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ca (----용----렓) 날 짜 (Date): 1997년07월17일(목) 16시02분55초 KDT 제 목(Title): 정권교체의 '약발'은? 프리버드님은 제가 'DJP연합의 대의명분'을 묻는다고 보셨는데... 전 '대의명분'은 일단 제쳐둘려고 생각합니다. 전 이미 '[메아리]sca님에게'에서, '김대중이 깨끗한 몸으로 시집가지 못하는' 것만이라면, DJP연합을 수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떻게 유신잔당 김종필이하고 연합할 생각을 할 수 있어!' '어떻게 민주화 세력이었던 김대중이 그렇게나 보수화될 수 있어!' 라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즉, 김대중 자체를 비난하진 않겠다는 뜻이죠. 다만 제가 묻는 것은 ''정권교체의 '약발''입니다. 저는 DJP 연합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얼마전까지 이렇게 묻곤 했습니다. '단일후보로 김종필이 나오면 그래도 지지해야 되냐?'고 말이지요... 지금은 김종필이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 저 질문을 물을 때도 그러리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지만) 저렇게 묻지는 않습니다만.... 여러 번 제가 강조했던 '김종필 수상'은, '김종필 단일후보'를 2-5년 정도 유예하는 것이랑 뭐가 다를까... 라는 게 , 제가 DJP연합이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보는 겁니다. 유신잔당이니 뭐니 하는 가치평가를 하기 전에, 김종필은 바로 그 '교체되어야 할 세력'의 '원조' 격에 있는 사람입니다. � 그렇다면 결국 귀결이 '김종필 수상'이 된다면, 2-5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A(현재 집권 세력)-B(전통 야당 세력)-다시 A(현재 집권 세력, 그것도 저질 쪽의 원조!) 라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론, A로 시작해서 A로 끝나는 거죠... 물론 A라는 세력에서 B라는 세력으로 바뀌는 경험이 중요하달지, 혹은, A라는 세력이 일단 실정에 대한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달지, 라는 반론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세력의 바뀜도, 실정에 대한 심판도, 결과적으로 다시 그 세력이 복귀한다는 전제하에 진행되어서는... 김대중 집권 2-5년 동안 얼마나 약발을 발휘할까요? 물론 황동혁님의 반론처럼 '김종필 수상'으로 꼭 귀결되라는 법은 없습니다. 적어도 그 가능성이 100%는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나, '국민이 원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황동혁님의 생각은, 너무 낙관적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선거를 국민의 뜻으로 바로 이해하지 않으신다면...) 만약 선거가 끝나고 DJP연합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칩시다.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 보십니까? 지금 상태의(!) 신한국당이 단순히 야당이 되고, 국민회의-자민련이 연합여당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 보십니까? 제가 추측하는 것은 (이렇게 되지 않기를 빌지만...) 좀 비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누가 당선되든(신한국당이건, 국민회의-자민련이건) 당선된 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의 대결집입니다. 즉, 3당합당 이후의 민자당이나, 93년 이전의 일본 자민당 같은 여당세력의 형성이라는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15대 대선 이후의 정치판도를... 구심력이 되어 줄 그룹이, 15대 대선 이후의 여당 세력 이외에 있겠는지... 물론 일부 합류하지 못하는 세력도 있을 법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힘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입니다. 93년 이전의 일본 사회당이 자민당에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듯이..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여당 세력의 차기 구심점이 누구냐가 문제가 됩니다. 국민회의쪽에 김종필을 이길 만한 구심점이 될 만한 사람이 있나요? 내각제라는, 후보가 직접 국민을 상대할 필요 없이 국회의원 머릿수 가지고 승부하는 싸움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구심점이 누가 되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DJP 연합의 성취는, 제가 그렇게도 경계하는 '김대중 대통령 다음에 김종필 수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진보진영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시나리오 하에서라면 보수 1극 체제를 보수-진보 양극 체제로 만들 정치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시기상조'일지는 모르지요. 당장 그런 세력을 형성할 수 없는 시기니까요. 그러나, '시기상조'일 때부터 열심히 실천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대중... 참말로 한국 정치의 아까운 인물입니다. 그는 지난 71년이나, 92년에 대통령이 되었어야 할 사람입니다. 그러나... 97년.. 그는 이제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대통령 제조기'가 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런데도 그는 ''대통령 제조기'보다는 '대통령'을 꿈꿉니다. 프리버드님은 DJP 연합의 다른 의미를 쓰시겠다고 합니다. 기대해 보겠습니다. 좀더 좋은 의견이 나오기를.... --------------------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도 살아가고 하나님도 살아가고. SC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