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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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두관점)
날 짜 (Date): 1994년07월26일(화) 03시44분08초 KDT
제 목(Title): [조선]<시론> 대학가 '김일성 망령'



 김일성이 사망하자 어떤 사람들은 그 무슨 국상이나 난듯이 한바탕 [조문
단] 소동을 벌였다.  이 나라의 정치의식이  어느새 이렇게까지 허망한 것
으로 되었는지 실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며칠뒤 서강대 박홍총장의 [주사
파의 배후에는 김정일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놓고 재야의 일각으로부터
는 비난과 공격의 목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런 광경들을 보고 있노
라면 마치 죽은 김일성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다.

 회고컨대 김일성은 55년말 처음으로 [당의 주체]를 들고나와 그후 34년동
안 북한의 당원과 인민을 1인독재에 의하여 통치해왔다.  그리고 68년 4월
에는 [주체사상]을 [당의 유일사상체계]라고 공식적으로 선포한뒤 이에 대
해 비판은 고사하고  추호의 의심마저 품는 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폭압의
기구를 만들었다.  소위 [유일적 지도체계]가 그것이다.

 이러한 [주체사상]은 본질적으로는 김일성독재정권의 유지강화를 위한 철
저히 반지성적인 당략적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
한내의 정치혼란과 방심을 틈타서 [주체사상]의 교두보를 구축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  즉 대학가의 세칭 [주사파]가 바로 그것이다.  이
들은 학생운동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공공연히 김일성부자를 찬양 선전하
고, 폭력 난동 시위를 조직하여 대한민국의 타도를 외쳐왔다.

  전국 여러 대학에서 거의 같은 시각에 북한의 대남모략선전을 복사한 똑
같은 내용의 벽보를 내붙이고  학생들을 선동해온  현상들을, 북의 사주가
아니라  [자생적]인 우연의 일치일 따름이라고 강변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부정직한 태도이다.   학생운동에도 끌고나가는 극소수의 핵심세력과 끌려
가는 압도적 다수의 대중이 있다.   오늘 한총련계 학생의 절대다수는 [주
사파]가 아니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들을 북한이 설정한 방향으로 끌고나
가는 소수의 핵심세력은 [주사파]이다.

  화염병을 던지고, 파출소를 습격하고, 기차를 탈취하고, 총장실을  점령
하고, 걸핏하면 도로를 점거하는 극렬분자는 편의상 학생의 신분으로 위장
했을 뿐 이미 학생이 아니다.  이들은 북한이 획책해온 남조선혁명의 전위
 
대, 돌격대로서의 투쟁을 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들에 있어서 대학은 활동
의 거점인 동시에 은신처라는 의미밖에 갖지 않는다.  여태까지 이들은 북
한과 여러차례 몇몇 경로를 통하여 전화와 팩시밀리를 주고받았고 어떤 간
부는 외국을 통하여 평양에 잠입한 사실을 수사당국은 발표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수사당국의 그런 발표를 일소에 부치고, [주사파]가 북한
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애써 부인하면서 이들의 정치적 알리바이를 증명
하려 할 것이다.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그런 사람들의 자유다.  남조선
청년학생들의 혁명투쟁을 주야로 선동하면서  [남조선해방]의 전략과 전술
을 수십년 동안 연마해온 북한의 대남공작기구가 말로만 떠들고 실천은 하
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죽은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을 모욕하는
말이 된다.

  [주사파] 배후에는  김정일이 있다는 박총장의 발언을 놓고 일부의 인사
는 [증거]를 대라고 추궁했다. 가장 정확하고 살아있는 증거는 바로 [주사
파]의 그간의 행동 그 자체다.   천치가 아닌 한  누구도 물증을 고스란히

모두 남겨놓으면서 혁명운동을 꾸미지는 않는다.  한총련계 학생들을 사랑
하고 그들의 장래를 진실로 염려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잘못된 운동을 타
이르고 폭력난동은 말려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주사파]학생을 목전의 대상으로 하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은 그들을 선동하고 그들속에 침투하여 그들을 이용하려 드는 북한이 대상
이다.  앞으로 북한의 사정이 어려우면 어려워질수록 그들의 대남교란공작
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그런 속에서  자신의 생존을  확보하려 할 것이
다.  그들에 있어서 대남공세와 자기방어는  바로 표리관계에 있기 때문이
다.

  전체주의 북한의 대남공세가 그치지 않는 한, 한국의 민주주의는 내외의
파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  질서를 유지할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고 확
신하며, 여기에서는 지성인들의 역할이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고 생각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의 사회구조내에는 공산주의와는
관계없이 학원문제, 노사문제, 종교문제, 농민문제 등 많은 갈등과 이해의

대립이 있어  합리적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바라는 것은
남한에서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개선도 개혁도  못한채 망
해버리는 파멸적인 사태다.  이점에는 한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우리학원은  더이상 김일성의 망령이 활개를 치도록 방치해둘 수
는 없다.   작금 몇개 대학의 교수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학생지도를 공약하고 나서고  뒤이어 총장들의 결의가 나오자 교육계는 이
에 큰 격려를 받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 자신들도 [주체사상]을 미신처럼
광신하는 극소수 극렬분자와는  단연히 결별하여  세계사의 조류와 한국의
현실에 맞도록 운동의 방향과 방법을 대담하게 바꾸고 조직을 새로이 하여
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극우]다, [반공이데올로기]다, [보수반
동]이다, [냉전논리]다 하는 등의 낡고 판에 박힌 비방에 결코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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