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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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09월20일(토) 13시58분13초 ROK
제 목(Title): 이회창대표의 문제점들


9월초에 전-노사면에 관하여 이회창대표가 김영삼대통령과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발표했던 해프닝은 정치아마츄어 이대표의 정치력 부재를 잘 드러낸 사건이었다.
'정치9단' DJ의 노련한 주변때리기와 당내 반이회창 진영의 견제 등으로 이대표가 
초조한 나머지 대의를 망각한 자충수를 두었다 아니할 수 없다. 

이대표에게 나름대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관찰자로써 신문지면을 통해서 얻은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나마 몇 가지 충고를 드리고자한다.

첫째, 이대표는 벌써부터 인의 장막에 가리워 민심을 읽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YS와 DJ에 비해서는 그렇다. 전-노의 사면문제도 7인의 가신들을 
불러 모아놓고 DJ의 사면론에 대응코자 성급히 결론을 내리고, 이를 당의 
공식라인에게 알리지도 않고 각언론사에 사면론을 퍼뜨리며 '크게' 보도해주기만을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이건 도대체가 말이 안된다. 이런 이대표의 독단이 여당내 반이회창 진영의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 됨은 물론이다. 지원은 커녕 반발심만 잉태하게끔 
한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따라서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의 교체는 너무나 당연한 
처사이며 이대표는 향후 보다 폭넓은 여론수렴의 기회를 갖도록 가일층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엘리트위주의 인맥형성이다. 지금 이대표의 최대인맥은 경기고-서울대의
법조계 사람들이다. 즉 지나치게 자신의 출신학교 엘리트 인맥만을 신뢰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언젠가 TV토론회에서 동아일보기자가 물었다고 한다. '신한국당의원중에 
고졸출신자가 있느냐'하는 질문에 이대표는 '있다'라고 답하면서도 '몇 명이나 
있느냐'는 보충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나역시도 저다지 엘리트학벌 위주의 인맥을 중시하는 이대표가 고졸출신 국회의원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대표는 이런 학벌위주의 
편견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할 것이다. 물론 법조계 인사들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점 
또한 지양되어야 한다.

끝으로 서민적이지 못하다. 나는 그동안 대한민국 최상류층 출신인 이대표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과연 저 양반이 어떤 형태로 일반국민들의 정서를 읽을까 하는데 관심이 
있었으나, 역시 그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다. 산전수전 다겪은 '구시대' 정치인인 
DJ는 그간 뻐스투어니 뭐니 하며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노구를 이끌고 새벽시장을
돌아다니며 각계각층의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행보는 민심을 읽고자 노력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가시적 효과를 기대한 
측면도 있지만서도, 민심에 죽고 사는 진정한 대중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밑바닥 정서를 직접 읽는 '척'이라도 하는 행보는 절대로 게을리할 수 없는 주요 
일정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YS는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각계각층에
전화를 걸어 민심을 청취한다고 하지 않는가. 전-노사면에 대한 수습이 그토록 
신속할 수 있었던 것은 조간신문을 읽고 놀란 YS가 황급히 여론채널을 총동원해서 
민심을 살펴본 결과 엄청난 비난여론이 있어서 서둘러 조기수습에 나선 덕분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상류층 법조인의 가정에 태어나 평생토록 선택된 생을 살아온 이대표는 
매사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신봉하고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온 자들만을 주변에 
심고 그들의 말만을 신뢰하는 '귀족적' 작태가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급히 고쳐야 할 커다란 단점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결속을 도모해야 할 당내 
계파간에 단결은 커녕 상호불신을 자아낸 커다란 이유중의 하나임을 절대 망각해선 
안된다. 이대표가 '청산'의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3김씨마저도 이런 점에서는 
본인보다 월등히 서민적이요 민주적임을 직시해야 한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학교를 나온 엘리트들만이 이나라를 이끌어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대표는 깨달아야 한다. 물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학교를 
나온 엘리트들이 정치를 잘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이대표는 보다 거시적 안목으로 폭넓은 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진정한 민심을 
헤아리는 대통령후보가 되어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물론 다수 국민들은 당신이 꼭 
이나라를 이끌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경선에서의 귀하의 
승리는 귀하당내 대의원들의 뜻이 그러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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