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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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himrox ( 심 우 현)
날 짜 (Date): 1997년11월23일(일) 00시39분50초 ROK
제 목(Title): [한겨레사설] 한나라당의 출범


 한겨레신문(HAN)                                                   한겨레신문사
 기사분류: 1. 사    설                                       기사일자: 97/11/21
 
 제    목: [사설] 한나라당의 출범                                    PAG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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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한나라당이 공식 출범했다. 두 당
  은 정당법상 합당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대당의 대등
  한 합당은 아니다. 민주당이 신한국당에 흡수되었다고 말하는 것
  이 더욱 정확하다.
 
   전통적인 야당세력은 실제로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국민회의로
  완전 통합되었다. 그 세력의 일각을 지켜온 민주당이 원내 교섭단
  체도 만들지 못하는 부진끝에 스스로 소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은 그 댓가로 무엇을 얻었는가. 아무것도 없다. 민주당 지도부가
   통합당의 주요 당직자 자리를 차지하게된 것이 고작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영입'되었던 조순씨가 민주당을 이끌고 여당
  으로 들어가 그 당의 총재자리를 차지하게 된 과정은 한편의 코미
  디라고 할만하다. 민주당의 실질적 `주인'인 이기택씨의 타산적인
   협조와 중진들의 방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여기   
  서 7대3이라는 `지분' 약속이 이뤄졌다. 조순씨가 민주당에 `활로
  '를 열어준 셈인가.
 
   한나라당을 보면서 우리는 90년대초 3당통합을 연상한다. `재집
  권'이라는 목표가 아니면 당시 세당이 합칠 어떤 필연성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3당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야당세력의 깃발 하
  나를 붙들고 있었다. 민정계, 곧 5-6공 세력과는 손을 잡을 수 없
  다는 것이었다. 지금 신한국당은 다시 민정계의 장악아래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민정계와 손을 잡았다. 민주당
  을 눈여겨보던 유권자들에게서 등을 돌린 행동이다.
 
   통합당의 당명이 며칠사이 여러차례 바뀌었다는 것자체가 합당의
   즉흥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두 당의 정책이 합당전에 조율되
  었다는 소식도 없다. 이최창 후보와 조순 총재가 과거에 밝혔던
  정책상의 모순들이 어떻게 조정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3당통
  합의 와해는 오랜 야당세력과 만년 여당세력이 한 정당에서 조화
  를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었다. 정체성의 혼란과 파
  벌싸움으로 지샐 수도 있다.
 
   그러나 소멸된 민주당과 새로 태어난 한나라당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아직 이르다. 만일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민주당세력이 새
  로운 피가 되고, 이들이 당내에서 짓눌려있는 개혁적 요소에 생명
  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합당의 명분과 계기의 취약성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비현실적인 주문이지만 한나라당
  이 살길은 이길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세력을 `수혈'함으로써 새로워져야 한다. 민주
  계와 민정계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신한국당은 사실상 과거의 민정
  당으로 회귀하고 있었다. 이회창 후보는 민정계에 얹힌 후보로 비
  쳤다. 한나라당이 이름만 바꾼 신한국당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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