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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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woori (토끼사랑)
날 짜 (Date): 1994년07월31일(일) 00시32분59초 KDT
제 목(Title): [3] 대학부패의 상징 '신운동권'


 손연호   (SAMSON  )
대학부패의 상징 '신운동권'                   07/30 14:14   70 line
 
 
 물에 영양염류가  적당히 유입될 때,  수중 미생물이 알맞게 증식되어  물고기가
많이 모여든다. 그런데 그것이 도에 지나칠때,  혐기성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수증산소가 급격히 감소, 결국 그 물은 악취를 풍기며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
의 물로 변한다. 이것을 '부영양화'라고 한다.
 
 80년대 초반 우리나라  학생운동의 철학화를 주도하며 반독재,민중의  선봉에 섰
던 소위 명문대의  총학생회가 왜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치는  '21세기연대'니 '신
운동권'에게 장악되었는가. 나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처음에 제시했다.  너무 많
은 영양이 구성원들을  부패시킨 것이다. 나는 이를 '대학의  부영양화'라고 하고
싶다.
 
 서울대,연고대의 학생회가 모두  비권으로 넘어가자 한 극우언론은  이를 가리켜
'학생들이 실패한 이념의 허구를 깨닫고 현실에 눈을  떴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
리나라에서는 '실패한  이념'에 상관없이 많은  모순과 부조리가 산을 이루고  있
다. 학생운동이라는 것은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기 때
문에 그것이 지속되는  한 그 '운동방향'은 이어지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말하
면 명문대  총학생회가 비권에 넘어간  것은 '실패한 이념의 허구'를  깨달어서도
아니고 우리사회의 모순이 해결된것도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의 변화때문이다.
 
 한달전에 서울대를 다니는  고교동문과 우연히 길가에서 만난적이  있었다. 경영
대에 적을 두고  있다는 그는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120만원을 벌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120만원이라니..웬만한  집 총수입과 맞먹는 금액
아닌가... 그의 말은  더 이어졌다. 자기 친구들도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
으며 한달에 보통 100만원은 가볍게 벌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자가용을  굴리는 학생들도 상당수 된다고 말했다.  취직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학교 정도라면 입사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대기
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라며 별 준비를 않는다고 말했다.
 
 연고대도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명문대생의  이런
'특권'에 시비를 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도  고등학교때의 노력의
열매를 맛보고  있는 것뿐이므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토양하에서 과연
치열한 현실인식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현실의  질서에 순응
하는 것이  '실패한  이념에 경도되어 되지 않을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훨씬 유
리할 것이다. 이런  물적토대를 무시한채 비권을 뽑은 '기특한'  명문대생을 칭찬
하는 극우언론은 '무식의 소치'를 드러낸 것이다.
 
 예전에 어떤 TV토론프로에서  어떤 참가자가 '현재 지방대나  삼류대에서 현실을
무시한 채 무지한 과격운동을 일삼는 무리들이 있다.  그러나 '의식이 있는' 서울
대,연고대에서는 그런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  현재
학생운동의 지도부에서 '명문대' 출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유는 명문대생이 특별히  유식해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사람의  의식이 물적토
대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명문대생이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학생운동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 가만히 있어도  과외수입으로 100만원 정도는 쉽
게 벌고  시험없이 대기업에 취직이 되는  상황하에서 뭣하러 그런   무모한 일에
뛰어 들겠는가. 이런  학생들의 이념을 반영하는 신운동권이  운동권을 '주사파집
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몇몇 예를 들어 신운동권이 왜 현실에  안주만을 생각하는지 살펴보았다. 신운동
권은 학원의 부영양화의  산물일 뿐, '합리적 이성적 대안'과는 거리가  멀다. 신
운동권은 '운동권'의 대안일 수 없으며,  우리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와 마찬가지로
없어져야 할 '부영양적 존재'일 뿐이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총련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제
발 스스로 '신운동권'이라고는 하지 말아달라고.  '21'이나 '신권' 모두 학생조합
주의를 외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학내문제만 신경쓰면 될  것이다. 만일
그들이 자신들이 표방한 대로 '이성적  합리적'이라면 허깨비조직을 만들어 '극우
언론의 총아'로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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