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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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30일 금요일 오후 11시 31분 25초
제 목(Title): 김동춘/한21  조선일보와 김창룡 


 

<조선일보>와 김창룡 
특별기고/김동춘/성공회대 교수·사회학 

 

화석처럼 남아 있는 낡은 역사의 박물관, <조선일보>를 계속 보는 현실이 슬프다 


<조선일보>는 그 자체가 역사이다. 은행나무가 고생대의 비밀을 간직한 현존하는 
화석이듯이, <조선일보>는 6·25 전후 광기의 기억들을 오늘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는 살아 있는 화석이다. 


이 코미디에는 엄숙함이 있으니… 


<조선일보>가 행하는 ‘말의 재판’은 오늘을 살고 있는 세대에게 중세의 
마녀사냥, 소련의 피의 숙청,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전후의 매카시즘이 
어떠했는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살아 있는 역사이다. 우리의 중등학교가 일제 
식민지 교육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박물관이듯이, <조선일보>는 6.25전쟁 전후의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피의 학살 과정에 ‘낙인’이 어떻게 총칼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역사박물관이다. 

<조선일보>는 봉건시대를 보여주는 역사이기도 하다. 제후가 어떻게 신하들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했는지를, 똑똑하고 사리분별력 있는 백성들이 어떻게 일가족의 
명령에 그렇게 순종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교과서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말은 폭력이고, 총칼이었다. 인민군 치하에서 힘겹게 살아남은 
마음여린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낙인찍은 다음 보도연맹이니 뭐니 만들어서 
집단학살했던 야만의 역사가 김영삼 정권 아래서 한완상·김정남 좌익 시비에 
이어, 다시 최장집 좌익 시비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들에게는 ‘나는 좌익이 
아니다’ ‘국민을 버리고 도망간 너는 뭐냐’라고 항변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좌익의 인민재판이나 우익의 폭력이나 멀쩡한 인간을 매장하기는 매 
일반이었다. 총칼 앞에서 ‘마녀’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 숨죽이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6·25전쟁이 끝난 직후에 이미 미국 정계에서 추방된 매카시는 
무려 50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 숨쉬면서 주눅든 사람들의 보신주의를 ‘여론’ 
‘공론’이라고 추켜세우면서 권력과 돈의 단물을 누려왔다. 오늘날의 북한이 
스탈린 사회주의의 유물이듯이, <조선일보>는 우익테러리즘의 마지막 유물이다. 

<조선일보>는 우리 시대의 코미디이다. 전쟁이 터지자 서울 시민을 내팽개치고 
대전으로 곧장 도망간 지도자를 건국의 아버지라 칭하고, 일본군 장교로 출세를 
꿈꾸었던 사람을 근대화 혁명가라고 추켜세우고, 광주의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재벌을 협박하여 수백억원의 돈을 챙긴 사람들을 구국의 화신으로 찬양하였다. 

그러나 이 코미디에는 엄숙함이 있다. 그 코미디를 보고 웃어서는 절대 안 되며, 
심각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박수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코미디의 엄중함은 
말의 폭력에 표적이 되어 영원히 매장되거나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몸조심하고, 또 지면을 얻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하는 정치가와 
지식인들의 행태에서도 나타난다. 

<조선일보>는 사실 우리의 자화상이다. “힘있는 놈이 최고이며, 잘 사는 것이 
복수하는 것이며, 결과가 좋으면 좋은 게 아니냐” “반공이면 무엇이든지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리를 배우면서 살아온 한국인들의 자화상이다. 
여기에는 논쟁이니 판단이니, 이성이니 책임이니 하는 것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정치적 허무주의와 전체주의, 권력욕, 편의주의 등 현대사를 부대끼며 살아온 
한국인의 처세의 철학이 바로 <조선일보>의 논리 속에 숨쉬고 있다. 


'우익'이라 부르는 것도 과분 


 (사진/‘족벌언론’ <조선일보>의 역사는 똑똑하고 사리분별력 있는 백성들이 
어떻게 일가족의 명령에 그렇게 순종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교과서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익의 대변자인 <조선일보>가 잘살고 힘있는 우익이 아닌, 죽을 
고생했지만 이름이 없는 국가 유공자들, 즉 6·25 당시 전투에 참가했다가 
불행하게 된 무명 군인들이나 베트남전에 참전하였다가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위로 잔치 한번 한다는 이야기 못들어봤다. 

<조선일보>를 보고 사람들은 보수적, 극우적이라고 말들 하지만 사실 <조선일보>를 
우익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분한 것이다. 그것은 일제의 밀정 노릇하다가 월남하여, 
이승만에게 밀착하여 ‘반공의 투사’가 된 김창룡을 우리가 우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돈되는 일이면 밀수, 사기 그리고 협잡도 마다 않으면서 
커온 장사꾼을 자본주의의 수호자라 부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제의 밀정이 애국자가 된 것이나, ‘장사꾼’이 수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기업가’가 된 것이 한국 현대사의 희극이고 비극이듯이, “북한을 강하게 
비판하지 않으니 좌익의 냄새가 난다” “남한을 강하게 비판하니 틀림없이 
좌익이다”라는 단세포적인 공식을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들에게 뱉아내는 20세기의 
유물 <조선일보>를 21세기를 코앞에 둔 오늘 아침에도 대면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차라리 슬퍼하자. 




▣ [김 대 중 집 권 비 사] 주문 ; 710-0501~3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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