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way (늘그대로)
날 짜 (Date): 1995년07월28일(금) 17시14분31초 KDT
제 목(Title): 왜 언론이 문제인가 (kds)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kds)
날 짜 (Date): 1995년07월28일(금) 13시29분07초 KDT
제 목(Title): 왜 언론이 문제인가 ?


언론의 김대중 해석법

추리소설로 전락한 정치보도

세계적인 사상가들 가운데 프로이트만큼 남용되고 오용되는 인물도 없을 것
이다.그의 정신분석학이 대중화돼면서 정신분석학은 흔히 '자유연상의 게임
'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떤인물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다는 미명하에
 그인물에 관한 추리소설을 쓰는 일이 많이 벌어Ф다는 말이다.
 
 하긴 프로이트마저도 그런 짓을 저질렀다. 그는 자신의 정신분석학을 정치
에 적용해보겠다는 과욕에서 미국 대통령 윌슨의 전기를 쓰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그 전기는 그의 모든 작품 가운데 최악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프로이트는 윌슨을 정신병자로 뵤사하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하랴.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우리 언론은 정치인들의 평가에 정신분석학을 도입
 하지는 않고 있다. 아니 다행이라고 볼일은 아니다. 우리 언론은 정치보도
 에 있어서 아예정신분석학의 흉내도 내지 않으면서 추리소설을 쓰는 경지
 에까지 이르렀으니 말이다. 특히 김대중에 관한 보도가 그러하다.
 
 "중앙일보"정치부 기자 전영기는 이렇게 말한다."그는 우리 현대정치사의 
 복합구조만큼이나 '중층적'이고 '비투명적'이다. 김대중 1인을 연구하기는
  어떤의미에서 민자당의 각 계파간 역학정치나 민주당 전체를 파악하기 보
  다 더 어려워 보인다. 김대중은 그 스스로의 내부에 깊이 은폐돼 있다."
  
참고로 말해두자면 전영기는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 가운데 아주 괜찮은 
편에 속한다. 괜찮다는 건 그의 기사가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는 것이
다. 전영기의 김대중에 대한 평가는 우리 언론이 고수하고 있는 정치보도 
관행의 핵심을 시사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영기의 심정엔 충분히 공감이 간다. 단, 기존의 정치보도 틀을 전제로 
 할 때에 말이다.
 
기존의 정치보도는 한 편의 추리소설을 쓰는 문학행위와 비슷하다. 기자들
은 정치인들이 웃고 찡그리고 화내는 이유를 캐기에 바쁘다.물론 그걸 캐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정치보도의 부분이 아니
라 거의 전부라는 데 있다.

기자의 능력은 정치인들 내부의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아는가 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의 정치보도는 , 마치 무대에서 벌어지는 연
극 행위엔 관심이 ㉤고 개스팅을 들러싼 배우들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식의 연극평론과 비슷하다. 김대중은 그건 틀을 가진 정치보도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식의 정치보도에선 대원칙과 전략와 전술이 구별되
지 않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대원칙을 갖고 있되 다양한 전술을 구사
하는 김대중으로선 그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김대중은 87년 대선 때부터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정부통
 령제를 주장해왔다.그는 "정.부통령 러닝메이트제야말로 미국이 그 원수 
 사이와 같았던 남북간의 대립을 해소할 수 있었듯이 이 나라의 동서간 갈
 등을 해소 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길"이라고 주장해왔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언론에 의해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정치학 교수들도 그 제안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다. 행여 '김대
중파'하는 낙인이 찍히면, 언론에서 글 써달라는 요청이 끊길까봐 염려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김대중의 제안에 대한 "월간 조선 "의 평가
가 재미있다. "김대중총재는 부통령제를 신설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것도 비호남권의 인사를 내세워 세력권을 넓혀보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
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식의 진단이 한국 정치를 병들게 하
 고 있는 정치보도의 전형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날카로운 지
 적을 한 "월간조선" 의 기사는 < 김영삼. 김대중 최후의 결전 구도 >에 대
 해 장장 27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정부통령제에 대해선 그 한마디가 전부
 다. 정부통령제가 지역감정타파에 도움이 안 된다든가 하는 따위의 반론이
 라도 김게 제시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런 논의야
 말로 중요하고 가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 기사는 오로지 누가 유리하고 불리하고 하는 따위의 싸움 관련 
이야기고 일관하고 있다. 그래소 '정부통령제'도 김대중이 자신의 세력권을
넓혀보자는 계산일 뿐, 더이상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식이다. 그 기사를 
쓴  "월간조선" 의 조갑제는 그런 식의 기사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며, 다
른 정치부 기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자들이 그런 기사를 즐겨
읽기 때문이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