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Nyawoo (바람~냐우) 날 짜 (Date): 2009년 01월 12일 (월) 오전 09시 40분 01초 제 목(Title): Re: 한은의 계속되는 금리인하 정책에 대해 이어서... 4. 한국의 상황 (2) 게스트 보드에 누군가가 퍼온 기사에 보니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당장 가계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완화하고 기업들은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와 생산이 늘고 고용도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며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라고 되있던데, 지금 교과서 읽어달라고 한은 관계자랑 인터뷰했답니 까. 국채 이자율을 내리면, "은행 이자율 하락 -> 개인 대출 증가/ 기업 투자 증가 -> 통화량 증가" 로 이어진다고 대학 교양 경제학 교과서에 씌여져 있습니다. 이건 평화 시의 이야기고 환란시에는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죠. 현재 한국의 특수한 상황은 저 메카니즘이 아예 작동하지 않게 되어져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불황이라고 말할 때는 GDP나 소비지수가 얼마가 떨어졌내 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1%만 떨어졌다고 해도 다들 죽는 지 알죠. ㅎㅎ. 하지만 실제로 경기순환 이론에서 불황때의 각국의 데이터를 처다보면 가장 심하게 그리고 먼저 반응하는 것이 민간 투자부분입니다. 1-2% 정도가 아니라 몇십 %씩 감소하는 것이 보통입 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 이자율 좀 떨어뜨렸다고 기업 투자가 늘어난다? 아엠에프때 연구투자 지출부터 줄어 들어서 그 피해를 실감하신 이공계 여러분들은 이 점에 대해서 쉽게 아시리라 보입니다. [따라서 불황때는 국가가 나서서 (특히) 장기적인 RND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민간이 못하는 부분 을 정부가 나서서 해줘야한다는 뜻이죠.] 이게 은행의 예대율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몇달째 (아니 일년 넘게일지도) 전혀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거로도 예대율이 140%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 몇달째 지속되고 있죠. 나머지 40%는 해외에서 꿔온 돈입니다. 지난 하반기 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저축은 늘어나지 않으니 (오히려 줄고), 예대율을 낮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정부의 의도대로 민간 대출이 늘고 있지는 않죠. 일부 숨통이 트인 부분은 오히려 재정 건정성이 뛰어난 기업들일뿐이고 정작 진짜로 돈이 빌요한 가계와 중소기업에는 별로 효과 가 없고 보여집니다.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저축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려면 이자율을 높여야합니다. 이러는 와중에 두려운 것은 은행채들의 평균 만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난 하반기에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의 40% 가량이 만기가 6개월 짜리였습니다. 즉, 자신들이 지고 있는 빚의 40%는 6개월 이후에 상환해야 한다는 소리였거든요. 만기가 되면 보통 빚을 다 갚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만기를 연장, 즉 리볼빙하거나, 일부는 다른 채권을 발행해서 갚습니다. 그런데, 2008/12월 말의 상황은 50% 가까이 6개월 미만짜리 채권으로 되어 있더라는 말씀입니다. 그나마 나머지 25% 가량은 12개월 짜리라서 총 75% 가량이 1년 내에 상환해야하는 빚입니다. 결국 은행들이 빚 독촉에 시달리는 상황이 짧아지고 있다는 뜻인데, 이게 상당히 어두운 시그널을 줍니다. 국제 경제학에 나오는 실증적인 팩트중의 하나가 "부도가 나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부도근처에서의 채무 구조를 짧은 단기 채권으로 롤오버를 하다가 결국 망한다"입니다. 국가 신용상태를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중의 하나죠. 현재 한국의 은행의 상황이 이 씨나리오 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미 주시하고 있고... 특히 돈 꿔준 해외 자본들이 이걸 처다보면서 입맛 다시고 있을지도.. 쩝. 5. 결론 그러니깐 한은은 이자율을 높여야 됩니다. 만약 통화 스왑 뒷거래때문에 그런 것이 맞다면 이건 구정물 통에 빠지는 거 피할려다 똥통에 빠진 격이죠. 리만브라더스의 욕심이 나라를 침몰 시키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죠. 이렇게 반론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을 높이면 (1) 투자는 더 줄어들지 않겠는가. (2) 당장 대출 이자가 높아지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첫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어짜피 지금 대기업 들은 충분한 현금을 쥐고 있는데 관망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지만 줄어든 민간 투자는 결국 정부 투자로 메꿔야 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습니다. 특히 민간 부분의 어떤 투자가 줄어드느냐 하면... 장기적인 RND 사업이 되겠습니다. (단기 SOC 사업은 그리 많이는 하지 않는게 좋죠. 무슨 뜻인지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즉, 정부가 돈 쓸 데는 따로 있습니다. 충분한 대안이 있다고 봅니다. 둘째로 당장 대출 이자가 높아지면 당장 유동성이 급한 개인들과 중소 기업들은 힘들어 지지 않을까입니다. 그렇죠. 결국 돈 쓸려면 이런 부분에다가 써야 하죠. 정부의 재정 보증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여기 입니다. 쓸데없이 부실 은행 지원할 돈, 부실 건설회사 지원 할 돈, 대운하 판다고 지랄 하는 돈 합치면 이거 하고도 남는다고 봅니다. 결국 돈 써야할 때는 안쓰고 헛군데 쓰는 것을 보면..... 구려도 한참 구린 이유에서 그런것이죠. 6. 감상 결론을 써놓고 뭐 또 개인적인 감상이냐 그러시겠지만... 글을 쓰다보니 금리정책말고도 몇가지 짚고는 넘어가고 싶은게 있어 서입니다. (저는 뉴케인지안은 아니지만) 케인즈의 입장에서 보면 불황의 극복은 주로 소비의 증가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하면,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는 주체들에게 돈이 먼저 공급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가처분 소득을 가장 많이 소비로 쓰는 계층이 어디일까요. 이런 입장에서 상위층의 세금을 늘리고 하위계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오바마의 정책이 설계가 되었다고 봅니다. (래리 서머즈, 폴 크루그만 이런 사람들이 뉴케인지안입니다.) 이것을 좌우의 문제로 보면서 헛군데다가 돈을 마구 퍼붓고 있 는 것을 보면..... 참 암울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습니다. (사족)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니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푸헷헷 잼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