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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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안 돌매다)
날 짜 (Date): 1994년09월02일(금) 02시53분48초 KDT
제 목(Title): [사설] `영화테러'와 `애국' (한겨레)


 우익 폭력세력의 배후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느낌이다. `애국'이란 이름을 내건 단체
  들이 노골적으로 테러를 공언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박홍 총장의 주사파
  관련 발언이 위태위태하게 느껴졌던 이유도 그의 발언 자체보다 그의 말 
  에 충동을 받고 힘을 얻은 이와 같은 `애국'의 무리들이 `일'을 저질를지
  도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 때문이었다.

   해방 이후 지난 50년 동안 시국과 관련해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마다 `애
  국'을 내세운 단체나 개인이 자행해 온 폭력행위들을 신물나도록 보아 온
  우리들이다. 또 그들의 폭력은 항상 `충정'이라는 이름으로 너그럽게 용 
  서되었다. 자유주의애국연합이라는 단체 등이 조정래씨의 소설을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한 <태백산맥>의 추석개봉을 앞두고 전국 6백여 극장에 이 
  영화를 상영할 경우 극장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장을 보냈다고 한다. 화 
  약.휘발유.석유.가스 등 온갖 살벌한 도구가 준비되어 있으며, 죽을  
  각오, 분신할 각오가 있음을 천명했다는 것이다. 또 그들의 행동으로 극 
  장이 손해를 본다는 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깡패나 자해공갈단이 아니고서야 그들이 무엇을 믿고 이런 방약무인한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

   출간되기 시작해 10년이 넘었고, 완간되어 3백50만명이 읽었다는 소설 
  <태백산맥>은 지난 군사정권 아래서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걸어 넣으 
  려 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문민시대에 와서 <태백산맥>은 영화화되었고, 
  올 추석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주체사상 파
  동을 억지로 일으켜 조성한 공안분위기가 이 작품을 문제삼고 싶은 세력 
  들을 부추겼음은 분명하다.

   소설의 한 부분을 떼어내어서라도 국가보안법으로 걸고 싶은 경찰, 주 
  사파와 폭력세력은 총을 써서 진압해야 한다는 경찰청장, 통일을 얘기하 
  는 사람의 입을 꿰매겠다는 여당 대표, 청와대에 공산당이 있다는 여당  
  고문, 3만명의 주사파가 각계에서 활약한다는 대학총장 등의 발언 등이  
  이들에게 힘을 주고 있음 또한 분명하다.

   김구를 죽인 안두희가 `애국충정'이라는 명분 아래 관대한 처분을 받아
  질긴 목숨을 이어온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그가 단지 하수인에 불과 
  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명백한 테러위협을 가하고 있는 이들 집단을  
  내사하기 시작했다는 경찰의 태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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