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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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nvex (4ever 0~)
날 짜 (Date): 1995년12월16일(토) 09시06분03초 KST
제 목(Title): 현 정국의 가능성과 한계:  그 발전적 대안


하나비비에서 퍼옴을 알려드립니다.

Posted By: pinter (고운밭) on 'History'
Title:     현 정국의 가능성과 한계:  그 발전적 대안
Date:      Fri Dec 15 14:43:17 1995


 
 
            현 정국의 가능성과 한계:  그 발전적 대안
                                            김     광     수
                                           (한신대 교수/철학)
 
  두 전직 대통령들의 구속, 참으로 안타깝고 창피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15년이나
지난 일을 가지고 말이다. 수치심에 이어 일말의 좌절감마저 든다. 돌아가는 정국
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해  보자. 그래서 근본적인 처방을
도출해 보자.

  첫째, 정치는 어차피 뜻맞는 사람들끼리 정파를  이루어 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꿈을 가진 정파가 권력을 장악하는가에 따라 국가의 장래가 좌우된다. 오늘
우리의 민족적 불행과 수치는 무엇보다도 전씨와 노씨 등이 부당한 방법으로 '권력
장악'의 뜻을 펼친 결과로 빚어ㅈ다. 그들의  정치적 행위는 보편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둘째, 정치에서는 특히 현실적 승자가 반드시 궁극적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의롭지 않은 현실적 승자는 언젠가는 반드시 패자로 전락한다"는 원칙 때문이
다. 전씨와 노씨가 좋은 예이다. 물론 이 원칙은 이들만이 아니라 YS를 포함한 모
든 정치인에게 적용된다.

  셋째, 우리는 '민주화'를 꿈꿔왔다. '민주화'란 적어도 밀림의 원칙으로 백성을 
굴종시키는 군사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백성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됨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이 꿈을 외면했다.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는
동안 그들의 애인이 강간당하는 꼴을 연출한 것이다. 그들의 어리석음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넷째, 정치는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다. 현실 정치는 '정의가 곧 힘'인 상황이 
아니라 '힘이 곧 정의'인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힘을 가진 자가 반드시 
정의 로운 것도 아니요, 정의로운 자가 반드시 힘을 힘을 갖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정의로운 꿈을 가진 정치 지도자는 "정의로운 꿈도 현실  적 힘이 있어야 
실현된다"는 아포리즘을 수용해야 한다. 그럼 YS가 3당 합당을 한 것도 
정당화되는가? 그렇지 않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아도 호랑이를 잡을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굳이 단신으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은 정치 현실론을 빙자하여 
동지를 버리고 적과 손을 잡는 탈선일 수 있다.

  다섯째, 지금은 어떤가? 호랑이 잡는 일을 "역사에 맡기자"고 뒷걸음치던 YS가
갑자기 칼을 빼어 들었다. '세대 교체'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자파 중심의 정권재창
출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고, 특별검사제 거부, '표적 수사' 의혹 등으로 그 진의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만일 YS가 '한 건' 올려 자기 정파의 권세를 유지하
려고 하는 것이라면, 5·18문제가 던지는 우리 민족의 아픔은 치유되지 않은 채 여
전히 남는다.

  여섯째, YS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들은 강간당한 우리의 고통과 수치와  좌절의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론 여기서 '강간당한 자'에는 12·12와 5·18의 피해
자들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편에 섰던 대다수 사람들도 포함된다. 무엇 때문에 광
주에서 그 많은 목숨이 끊어졌던가? 무엇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고
무엇을 위하여 학생들은 최루 가스 때문만은 아닌 눈물을 뿌리며 하염없이 
'불새'를 날려 보냈던가? 그것은 어느 특정 정치인이나 정파의 권력 장악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일부 해바라기 정객들에게 금뱃지를 달아 주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 다. YS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곱째,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귀신쫓기(exorcism)'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군사 독제 귀신에 들려있다. 역사의 시계를 되돌려 놓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
지만 '본질적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전도된 가치관, 왜곡된 전라도관, 잘못 
찍은 선거, 강간당한 민족정기를 원상복구시켜야 한다.

  이 일은 물론 YS 혼자서는 안된다. 거세되어야 할 적과 함께는 더욱 안된다. 귀
신쫓기에 정파의 이익 같은 사(邪)가 끼어서는 안된다. 역사의 시계를 서서이 돌려
보자. 마치 영화 필름을 거꾸로 돌리듯이.  전두환과 노태우가 감옥에서 뒷걸음쳐
천하를 옥죄이던 과거로 돌아간다. 그래서 YS와 DJ가 뜻을 함께하던 때에 이르게
되면 '우리의 꿈'을 이루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특정인들
의 한계가 이 그림을 망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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