 94/11/11

 제    목: [사설] `프락치'의 안기부 고발과 민변의 확인               PAG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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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락치'의 안기부 고발과 민변의 확인

   자신이 안기부 프락치로 활동하면서 남매간첩 조작 사건에 개입했다고 
  독일 베를린에서 폭로한 백흥용씨의 양심선언 내용은 <한겨레신문>이 펴 
  내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 17일치 보도대로 `충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
  는 한계를 넘고 있다. 우선 거의 모든 언론이 사실 자체를 외면하고 있어
  고발내용을 요약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앞선다. 

   보도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92년 6월 초 자신이 만든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의 상영문제로 미국에 다녀온 뒤 안기부에 연행돼 미주지역 범청 
  학련 등과의 연계문제 따위에 관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온갖 위협까지 받 
  고 프락치 활동에 동의했다. 백씨는 안기부 `김 과장'의 지시에 따라 일 
  본을 오가면서 조총련 계열의 영화관계자들에게 “북한 원전이나 필름을 
  구해 한총련 등에 전해주고 싶은데 내가 갖고 가면 공항에서 걸린다. 그 
  러니 한국으로 당신이 직접 가지고 들어가 김은주씨에게 전해달라”고 부
  탁했으며, 이에따라 일본쪽 사람들이 여러차례 이런 심부름에 동원되었다
  . 

   그러던 중 지난해 7, 8월께 `과장'이 백씨를 불러 “사건 하나 만들지 
  않으면 큰일 난다”며 “김은주를 시켜 일본에서 오는 사람의 통역을 맡 
  도록 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김씨로 하여금 `통역차' 일본인을 9 
  월8일 만나게 했는데, 그 닷새 뒤에 텔레비전에서 김삼석 김은주 남매가 
  간첩사건으로 구속됐다는 보도를 보았다는 것이 백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21> 기자와 만난 김은주씨는 일본인을 만나 책 같은 것들이 
  든 꾸러미를 전달받은 뒤 헤어져 얼마 걷지 않아 갑자기 안기부 수사관들
  이 나타나 자신을 체포했고, 그날 오빠인 김삼석씨도 잡혀갔다고 말했다.
  

   안기부는 백씨의 주장에 대해 “모두 날조된 거짓말”이라면서 부인했 
  다. 그러나 첩보영화의 장면을 보는 것처럼 구체적인 백씨의 주장에 비해
  안기부쪽의 판에 박힌 `부인'은 설득력이 약하다. 게다가 백씨의 주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등이  
  파견한 변호사들이 베를린에서 닷새동안 본인을 만나 조사한 결과 사실임
  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안기부가 어느 부분이 `날조된 거짓말'인지 구체 
  적인 대목을 들어 성실하게 반박하지 못하면 자신에게 씌워진 `조작' 혐 
  의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최근 부쩍 잦아진 안기부와 관련된 잡음에 대해 김덕 안기
  부장이 대답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하여 국회는 팔장 끼고 구 
  경만 하고 있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만일 국가의 주요 정보기관이 간 
  첩 조작을 하고 있다면, 정부 자체가 흔들릴 중대 사태다. `흑백'을 가리
  기 위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부에 대해 엄중 
  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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