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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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06월18일(수) 20시46분46초 KDT
제 목(Title): 군의 여전한 민간인 사찰 


[한겨레신문]

   국군 기무사가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도 학원정보 수집 등 민간부
  문에 대한 사찰을 계속해왔음이 구체적 물증을 통해 `사실'로 확
  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한겨레>가 입수한 `제5기 출범식 동향 보고서'라는 제목의 기무
  사 대외비 보고서는 기무사가 문민정부 아래에서도 독재정권의 `
  구습'인 민간부문에 대한 동향파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
  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김영삼 정부 출범 직후 국방부는 독재정권 아래에서 물의를 빚어
  온 기무사 요원의 정부기관과 민간단체 출입을 금지하는 등 민간
  인 사찰을 중지하는 조처를 취했다. 기무사는 말 그대로 군과 관
  련된 정보수집 활동만 벌이겠다는 `약속'이었다. 물론 이런 조처
  는 문민정부의 군 개혁작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의혹은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불
  거져 나왔다. 최근에만 해도 지난해 8월 대전지역서 활동하는 재
  야단체 간부의 동향을 기무사 요원들이 파악하다 노출됐다. 또 노
  동관계법 날치기 처리를 둘러싼 시위가 벌어지던 지난 1월 기무사
   요원이 한국외국어대 용인교정에서 동아리 사무실 열쇠를 뜯고
  들어가려다 경비원에게 들통나기도 했다.

   기무사는 이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사찰보고서로 그동안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
  어 의혹으로 남아 있던 기무사의 민간부문에 대한 사찰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에는 기무사가 학원정보 수집에 안간힘을 쏟았을 뿐
  만 아니라 평소 민간부문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경찰, 안기부
   등 다른 정보기관과 경쟁을 벌였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있어 주목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무사는 한총련 출범식 정보수집을 위해 대규
  모인 1백86명을 대학으로 들여보냈다. 그것도 대학생으로 쉽게 위
  장할 수 있도록 대학을 졸업했거나 대학에 다니다 군에 입대한 장
  교와 사병만을 정보요원으로 차출했다. 게다가 8㎜ 캠코더 등 첨
  단장비를 동원해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조직적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보고서는 “경찰의 협조부족, 단독작전 수행으로 인해 신분노
  출 등 문제점 발생” “(고려대)에 국가안전기획부 공안팀 집결
  수집활동(미통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기무사뿐만 아니라 안
  기부 등 다른 정보기관도 학원사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정보기관 사이에 협조가 되지 않은 데 대해 기무사가 불만을 품
  고 있음을 짐작케 해주는 것이다. 보고서에서 “출범식 자체 허용
   방침에서 28일 출범식 내무·안보 관계회의에서 출범식 자체 원
  천봉쇄(우리쪽에 미통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눈길을
   끈다.

   기무사가 민간부문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
  실이 이번에 드러남에 따라 넓게는 김영삼 정부 들어 취해졌던 일
  련의 군개혁 조처가 빛을 잃게 됐다. 더욱이 군사독재의 `망령'인
   군 정보부대의 민간인 사찰이 김영삼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뤄지
  고 있다는 점에서 `문민정부'의 도덕성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와 함께 좁게는 정보당국이 `정보원'을 동원한 사찰활동을 계
  속하고 있다는 학생운동 및 사회·시민단체들의 주장이 상당한 설
  득력을 얻는 것으로 앞으로 기무사뿐만 아니라 안기부, 경찰 등
  정보기관의 사찰활동이 논란의 대상으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있
  다. 기무사의 학원사찰 활동이 사실로 드러남으로써 의혹이 불길
  이 다른 정보기관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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