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09월20일(토) 15시19분23초 ROK 제 목(Title): 조순총재와 민주당에게 바란다 조순 시장의 출마소식에 민주당에 희망을 두었다. 국민회의와의 분열(?) 이후 세의 급속한 몰락으로 자민련에게까지도 밀리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정책의 일관성과 깨끗함, 소신을 잃지 않는 모습이 그나마 차기 수권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었고 좋은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정당에게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에게 주는 신뢰감이다. 신뢰를 쌓을 때 국민은 지지한다. 그러나 '조순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표만 의식하는 노선이 역력하다. 예를 들어 전-노 사면, 2002년 월드컵 축구장(물론 서울시 사정과 관련된 사항이라 당내의견이 아니지만 그래도 석연치 않다), 그리고 요즘 나도는 이인제 지사와의 연대설까지. 물론 복잡한 속사정이야 신문만 보는 입장에서야 잘 모르지만, 그래서 정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민주당이 표만을 의식한 일관성없는 무분별한 태도는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 이인제와의 연대설이 나돈 것은 민주당에게는 분명 큰 손해였다. 요즘의 정치란 다분히 인기영합, 여론의식, 세몰이 정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양적인 당세확장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보다는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참된 정책을 구현하는데 힘을 쏟는 것이 민주당의 열악한 당세를 극복하는 열쇠가 아닐까한다. 예를 들자면 지난 대선때 박찬종후보가 홀몸으로 전국을 누비며 정의를 외쳤을 때 상당한 지지자들이 나왔고, 서울시장 선거에도 비록 패했지만 그가 남긴 영향력이 얼마나 컸었는가? 지금의 박찬종 인기가 별로인 것은 그때의 정의와 강직함이 변절되었기 때문이다. 조순총재는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극복이 외부영입인사에 있다고 보는 모양인데, 이것은 마치 그들 '외부인사들'이 국민의 표를 쥐고 있다고 보는, 뭔가 잘 모르는 생각이다. 지금 민주당은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 민심이 박철언 김복동 같은 몇몇 TK의원들을 따라가나? 그들이 대구경북의 민심을 대표하는가? 만약 민주당이 외부인사영입에 눈이 멀어 일관성없고 정직하지 않은, 그저 그런 고위 인사들을 모으는 데에만 급급한다면, 민주당의 인기는 그나마 있던 표마저 달아날 것이다. 바로 지금이 그런 상태이다. 군소정당을 지지하는 표가 적다고 해서 절대로 무시하면 안된다. 민주당은 역사가 있는 엄연한 전통야당이다. 골수야당의 맥을 잇겠다는 오기 하나로 버티고 있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의 영향력이 비록 지금은 나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항상 폭발적인 잠재력이 있는 표들이다. 그렇게 할 일이 없어서 인기도 없고 힘도 없는 정당을 지지하겠는가? 불쌍해서 지지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민주당만큼은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간곡한 표현임을 잊어서는 절대 안된다. 요즘 민주당의 인기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정확히 봐야한다. 조순총재가 정치력이 미약해서, 당을 '환골탈태' 못시켜서 지지도가 떨어진다? 미안하지만 아니올시다다. 20%도 안되는 인기를 넘어서기 위해 현재처럼 뛴다면 결국 20%밖에 표를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의 20%가 달아나고 당신들이 영입한 20%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탈세력인 통추만 온전히 끌어들일 수 있다면 더이상의 외부인사는 필요가 없다. '조순'이라는 공통분모로 이기택계와 통추는 뭉쳐야 한다. 지금 당신들에게 희망을 두고 있는 20%를 활용할 생각을 해라. 그들이 뛰어 준다면 20%를 더 확보할 것이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비젼있는 정책, 기존정당의 분위기와는 다른 깨끗함(자기정당 후보는 불의라도 눈감아 주면서 다른 정당 후보는 눈의 티도 못봐주는 흠집내기 작전은 유권자를 초등학생 수준으로 보는 전략이다), 아무리 이득이 되더라도 불의는 과감히 거부할 수 있는 집단적 용기 등이다. 눈에 띄게 오르지 않고 있는 인기도에 몸이 달아 헛발질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국민을 위한 지도자라면 그가 독재자라도 국민들은 지지한다. 지금부터라도 큰 원칙과 방향을 새롭게 하면서 원칙에 흔들리지 않는 정책중심, 인사중심, 국민중심으로 조순총재와 민주당이 나아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때로는 민심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럴 때일수록 소신을 펴야한다. 그 소신이 머지않아 옳았던 것으로 판명되면 국민은 지지한다. 일반대중은 원래 그렇다. 순간의 인기, 여론조사에 흥분하지 말라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승리'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YS를 보면 알 것이다. 정의는 승리하게 돼있다. 억지 표몰이, 대세론전파, 외부인사영입이 관건이 아니다. 타당들과 마찬가지로 원칙보다는 인기와 표를 의식하는 무분별한 노선경쟁을 해서는 민주당의 조직과 자금을 봐서도 절대 승산이 없다. 미래를 보자. 이번 대선만이 호기가 아니다. 어쩌면 안될 수도 있다. 5년뒤 10년뒤를 봐야 한다. DJ를 보자. 정치 안한다고 얼마나 약속을 했던가. 그러나 기회가 오니 이렇게 바뀌지 않는가. 민주당은 힘내길 바란다. 정당의 목표가 비록 정권창출이지만 더 큰 목표는 바로 국민을 섬기는 일이다. 더 큰 목표를 상실한 정당은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