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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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imnot (반이정)
날 짜 (Date): 2002년 1월 21일 월요일 오후 03시 00분 54초
제 목(Title): Re: 서양 철학...?


* 좀 늦게 확인하고, 지금 급히 작성해서 올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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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공학도로서, 여기에는 별로 수긍이 안되는데요...
자연과학에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지만 영 이상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입자 물리학이 모든 문제를 풀어줄 경우, 화학이나
생물학이 할 일은 사실상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면 이상하
듯이요.

☞ 말씀하시려는 바는 알겠지만, 적당한 비유가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한정'을 두지 않고 김재권을 인용한 것은 잘못 한 거같네요.

다만, 현대철학에서 말하는 자연과학이 '문제를 해결할 경우'라는

부분은 인식의 문제에 있어서 신경과학과 뇌과학의 힘을 빌어 인지

과정을 '검증'하는 걸 의미합니다.  이럴 경우 데카르트조차 자신

의 이론으로 도무지 설명할 수 없었던 심신이원론의 해명을 위해

'송과선'과 같은 황다한 발상이 통할 수 없었으리라 봅니다.

다시 반문하신 내용으로...

저는 자연과학에 무지하기 때문에, 입자물리학이 화학이나 생물학

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  만일 그러하다면

그것을 정확히 묘사하려면 이렇게 되어야하는 거 아닌가요

<입자물리학은 화학과 생물학이 담당했던 '어떤 특정 부분'을

완전히 대체시켰다>라고. 즉 화학이나 생물학 이라는 일반명사

전부의 종언이 아니라, 그들이 과거에 해명할 수 없었던(왜냐면

tool자체가 맞질 않아서) 부분을 해소시켜줬다고 말입니다.

철학의 경우을 그것들과 비유하는 건 아주 적당한 거 같진 않습니다.

왜냐면 화학이나 생물학은 입자물리학이 할 수 없는 또 다른 부분이

있는 거 아닌가요? 여전히? 아닌가요?

하지만 철학에서 '인식론'은 철학이라는 전체 지형도를 두고 볼때

굉장히 큰 부분입니다.  그 부분이 자연과학 중 어느 학문(즉 신경

생리학과 같은...)에 의해 대체될 경우, 철학의 위상은 대단히

위기를 맞게 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인간이 소립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인간 사회를 소립자
물리학으로 보려는 환원론적 태도가 잘못된 것임을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듯이, 자연과학이 기본 문제를 풀어준다고 해서
대상이 다른 인간과 그 인간사회에 대한 학문(네... 저는 인문학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이 가지는 의미와 할 일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우선 저는 환원론적 태도가 왜 잘못된 건지 '새삼 거론할 필요

가 없을 정도'인지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고요.

대상과 다른 인간과 그 인간사회에 대한 학문이 꼭 인문학에만 국한

시킨다는 설정 또한 동의하기 힘듭니다.


>오늘날에는 오래 전처럼 철학이 세계(우주)의 근본 원리를 밝히는
tool일 수 없다는 것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자연과 인간과 그 사회를 통찰해서, 인간에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틀을 제시하는 것이 철학이 하는
일(혹은 일 중의 하나)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저는 오래전에도 철학이 세계의 근본 원리를 밝히는 툴이었다고

보진 않습니다. 철학의 기여도를 폄하하려는 건 절대 아니고요.

검증되지 못한 의문들과 미궁들을 파헤치려는 정신적 노력 일반을

거시적으로 '철학'이라고 이름해야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오늘날

카테고리화시킨 '철학'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라고 보거등요.

애둘러갈 필요없이 제가 묻고 싶은 건, 님께서 위에서 인용하신 바

자연과학 없이도 철학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신, <자연과

인간과 그 사회를 통찰해서, 인간에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기본

적인 틀을 제시> 하는게 비단 철학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볼 순

없을 것입니다. 그건 영화도 해줄 수 있고, 봉사활동도 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좀 좁혀야할 거 같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철학'의 큰 분야(인식/존재/윤리)들이 많은 부분

형이상학적 근거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시대가 지나면 지날 수록

그 근거들이 해명됨에 따라, 자리를 내주고 있는 철학의 현주소에

대한 논의여야할 거 같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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