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ews) 날 짜 (Date): 1994년08월17일(수) 03시34분22초 KDT 제 목(Title): [동아] [사설]朴弘총장 발언의 波紋 이른바 주사파와 관련한 박홍서강대총장의 잇단 발언이 정치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일부 야당에 주사파 7백50명이 암약하면서 95년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주도세력으 로 부상하려 한다"는 등의 박총장발언이 보도되자 민주당은 즉각 박총장에게 명단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당국 또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박총장을 상대로 발 언근거 및 진위여부 등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련의 주사파관련 발언파문은 지난달 18일 김영삼대통령과 대학총장들과의 간담 회에서 박총장이 "학생운동권의 배후에 김정일이 있다"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당 시 우리는 박총장이 학원내부를 잘아는 지식인이자 성직자로서 사회적 경각심을 불 러 일으키기 위해 결단에 찬 발언을 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 또한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학생운동의 핵심세력으로 활약해온 주사파들이 거 의 공개적으로 드러냈던 "실체"를 수없이 목도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사파의 침투영역을 학원내부 뿐아니라 종교 언론계와 정치권으로 새롭게 확대시킨 박총장의 이번 발언은 지금까지의 발언과 그 성격을 달리한다. 특히 구체 적인 규모와 정치적 지향까지 언급한 "일부 야당"의 문제는 여야의 대립구조속에 서 전개되는 현실 정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에서 유야무야 지나칠수 없는 사안이다. 이 문제가 자칫 잘못 다루어질 경우 국민들이 엄청난 인식의 혼란에 빠져들고,결국 사태는 박총장 자신조차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류의 상황전개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바로 매카시즘의 재현이다 . 미국내에 반공열풍이 몰아쳤던 지난 50년대초, 아무런 근거없이 내뱉은 상원의원 매카시의 "말한마디"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단죄됐던 난센스가 지금 이땅에서 다 시 되풀이 된다면 그건 시대착오적 불행이요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박 총장의 발언이 이같은 불행으로 귀결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근거가 제시되고 진상이 규명돼야한다. 구체적 숫자를 언급할 정도라면 어떤 야당 종교 언론기관에 어떤 주사파 조직이 침투돼 있는지도 당연히 인지되었을 것이다. 물론 성직자인 박총장이 신분상 안고 있는 고민과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 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박총장이 밝힌 내용만으로 이해하고 넘어갈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이는 박총장의 권위나 박총장 개인에 대한 신뢰와는 별개의 문제다. 발언파문의 한쪽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든, 검찰조사 형식이 든, 아니면 기자회견을 통해서든 성의있게 발언근거와 진상을 밝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박총장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