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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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extron (양 철 수)
날 짜 (Date): 1994년08월11일(목) 16시21분47초 KDT
제 목(Title): 포항공대...




    저는 포항공대에서 학부을 나오고 지금  포항공대 대학원 석사 2년
차로 공부하고  있는 포항공대인 입니다.   위의 포항공대와  관련한
글을 읽고 여기 두서없는 글이라도 용기를 내어  적고자 합니다.  그간
에 읽은  글에 대해서  어떻게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순서없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포항공대는 성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포항공대가  출범할 당시  많은 시선을  모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계획도 새로왔고, 목표도  누구나 쉽게 언급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읍니다.   처음엔 포항공대의 출범에 회의적인  사람도 많았읍니
다.  심지어  포항제철 이사회에서 조차 반대가 심했었다 합니다.   사
실 말이지 기업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것입니다.   만약 기업에
서 인재가 필요하면 기존에 있는 훌륭한 대학들,  서울에 있는 여러 대
학들과 포항공대 보다  먼저 출범한 KIT나 과학기술원 등에  대학 하나
를 설립하는  정도의 막대한 지원을  하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쉽게 기르고 모아  쓸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여기 포항공대에 투자할
돈으로 여러 유망사업에  투자하면 이득은 훨씬 클 것이고,  그도 아니
면 그  돈으로 사원들의 복리을  위해 쓴다면 사원들의 사기도  오르고
훨씬 생산성 높은 투자가 될 것입니다.

    포항공대가 출범할  당시 회의적인 의견 중에는,  금오공대나 울산
공대의 선례를 들어  포항공대가 처음엔 저래도 나중엔  금오공대나 울
산공대 짝 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읍니다.   지방에 있다는 크나큰 핸
디캡도 지적 되었지요.

    하지만 그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박 태준 회장은  강행 했습니다.
과감한 결단이었죠.  그런 투자를 할  때면, 나름대로의 희망이랄까 꿈
도 있었을 겁니다.

    여러 회의적인 시각으로  인해서 어려움도 크리라는 것을  알고 있
었습니다.   그래서 회의적인 시각을 극복하기위해서  파격적으로 학생
들을 선발하기도 했고  여러 새로운 방법들도 시도했지요.   전투적(?)
인 학교 홍보도  그중의 하나가 되겠지요.  하지만  포항공대가 시도하
는 방법들은 세계에서 포항공대가 처음 쓰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나라에
서 많이 쓰고 있는 방법들이고 제도 들이었습니다.   이젠 한국의 여러
대학들도 학교 홍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노력하
여 좋은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도 곧  개방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이 대학들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학교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 포항공대 측은 비교적  열심히 노
력하였읍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초창기에 비교적 호의적이던 시각들
도 점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읍니다.   비판도 보다 표면화 되었지
요.
  
    포항공대 내부적으로도 초창기의 긴장감이 많이  사라져 버리고 일
종의 매너리즘에 젖어가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학생들도 도전적
인 면이 많이 줄어든 듯 느껴집니다.   고 김호길 학장님도 포항공대가
새로운 재도약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계셨었습니다.   방사광 가속기
의 완공도 하나의 계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셨습니다.  포항
공대의 교수와  학생들도 보다 새로이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의 비판도 겸허히  받아 들이고 스스로 더욱 채찍질 하여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려움이 많을줄은 이미 짐작하던  바 입
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스스
로 서로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서로 회초리를  들고 서로 고민하고 부족한  점을 찾
아 힘써 발전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보다 애정어
린 눈으로 봐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지금 포항공대는 외부의 회
초리 보다는 오히려  격려와 충고가 필요합니다.  충고도  애정어린 충
고 말입니다.

    포항공대가 출범함으로써  한국대학사회의 풍토가 많이  바뀐 것은
사실입니다.  포항공대가 시도한 많은  제도와 방법들을 여러 대학에서
본받고 있고,  포항공대의 자극으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발전에  힘을
쏟았습니다.  교수공개채용,   교수평가,  도서관 전산  시스템을 비롯
한 여러  전산 시스템,   학교 설명회,   연구 시설 확충및  지원, 등.
그래서 초창기 포항공대의  시설은 타 대학을 훨씬 넘어 서는  것이 었
지만, 이제는 여러  대학이 포항공대로 인해 많이 투자하여  서울에 있
는 대학은  시설이 상당히 좋아졌고,  포항공대와 그다지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교수진 만해도 초창기  포항공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좋은 교수진
을 갖추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대학들도 교수진을
많이 보강하여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대학에도 좋은 교수님이 예전에 비해 많이  가 계십니다.  하지만
아직도 포항공대도 물론이고  한국 대학의 교수진이 더  좋아져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지방대학과 서울에 있는 대학들 모두 교수  수준은 예전에 비해 상
당히 좋아졌습니다만,  시설은 서울에 있는 몇몇  대학에서만이 발전을
보였을 뿐, 지방대학은 그다지 발전이 없습니다.   왜냐면 투자가 빈약
했기 때문이죠.  사실 투자할 여력이 없고  지원하는 곳도 없었기 때문
입니다.  우선  서울에 있는 여러 대학은 포항공대라는  새로운 경쟁자
가 생김으로 많이  분발하게 되어 몇년 사이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읍
니다.  특히,  서울대는 그전에 빠져있던 매너리즘으로부터  불과 몇년
사이에 예전의 발전속도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한 것이 사실일 겁니다.
포항공대의 등장으로 서울대는  일개 사립대학의 시설과 투자가  저 정
도 인데 한국 최고 대학이 이게 뭐냐고  각계 각층에 진출한 여러 훌륭
한 선배를 자극하여 많은 시설투자와 발전이 이루어 졌읍니다.
   
    이렇게  포항공대가 한국사회에  등장함으로써 한국의  여러대학은
자극받아 많이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으로 포항공대도  더 분발
하게 되고 서로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도 포
항공대가 끼친 영향은 작다고 할 수 없을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포항공대의 등장으로  어느정도
한국과학교육계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많이 멀었읍니다.

    포항공대는  지방에 있고  자그마한 단과대학이라는  핸디캡이라면
핸디캡일 수 있는 것을 안고 있습니다.   더구나 선배도 없습니다.  한
국사회에서와 같이 선후배 따지는 사회에서 불리한 점일  수 있죠.  더
구나 한해 배출하는  졸업생 수도 눈꼽만큼이어서 학벌에  의한 인맥을
형성하는 것도 생각키 어려울 정도 입니다.   이것이 여러 사람들로 부
터 포항공대가 외면당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포항공대에 관심을
보이던 학생들도 이런 이유로 서울의  다른 대학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이것은 포항공대가  힘써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힘써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선배도 없고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방이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
구하고 지방에도 서울  못지 않은 훌륭한 교육 여건과 연구  환경을 조
성하겠다는 목표로 포항공대는  그간 노력해 왔습니다.    여러 회의적
인 시각을 무릅쓰고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해온 포항공대가 만약 실패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앞으로 어느 누가 지방에다가  희망을 가
지고 대학을 짓고  투자를 하겠습니까?  그렇잖아도 중앙  집중화가 심
한 한국에 지방의 교육과 발전에 대한 투자를  하겠습니까?  대학을 짖
지 않더라도 지방에 있는 대학에 누가 과감한  투자를 하겠습니까?  포
항공대가 성공하지 못하면  지방대학의 교육에 대한 투자의욕은  더 줄
어들 것입니다.  지방의 발전은 그만큼 더 기대하기 힘들겠지요.
 
    선배가 없어도, 전통이  짧은 대학 출신이라도, 지방  대학 출신이
라도,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는 사회 전반의 믿음을 만들어야 한다면  포항공대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모두가 바람직한 사회
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다함께 발전하는  사회를 위해서라도 포항공대에
성원을 보내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몇년간만 더  말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애정으로 돌봐주고  충고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
니다.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관심 가지고 격려  해준다면 포항공
대도 보다 노력할 것입니다.

    포항공대는 결코 다른 대학을 비방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포항공
대는 다같이 선의로 경쟁하고 노력하여 보다  나은 사회에 기여하고 싶
은 것입니다.   포항공대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읍니다.   당
장 눈에 드러나는  점도 많이 있읍니다.  여러  과학행사에 과학기술원
이나 서울대에서 거두는 성적을 보면서 항상 자극  받고 있습니다.  예
를 들면, 대학생  수학경시대회나, 각종 프로그램 경진대회  등에서 과
학기술원과 서울대에서  거둬들이는 성적은 포항공대에  자극이기도 합
니다.   물론 약간씩 학풍이 다름으로  인해 추구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읍니다. 또한 해외로  유학 간 과학기술원 학형들이 좋은  결과를 내
고 있다는 소식도  기쁘게 듣고 있습니다.  이 역시  더욱 분발해야 한
다는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포항공대는 지방에도 여러 대학들이 나름대로  특색있는 훌륭한 대
학들로 발전해서 우수한 선수층이 형성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
서 서로 서로 자극 받으면서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포
항공대가 성공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자리잡음으로써  지방에 대학들
이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지방의 투자에도 효과가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지금 포항공대는 여러모로  새로운 전환기라고 볼 수도  있고 어려
움을 극복해야할  때이기도 합니다.   지방의 발전과 한국  대학사회의
풍토가 보다 혁신  되기 위해서 포항공대의 성공을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긴 글 빨리 마쳐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사족을 달고 싶습니
다.
    언젠가 김호길  학장님이 계실  때 길을  가다 뵌 적이  있습니다.
길을 걸어 가면서  잠시 말씀을 나누었읍니다.  그 때  장난처럼 좀 엉
뚱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학교도 학생수와 대학원생  수를 대폭 늘이는 거  어떻게 생각
하시냐고.  비록 기숙사가 문제가 되겠지만,  전원 기숙사 생활 시키지
말고 자취나  하숙할 학생들은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도요.   기숙사도
모자라면 추첨하고.
    왜냐면 우리학교는  학생수가 작기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의 투쟁성
(?)도 좀 약하고  다양성도 조금 줄어드는 것 같다고요.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 이리저리 치이면서 생명력 강한  학생을 길러야 하지 않
냐고, 대학원생들도 작아서 일할 손도 부족하니 대폭늘이고.
    그랬더니, 교육부에서는 정원을 늘리라고  하지만 안된다고 하시데
요.  지금의  들어오는 학생들도 보다 효율적으로 가르치지  못해서 미
안한데 안된다시데요.  100명의 학생을 받아  50명의 생명력 강한 사람
을 살리고  나머지는 희생하는 것  보다는 50명을 받아 50명다  제대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시데요.
    아뭏든 여기 글들  보면 우리학교 학생들이 비교적  학교를 사랑하
고 있음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정작 그  학교 다니는 학생이 그학교를
좋아하는데 그러면 그학교는 괜찮은 학교 아닙니까?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작음으로  인해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이나
실력이 우리학교를 대변해  버리게 됩니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는 워
낙 자주 이런  학생도 보이고 저런 학생도 보이기 때문에  비교적 다양
하게 보게 됨으로써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학교는 학생  한 사
람을 보면 대부분 저런가 보다하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여기
도 다 제각각  다양한 삶이 있는데도요.  아뭏든 우리  모두가 더욱 분
발해야 할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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