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ews) 날 짜 (Date): 1994년08월17일(수) 03시30분31초 KDT 제 목(Title): [한겨레] [통일방안] 김대통령 새 통일방안 [통일방안] 김대통령 새 통일방안 살펴보면... 김영삼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새롭게 제시한 통일방안은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이후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재정리한 것으로 향후 통 일정책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기존 `3단계 3기조 통일방안'의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 가 완성으로 이어지는 점진적.단계적 통일과정을 그대로 수용했다. 그러 나 통일의 실천을 위한 `민주적 국민합의와 공존공영, 민족복리'의 3기조 를 없애는 대신 자주.평화.민주의 3원칙을 새롭게 내세웠다. 명칭 또한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약칭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으로 바꿨다. 이 통일방안은 6공 때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연장선에 있으며, 새 로 추가된 3원칙 또한 7.4 공동성명 당시의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외형적으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다. 실제 정부는 기존의 통일방안을 새롭게 다듬은 데 지나지 않으며, 결 코 수정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또 그 배경에 대해 기존의 통일방안이 통일과정만 강조되는 문 제점이 있어 통일 철학과 미래상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돼왔으며, 김 주 석 사후 통일환경 변화에 따라 자신감 있고 미래지향적인 종합적 통일정 책 추진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통일방안이 지나치게 산만해 국 민들이 그 명칭과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등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에 비해 상징적 경쟁 측면에서 결함을 안고 있는 것도 한가지 이유라 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통일방안에서는 정부 통일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뚜렷한 대목이 있다. 김 대통령이 통일의 철학과 미래상으로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체제를 분 명히 못박은 점이다. 김영삼 정부는 그동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속적 으로 강조해왔지만 통일정책의 근간으로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는 정부가 특정 이념과 체제보다는 민족복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초기 입장을 불과 1년 남짓 만에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남과 북이 상대방 당국의 실체를 인정하고, 사상과 제도가 다르다고 하 더라도 상대방을 타도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대화와 협력의 상대자 로 존중해야 한다는 공존공영의 정신을 포함한 3기조를 이번 통일방안에 서 삭제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새 통일방안의 성격은 북한의 통일방안 변화와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하 게 드러난다. 북한은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기존의 대남 사회주의 혁명전 략을 사실상 포기하고 상이한 체제의 공존에 역점을 두는 좀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정했으며, 1민족 1국가에서 2정부 2체 제가 존재하는 잠정적이고 단계적인 통일방안으로 선회했다. 북한은 지난 91년 김일성 주석 신년사를 통해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제도에 의한 제도통일론을 주장하는 것은 분열을 지속하자는 것이며 통일 을 하지 말자는 것," "제도를 단일화하려는 것은 그 실현 방도가 어떠 하든지 상대방을 먹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어느 쪽에서도 접수될 수 없고, 접수될 수 없는 것을 강요하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민족적 재난 까지 빚을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통일방안은 북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됨에도 사회주의 포기 가 전제되지 않는 한 통일이 가능하지 않음을 명시한 셈이다. 이번 경축 사에서 북한에 대한 대화메시지를 전혀 담지 않았고, 북한의 붕괴 가능성 을 직접 언급한 점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