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워싱턴사과) 날 짜 (Date): 1999년 1월 8일 금요일 오후 04시 03분 48초 제 목(Title): 뉴스+/제일은행 매각조건에 비판고조 외국인 배만 불린 ‘셀 코리아’ 제일은행 매각조건에 비판 고조 몇천억원 외자유치위해 10조원 투입한다고? "제일은행을 사들인 뉴브리지 컨소시엄측이 지불하는 돈은 1조원도 안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그동안 제일은행에 5조원의 국민세금을 쏟아부었고 앞으로도 4,5조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제일은행을 매각한 것은 장사꾼이 자기 물건을 웃돈까지 주고 팔아넘긴 것과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지난 12월31일 미국계 투자기관인 뉴브리지-GE캐피털 컨소시엄에 제일은행을 매각키로한 데 대해 금융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외자유치와 대외신인도 회복에 급급하는 바람에 '굴욕적인' 계약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서울은행 및 3, 4개 생명보험사의 해외매각을 앞두고 제일은행 매각 건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의 성급한 매각을 교훈 삼아 이제라도 '셀 코리아(sell korea)'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 감원 전권 넘겨 뉴브리지만 '떼돈' ------------------------------------------------------------------------------- - 물론 제일은행 해외매각의 상징적 효과가 엄청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매각 주체인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번 매각은 우리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대외신인도 제고, 선진경영기법 도입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제일은행 매각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외국투자가로부터 받은 가장 분명한 신임투표"라는 뉴욕타임즈의 최근 보도는 뉴욕 월가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상징적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치른 희생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일은행은 40조원의 총자산과 4800여명의 직원, 330여개 점포를 보유한 굴지의 대형 시중은행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제일은행 정상화를 위해 작년 1월 1조5000억원을 출자했고 국민 세금으로 3조5000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이번 매각 이후에도 정부의 부담은 엄청나다. 뉴브리지측에 향후 2년동안 발생하는 추가부실을 정부가 대부분 보상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측은 대략 3, 4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5조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제일은행에 투자해야할 돈을 최대 10조원까지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뉴브리지가 투자할 자금은 아무리 많아도 1조원 미만이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뉴브리지가 지불해야 할 돈은 제일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8%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자본 가운데 지분율(5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금융권에서는 필요 자기자본을 대략 1조2000억원∼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뉴브리지 투자금액은 80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부담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은행전문가 사이에 "몇천억원의 외자 유치를 위해 10조원을 투입한 격"이라는 비판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 뉴브리지가 정부로부터 보장받은 특혜도 부지기수다. 우량예금과 우량기업여신만 인수하도록 약속했을 뿐 아니라 인원 및 점포정리 결정권도 넘겨주었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의 인원과 점포 가운데 50% 가량이 감축될 전망이다. 실업문제가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용보호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양해각서에는 직원 퇴직금과 위로금, 점포정리금까지 정부가 대신 지급해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리지가 선진경영기법을 갖고 있는 은행이 아니라 기업을 인수합병한 뒤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지분을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일종의 '벌처펀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 - 서울은행등 타은행 매각때 새 전략 세워야 ------------------------------------------------------------------------------- - 정부가 뉴브리지 요구를 받아들여 제일은행 소수주주 주식(지분율 6.25%)을 모두 유상 소각(주식을 일정한 값으로 매입한 뒤 없애버리는 것)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자본이 소수주주들의 견제를 피해 경영전권을 행사하는 선례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 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그동안 국내기업에는 경영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외국투자기업에는 소액주주 발언권을 원천봉쇄하도록 도와주는 역차별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현재는 물론, 미래의 부실요인까지 떠맡고 인력감축에 대한 전권을 넘겨줌으로써 뉴브리지측은 손쉽게 '떼돈'을 벌 수 있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소유의 제일은행이 향후 국내은행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증권전문가들은 뉴브리지측이 2년여 뒤 해외증시에 제일은행을 상장할 경우 최소한 투자금의 5배 이상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셀 코리아 전략'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금융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조차 서울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매각시에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제는 국내 금융기관 매각이 없어도 대외신인도가 올라가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일은행처럼 상징적 효과에 얽매여 실리를 잃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H은행 관계자는 "서울은행도 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향후 5조원 가량을 추가투자해야 해외매각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국내은행에 합병시키거나 정부소유은행으로 남게 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열 기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