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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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nabi (행복한괭이�H)
날 짜 (Date): 1995년07월19일(수) 14시25분47초 KDT
제 목(Title): 김대중 죽이기의 저자 강준만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kds)
날 짜 (Date): 1995년07월18일(화) 22시11분28초 KDT
제 목(Title): 김대중 죽이기 의 저자 강준만


저자 강준만

이 한국 사회에서 하필 이시점에서 (95년 2월 23일) 김대중을

소재로 언론과 반대편에 서서 발언한다는건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숱한 곡해와 왜곡과 편견의 짐을 
                                                    
고스란히 지고 가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이건 결코 괜한 엄살이 아

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김대중에 관해 말하기가 왜 그토록 어려운지,

그 전후 사정을 차근차근 하나씩 밝혀 보겠다.

 
그 첫째는, 김대중에 대해 제대로 말하려면 '전라도 차별'이라는

그 두터운 벽에 도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정치란 한편으로는 감정과 편견을 발산하는 과

정인 동시에 감정과 편견의 발산으로 새겨나는 결과물이다. 김대

중만큼 세상 사람들의 입방아에 자주 올려지고 오래도록 씹힌 정

치인이 또 있을까? 재야운동권의 토론석상에서부터 하다 못해 포

장마차 술좌석에 이르기까지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뜨거운 논쟁을

만들어 낸다. 그 누구도 김영삼을 놓고 그렇게까지 싸우지는 않는

다 이승만, 박정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김대중은 한마

디로 '뜨거운 감자' 인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사회에선 김영삼을 (또는 박정희든 이승

 
만이든) 아무리 열렬히 지지해도 '골수'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김대중은 조금만 지지해도 '골수' 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

다. 그래서 '친 DJ'로 낙인 찍힐까봐 할 말 다 못하는 지식인도

하나 둘이 아니다. 이만저만 불공정한 게 아니다.

그런데 왜 하필 김대중만이 그러한 걸까? (그건 곧 한국 정치의 베

일을 벗기는 일이기도 하다.) 김대중 문제는 결코 김대중 개인의 문
                                                     
제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의 지지자든 그

의 반대자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김대중 문제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

 김대중 문제를 김대중 개인의 문제로 끝내려는 시도의 대표적

인 예는, 그가 사라지면 지역감정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잖겠냐

 
는 견해다. 즉, 김대중을 포함한 이른바 '양김 구도' 가 지역감정

을 악화시켜 왔다는 얘기다. 이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정치

에 대해 한두마디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다. 이 주

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 이 주장 밑에는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 국민은 형편없이 어리석거나 집단이기주의적 탐욕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니까 그들의 어리석음이나 집단이지주의적 탐욕

이 발휘될 여지를 아예 없애버리자는 것이다. 그래서 '양김'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의 정계 은퇴는

몹시 반가운 일이었고, 그래서 그에게 '거인'이니 '영웅'이니 하

는 호칭을 붙여줘도 아깝지 않앗던 것이다. 지난 몇년간 한국의


내노라 하는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이 한국 정치에 관해 쓴 모든

글들이 일사불란하게 그런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그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회피다. 문론 세상

을 살다보면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의 회피가 더 효율적일 경우

도 많다. 그러나 이제는 김대중이 정계를 은퇴했으니 안심하고
                                                     
국민의 어리석음이니 집단이지주의적 탐욕을 꾸짖을 법도 하지

않은가? 그래야 앞으로 한국정치가 더 나아질 수 있는것 아니

냐? 이 말이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학자들은 김대중의 정계복귀

시나리오 따위의 기사와 논문을 발표하기에나 바쁠 뿐이다

 이렇듯 제대로 된 '심판'이 없다는 게 한국 정치의 비극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정치인과 유권자들은 둘다 위험한 집단이다. 탐

 
욕과 편견의 포로가 되기 쉽다는 점에서 말이다. 언론과 지식인

들의 견제는 그래서 필요한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된 게 언론과 지식인들이 더 위험한 짓을 해왔다. 그들은 누가

규칙을 어겨도 판정을 내리지 않느다. 오히려 일부 언론과 지식

인은 스스로 규칙을 어겨가면서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하게끔 유

권자들의 감정과 편견을 부채질 하기도 했다.

 조금 양심적인 척하는 언론과 지식인들은 또 양비론으로 일관

한다.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용공조작이 일어나고 지역감정

이 문제가 되어도, '정치란 더러운 것'이라는 둥 '정치 과잉' 을

경계해야 한다는 둥 '국민이 무섭지도 않느냐'는 둥 '모두 반성

해야 한다'는 둥 하나마나한 소리만 잔뜩 늘어놓기 일쑤다. 요컨

 
대, 자기 한 몸의 안녕과 영달을 위해 '뜨거운 감자'는 결코 건드

리지 않겠다는 거다.

 그런 문제의식으로, 김대중의 지난 대선 패배를 다시 한번 보

자. 많은 사람등이 용공조작과 지역감정 때문에 김대중이 패배했
                                                     
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올바른 진단이 아니다. 그건 정작 책

임을 져야 할 누군가를 은폐시키는 것이다. 예컨데 성수대교를 건너

다 죽은 사람이 다리때문에 죽은건 분명하지만, 그렇게 이야기

하기보다는 부실 공사와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죽었다고 해야 옳

지 않는가 말이다.(용공조작을 한사람 지역감정을 부채질한 사람

이 책임을 지게 해야하는데도  용공조작을 한사람이 누군지

지역감정을 부체질한 사람이 누군지를 밝혀 심판을 받지않아


체벌을 받지 못했으니..이해를 돕기위해 삽입.뭐 이해하시겠지만)

그러니 다시 물어보자. 김대중은 왜 대선에서 패배했는가? 그건

우리의 선거판과 정치판에 공정한 심판관이 존재하지 않지 때문이

다. 정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고 하나마나한 소리만 떠벌리는 언

론과 지식인들, 그들은 심판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이러

니 우리 사회의 내노라 하는 지식인들의 그 '핵심 피해가기' 어법

이 어찌 환멸스럽지 않겠는가. 그들은 열린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저 머리로 요것조것 재가며 이야기할 뿐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이런 판인데다, 현재 김대중이라고 하는

이 '뜨거운 감자'는 만주당 내분을 비롯한 전반적인 정계재편이

란 불속에서 더욱 뜨겝게 달구어지고 있다. 그 누구든 잘못 건

 
드렸다간 손을 데는 봉변을 당하기 십상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

으로는 나에겐 더 좋은 챤스라고 여겨졌다 (이글은 지난 

  95년 2월 23일에 작성)   현재 김대중과 관련해 진행중인 
                                                     
여러 이야기엔 과거의 김대중에 관한 무지와 편견이 더욱 증

폭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를 필요 이

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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