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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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bonjovi (반 조비)
날 짜 (Date): 1994년01월27일(목) 08시52분30초 KST
제 목(Title): [집중탐구]덤 (Not dumb) <계속>






계속해서 이어녕님의 <푸는 문화, 신바람의 문화>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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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이 없는 서양인의 생활"


  이런 표현으로 서구의 무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국물 없는 사회>이다.  

공짜가 없다.  따라붙는 덤이 없다는 이야기다.  미각소의 국물 맛이 인정으로

나타나고 사회생활로 나타난 것이 바로 그 "덤"사상이라고 할 수있다.

  요리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서양 사람들에게서는 도시 국물이라는 것,

즉 "덤"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군더더기 공짜를 바라는 것을 경제적인 

탐욕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몇 푼 안되는 것, 별로 도움될 것이 없는 과외의

그 물질보다 우리는 덤을 통해 인정을 찾는 것이다.

  무슨 용건이 있을 때 우리 같으면 결코 용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알듯 모를 듯 용건을 꺼내고 상대방도 은연중에 

그에 대해서 응답을 하고, 이렇게 해서 볼일 보는 시간에 으례 국물의 시간,

덤으로 붙는 다른 시간이 있는 법니다.  그런데 그들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

  용건은 용건으로 끝난다.  다른 것이 개재될 여지가 없어서 매사가 분명하다.




    "파리의 시장에 있는 것" 

  파리에도 한국처럼 시장이란 게 있다.  이 시장엘 가면 근대화된 파리지만

옛 생활의 시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전근대적인 이 시장 

풍경에서도 "덤"이란 것은 없다.

  아무리 각박해도 시장에서 무우나 고추를 사거나 할 때 우리는 저울로 달아서 

금을 긋듯이 거래하지는 않는다.  으례 덤이란 것이 따라붙고 에누리라는 것이 

있다.  그렇다.  크를 흘리면서 엿 장수에게 엿을 사먹을 때부터 "덤"이 따라붙는 

습관 속에서 자라왔고 그 덤을 통해서 인생의 여분이라는 것, 그 여유와 

윤택이라는 정을 배웠다.  그래서 덤이 없는 것을 보면 인정의 삭막을 느낀다.  

  파리의 시장에서 풋고추를 발견하고 너무 반가와 그것을 사던때의 이야기다.

  나는 풋고추를 천칭에 올려 놓고 고추 하나를 올렸다 내려 놓았다 하는 

그 시장 주인의 거동을 보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못 사는 한국이지만  

이런 식으로 고추를 팔진 않을 것이다.

  저울대가 조금 올라갔다 해서 큰 고추 하나를 빼고 작은 고추를 올려 놓는 

천칭의 곡예는 하지 않는다.  아마 한국 같았으면 한 움큼의 고추를 집어내 

봉지에, 이방인의 그 봉지에 "덤"을 주었을 것이 아닌가.  "국물 없는 사회, 

덤 없는 사회" 여기에 또하나의 서양과 동양의 다른 얼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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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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