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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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drake (돈데주전자)
날 짜 (Date): 1995년09월01일(금) 20시46분50초 KDT
제 목(Title): 한겨레21: 양김,손잡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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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김, 손잡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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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과 김대중.


  양김 전선의 먹구름은 과연 걷힐 것인가. 양김의 청와대 회동 이후 두 사
  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화해냐 냉전이냐. 양김 나아가
  3김에 대한 반발 기운이 적지 않은 속에서도 여전히 두 사람의 일거수 일
  투족은 일반의 관심사다.


  양쪽 모두 누그러진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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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은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출범 기자간담회 직후인 8월26일 “사심없이 대화합의 정치, 새 정치를
  하겠다면 남은 2년 반 임기 동안 김 대통령을 적극 도와줄수 있다”고 밝
  혀 눈길을 모았다. 이미 청와대 회동 직후 “칼국수 맛이 괜찮았다”는
  말로 YS를 향한 태도 변화의 내심을 내비쳐온 그였다. 8월25일 YS 임기
  절반을 맞아서는 국민회의 대변인 이름의 성명을 통해 “진정한 대화합은
  야당과 함께 논의하고 같이 가는 정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국민회
  의의 박지원 대변인은 이 자리서 “이제는 전처럼 막가는 식은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국민회의의 YS에 대한 태도가 전과 달라질 것임을 내비쳤다
  .


  사실 DJ를 청와대에 초청함으로써 제1야당 지도자로서 그의 실체를 먼저
  ‘공인’한 것은 YS였다. 더구나 DJ를 그날의 주빈인 광복회장의 바로 옆
  , 자신의 맞은편 자리에 앉게 했다. 정동채 아태평화재단 비서실장은 “
  김 대통령의 바로 맞은편 지점의 좌우에 김 위원장과 광복회장을 같은 간
  격으로 배치했다더라”며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눈여겨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지난 8월21일 열린 민자당 전국위원회 대회장에는
  DJ가 보낸 화환만이 ‘유일’하게 진열됐다는 사실이 신문 가십으로 보도
  됐다. YS가 8월25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경쟁은 끝났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DJ를 의식한‘화답’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청와대 회동 이후 양쪽 진영 모두 대치적인 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는 것
  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사실만을 두고 두 사람의 ‘화해’를 쉽게 점치는 사람도 별
  로 없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
  해다. 김 위원장의 측근인 김옥두 의원은 “김 대통령은 머리 속에 자기
  를 어떻게 빛나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밖에 없는 사람”이라며 여전한 반
  감을 드러냈다. 정동채 비서실장도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만났다는 것 뿐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말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 역시 “야당 대표로서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일 뿐 크게 의미를 두
  는 것은 정확한 해석이 아니다”며 “DJ로서도 이번 일은 국민회의 창당
  에 따른 여론의 비난을 돌파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YS를 활용하려 했던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 9단끼리 한번‘수’를 주고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양쪽의 반응이다.


  그렇다면 양쪽의 깊은 계산은 무엇일까. YS에 대해서는 일단 DJ와의 관계
  개선이 정국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장기적으로 여러 가능성
  에 대비한 포석을 깔아놓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DJ를 겨냥한 ‘
  세대교체’를 1순위로 추진하면서도 이에 국한하지 않고 제2, 제3의 길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민자당 내 민정계의 움직임에 따라‘ 최악
  ’의 경우 DJ도 연대의 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DJ로서는 정치를 재개한 입장에서 일단 ‘양김 구도’를 굳혀놓고 YS를
  향해 “내가 당신의 적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대권가도의
  최대 걸림돌을 ‘순치’시키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도와주지는 않더라
  도 ‘DJ는 안 된다’는 태도는 버려달라. 그러면 나도 협력하겠다”는 의
  도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양쪽 모두 ‘꼬리’가 달린 제한적
  인 유화 제스처라는 것이다. 양김 관계는 그만큼 유동적이다.


  1차적 가늠자 ‘중선거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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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김 관계를 좌우할 최대의 변수는 물론 15대 총선이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는 중선거구제로의 개편문제는 YS가 앞으로도 DJ를 실
  질적인 파트너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항간의 관측대로 JP를 활용한 견
  제에 들어갈 것인지를 가려줄 1차적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중선거구제는
  YS 입장에서 여소야대 체제를 낳을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큰 반면 DJ신당
  의 제1야당화를 막을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YS가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점이 DJ에
  대한 그의 행보를 짐작하게 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YS의 퍼스낼리티에 정통하다고 자부하는 한 인사는 “YS 최대의 적은 여
  전히 DJ일 것”이라며 “아마도 돈을 써서라도 총선에서 이기려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을 총선에 대비한 YS의 ‘회심 카
  드’로 꼽았다. 대북 쌀제공 협상 과정을 사조직이 주도했다는 소문도 이
  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변수는 장외에서 벌어지는 ‘반3김’세력의 행보다. 이들이 자칫
  기존 정치판의 양김 또는 3김 구도를 위협하는 변수로 등장할 경우 양김
  이 기득권 보존을 위해 ‘공조’의 모양새를 갖추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
  냐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DJ쪽 인사들은 ‘반3김’세력을 ‘반DJ 친YS
  ’세력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이들이 YS쪽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세확보를 해나갈 경우 어느 쪽이든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
  칫 DJ가 청산대상으로 전락하는 것뿐 아니라 YS 역시 ‘실패한 대통령’
  이란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JP에게도 비슷한 추론이 적
  용된다. 양김이 싸우다 JP에게 ‘어부지리’시켜주는 사태는 바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근태 국민회의 지도위원은 양김 관계에 대해 “지금으로서 양김의 연합
  은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해보면 냉전 수구세력의
  반발을 막기 위해서도 양김의 연합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이 대중국 강경대응 노선으로 바뀌고 있어 지
  금의 남북관계 안정·긴장완화 기회를 놓치지 않기위해서는 최소한 정책
  연합이라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DJ가 정치전면에 나섬으로써 이제 양김은 한배를 타기 위해 걸어나가고
  있는 상황인지도 모른다.



                                    김이택 기자

                                   한겨레신문사 1995년09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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