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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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Gambler)
날 짜 (Date): 1994년06월26일(일) 06시05분05초 KDT
제 목(Title): 빨갱이와 학생운동? (1)


아주 오래전 선배에게서 들었던 얘긴데..

그 선배가 있던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 있는 곳이라 한국에서도 끝발높은
정치인들이 유난히 많이 왔었다고 한다. 80년대 초 공안정국시절이라서
분위기는 살벌했었고.. 서울 시내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반정부성향을
갖고 있을 때였다. 그 때 국회의원들이 정치를 너무 잘해서 훈장을 주어야겠다는
웃지못할 촌극도 벌어졌었고..  당시는 민정당(전대통령 당) 과 어용야당인
민한당 (유치송 총재) 그리고 박통때의 공화당 출신당인 국민당이 있었다.

당시 아르바이트로 국회의원 시찰(외유?)할 때 통역도 해주고 관광 가이드
역할을 했던 선배는 민정당의 모 의원과 민한당 모 의원을 맡았었는데..
민정당의원은 윗주머니에 100불짜리 수십장을 꽂은채로 구경다녔고
팁도 보통 액수의 10배가까운 돈을 턱턱 주더라는 얘기다. 그러나
민한당 의원(철도쪽 출신의 김 모의원) 은 돈이 없어 물건도 제대로
못사고 벌벌떨며 10불짜리 쓰고 그랬다고 한다.

우연히 한국의 시끄러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잠시 여기서 그 때의 상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84년까지만 해도 시위를 하게되면 전경들이나 사복경찰들이 들어와서
마구잡이로 연행을 해갔고 주동자는 깡패에게 몰매맞듯 피투성이가
된체 "학우여!.." 를 외치며 끌려갔고 그것을 말리던 학우들도 재수 없으면
잡혀가서 강제입영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교수님들도 얻어맞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시위와 상관 없는 여학생들까지 마구 패버려서
학생들을 격분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여당쪽 정치인의 자제분까지도
오죽했으면 시위를 했을까?
그 상황에서는 돌던지지 말라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돌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어떻게 나왔나? 그렇게 아수라장이었는데도 기사는 단 두줄
"xx 대학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로 XXX 군(양) (xx과 x학년)을 구속했다."
물론 주동자만 그런걸로 나왔다. 
84년 학원 자율화란 조치가 취해졌는데 학원안으로 경찰투입하는 것은
학교측의 요청이 있을 때만 하겠다.. 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학생들은 여태 말로만 주고 받았던 시국상황의 진실에 대해
대자보라는 형식으로 서로 알리고 줏어듣고 하기 시작했다.
그 때 나 붙었던 글들의 90% 이상이 사실임을 믿었고 이것은 나중에
거의다 사실임이 밝혀졌다. 물론 정부측의 발표와 완전 상반되는
것이었다. 광주사태의 진상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고..
호남출신 선후배나 친구들로 부터 듣던 말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학원안으로 경찰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몇몇 학원내 프락치 활동으로 해서 거짓임이 탄로났다. 
모 대학에서는 학원내 시위중이던 학생들을 사복경찰이 신문지로 가린
상태로 사진을 찍다가 발각되어 학생들에게 잡히기도 했다.
현상을 해보니 보통 성능 카메라가 아니고 멀리 앉아있는 모든 학생들의 얼굴
윤곽이 다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조금뒤 소위 말하는 학원 안정법이라는 것을 여당에서 들고 나왔다.
고대 집회 참석하려했던 박찬종 의원까지 구속 시킬 수 있는 악법이었다.
여기서 학원 자율화 조치는 학원 안정법을 겨냥한 미끼라고 볼 수있다.

당시 길거리 전철역 근처 같은 곳 관공서에는 어김없이 전경버스와
전경들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가방을 뒤지거나 신분증을
요구하는 일이 잦았다. 한번은 치마입고 같이 가던 같은과 동기 여학생의
핸드백을 뒤지고 성적표까지 검사하는 몰상식한 짓을 하기도 했다.
근처에 시위가 있는 날이면 마구잡이 연행을 하고 혐의가 발견되지 않으면 다음날
풀어주기도 했다. 물론 앞으로 데모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제로 쓴다음..
어떤 학생은 그런데 잡혀가서 다음날 시험을 망친애들도 있었고
어떤 친구들은 항의하다가 군화발로 반쯤 짓이겨진 상태로 나오기도 했다.

매스컴에서는 학생들이 좌경화되어서 큰일이라며 학생 == 준 빨갱이
의 논리로 매도하고 있었고, 정부에서 더 따끔하게 해야한다는 한심한
권력의 시녀들이 쓰는 논설들이 판을 쳤다. 

정부쪽에 협조하지 않으면 빨갱이다?
이거 참 무서운 말이다. 모 대학 정치과 장달중 교수도 그랬는데..
극우가 보통 좌익보다도 더 무서운거라고 했다. 극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인생 망쳐가면서까지 나라 장래를 위해 정치 잘하라고 민정당사에서
농성하던 학생들을 그냥 좌익 폭도로 매도해버리고..

그런데 그 민정당 의원을 가이드하던 선배에게 그 국회의원이 그랬다고
한다. "빨갱이 놈들은 다 죽여야 해. 학생들도 마찬가지야.."

순간 소름이 끼쳤다고 한다..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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