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Nyawoo (바람~냐우) 날 짜 (Date): 2008년 11월 19일 (수) 오후 02시 51분 06초 제 목(Title): Re: 미네르바 사건을 보면서 기본적으로는 제가 쓴 글과 미노프님이 쓴 글이 핀트가 좀 어긋나기 때문에 의견을 달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제 생각을 얹어봅니다. >광우병에 대해서는 가능했다고 봅니다. > >진실이 아닌 루머를 퍼뜨려서 한국 쇠고기 시장을 교란시켰습니다. >민심을 동요 시켰고, 있지도 않은 광우병을 반미성향의 '다함께'와 >'엠비씨 피디수첩'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 부분적인 민심교란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이부분과 "경제는 심리"다와는 거의 상관이 없구요. 뭐, "정치 는 심리다"라고 주장하신다면 받아들일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굳이" 경제학을 원하신다면 경제학적으로 설명해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효용이론 측면에서) 두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리스크를 회피성 여부에 따라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회피 가능한 리스크(avoidable), 회피 불가능한 리스크(unavoidable).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시장에서 소비자나 투자가가 선택을 할 때 불필요한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일정부분 상대적인 개념일 수도 있죠. 장황한 설명보다 쉽게 예를 들죠. 어느날 농심 신라면 공장에서 스프를 만드는 통에 쥐 한마리가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합시다. 한마리입니다. 수십만개 라면을 만드는데 한마리 빠졌습니다. 자, 합리적인, 아니 상식적인 소비자라면 어떻게 행동할까요? 당분간 농심은 무척이나 힘든 시절을 보내야할 것입니다. 이게 그냥 확률로 끝날 문제인가요? 두번째는 불확실성(uncertainty)에 대한 저항입니다. 또,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바구니 두개가 있습니다. 바구니 A에는 하얀공 다섯개, 까만공 다섯개가 들어있습니다. 바구니 B에는 정확히 는 모르지만 하얀공 + 까만공이 총 10개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자, 바구니에서 하얀공을 뽑으면 상금을 만원 준다고 합시다. 바구니 A를 선택할 것인가 바구니 B를 선택할 것인가는 미노프님 자유입니다. 어떤 바구니를 고르실래요? 뭐, 만원이면 너무 적어서 아무케나 할 것 같죠. 그럼 상금이 백만원, 천만원, 백억,... 이렇게 올라가면 어떻게 하실래요? 만약에 상이 아니라 벌로 까만공을 고르면 사형당한다는 조건이 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때는 바구니 A를 고릅니다. 바구니 B에 는 어떤 공이 들어있을지 모릅니다. 그저 어떤 분포가 이 안에 들 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분포에 대한 기대값은 바구니 B에서 하얀공을 뽑을 확률은 1/2 이고, 이것은 바구니 A에서 하얀공을 뽑을 확률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구니 A를 고르지 B를 고르지 않는 것이고 이것을 우리가 "불확실성 회피"라고 부릅니다. 미국소가 광우병이 있을지 없을지 그리고 정확히 어떤 메카니즘을 통해서 감염되는지 아직 거의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잘못 먹었다가 죽거든요. 바구니 B로 절대 손이 갈 수 없는 것처럼. 여기에다가 확률이 몇 천만분의 일이다 아니다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말하는 사람도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데, 듣는 사람이 동의 하겠습니까.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이렇게 큽니다. >우리사회는 세계에서 열손가락안에 드는 경제규모를 갖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언론플레이나 정치적인 술수에 쉽게 당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또,'경제는 심리다..' 라는 말이 정책실패의 면피용이나 >이론적으로 도출이 불가능할 때 나오는 말이 아니고 >논리적으로 따져본 결론이 '심리적인 측면이 큰 영향을 미친다' >란 의미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미노프님께서 한번 그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어 보시라고 하면, 욕이 되겠습니까? 시장은 생각보다 너무나 정확하고, 가격이라는 것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덜 편견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상대적인 개념인데, 제가 이태까지 발견한 그 어떤 것보다, 최소한 어떤 정치적인 심리 작용보다는 페어한 곳이 시장입니다. >물론 부도위기의 회사가 정말 부도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부도를 >내지만 '부도위기'의 루머 앞에 휘청거리지 않을 회사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요. 그러니깐 객관적으로 데이터와 믿을만한 소스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부도 루머를 뿌려도 전혀 소용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미노프님은 "심리"라는 단어의 정의안에는 "정보"까지 포함시키고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장에 매겨진 "가격" 안에서 "정보" 의 가치를 역으로 꺼집어 낼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계심이 분명합니다. >정부로서는 개인들의 비관적 전망에 대한 입단속을 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이기도 >하죠. >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로요? 경제를 논하기 전에 민주주의 이론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실 분들이 아주 많다고 생각되네요. >국가부도의 루머앞에 흔들리는 국가가 되었다는 게 명박탓이기도 >하지만 명박탓만은 아닐겁니다. 루머앞에 흔들린다..... 정정합니다. 정보앞에 흔들린다가 맞습니다. 저는 "경제"에 대해 논했지, 명박에 대해서 논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말이 하고 싶네요. 당연히 명박탓만은 아니죠. 명박탓이 제일 많을 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