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all (lovehurtz) 날 짜 (Date): 1998년01월06일(화) 20시09분55초 ROK 제 목(Title): [한겨레칼럼] 경제 주체는 사람이다 [칼럼] /아침햇발/경제 주체는 사람이다/김금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치면서 노동자들은 대량실업의 두려움으로 몸을 잔뜩 움츠러뜨렸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기업의 연쇄 도산 등에 따른 `실업대란'이 둑을 허문 강물처럼 거세게 밀려들 형세다. 이런 판국에 국제통화기금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새 정부의 목표가 많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면 그 결과는 심각하게 될 것”이라든지, “한국 노동계가 실업과 임금에서 얼마나 양보할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한다”는 따위의 말로 실업방지 대책에는 정부가 손 놓으라고 윽박지르고 나섰다. 한국 정부는 구제금융 지원에 오금이 저려 정리해고제의 이른 시행과 근로자파견법 제정 등 저쪽의 노동시장 유연화 요구를 곱다시 받아들일 의향이다. 우려되는 `실업대란' 사태 현재 우리 주변에서는 고용문제를 둘러싸고 마치 신화처럼 혼란을 더해주는 진단과 논의들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실업 실태, 고용형태, 정리해고, 노동시장 유연화, 근로자 파견제 등에 관한 것들이 그렇다. 고용문제의 바른 이해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전제가 된다. 실업 실태부터 보자. 통계청 발표로는, 올 2/4분기 실업률은 2.5%이고, 실업자수는 55만명 정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실업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사를 가지면서도 조사대상 기간(한주일) 중 수입 있는 일에 전혀 종사하지 못한 자로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자”를 말한다. 이런 기준에 따른 통계상의 완전실업은 사회통념상의 실업과는 거리가 먼, 극단적인 경우만을 나타낼 뿐이다.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취업의사가 있으면서도 구직활동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는 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무급 가족종사자의 수는 195만명으로서 전체 취업자의 9.1%에 이르고 있다. 또 1주 18시간 미만 취업자만도 33만명 가량 된다. 실제 사정이 이러한 터에 앞으로 인력 감원이 사업체 여기 저기서 빚어질 경우, 실업대란은 현실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고용형태의 실상을 보면 매우 불안정한 편이다. 97년 2/4 분기중 전체 노동자 가운데 고용계약 기간 1년 이상인 상용직은 54.5%이고, 일용직을 포함한 임시직은 45.5%로서 600만명이나 된다. 임시직은 주로 비정규직 형태를 취하는데, 일용, 시간제, 계약직, 용역, 파견 등이 그것이다. 이런 비정규직은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도 정규직에 비해 임금이 낮고 법정 휴가나 수당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사회보험의 적용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고용형태의 불안정은 고용조정이 급속하게 진행되면 더한층 심화될 것이다. 또하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 정리해고제다. 노동관계법상 그 시행이 유예되고는 있으나, 현재에도 정리해고의 길이 전혀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사용자의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 노동자쪽과의 성실한 협의 등의 요건이 성립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법 조항이 당장 시행될 경우, 정리해고제가 남용되거나 악용될 여지를 크게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구가 정리해고제 시행을 집요하게 고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국자본이 국내기업을 인수할 때 인원정리를 쉽게 하고 고용승계 따위를 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용불안 확산할 노동시장 유연화 노동시장 유연화에 관한 논의만 해도 그렇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채용, 해고, 고용형태의 변경, 노동시간 조정 등의 수량적 유연성과 임금수준, 임금체계 등과 관련되는 임금유연성 등 노동시장 변수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유연성'이라는 용어를 두고 자본의 이윤추구 목적과 그것이 가져올 파괴적 효과를 눈가림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개념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곧 고용 불안정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노동시장 유연화는 노동력의 원활한 조정을 통해 기술혁신과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는 고용창출을 통해 고용안정을 달성한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실업을 증가하고 고용불안정의 확산을 가져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의 저하와 노사간 대립의 격화를 낳는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근로자파견제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파견근로는 인력의 유연한 이용과 이에 따른 노동비용의 감소, 취업촉진 등의 효과를 가짐으로써 인력수급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노동조건 보호를 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파견법 제정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파견근로는 고용안정을 해치고 중간착취를 양성화하며, 노동시장 더욱 왜곡조장하는 면이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경제위기 극복은 대량 실업을 감내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로 고용보장을 위한 노력이 지름길일 수 있다. 경제는 곧 사람이 행하는 활동이자 사회관계이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 똑똑한 항공권은 싸다! '한 겨 레 투어21' 7100-770 ▣ 기사등록시각 1997년12월29일18시34분 -한겨레- 제공 평화스러운 나날보다는 차라리 비장한 삶을 택하라. 내가 생전에 만족하지 못한 모든 욕망, 모든 정력이 나의 사후까지 살아남아서 나를 괴롭히지 않을까 두렵다. 나는 죽어 잠드는 휴식이외의 다른 휴식을 바라지 않는다. 내 속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것을 이 땅 위에 털어놓고 더 바랄 것없는 완전한 절망속 죽기를 나는 희망한다. ---- 앙드레 지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