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Tao ( 烏有先生) 날 짜 (Date): 2000년 11월 20일 월요일 오후 06시 25분 47초 제 목(Title): 노자를 웃긴 남자(71) 제 10장은 '시위현덕(是謂玄德)'이란 마지막 말로 끝난다. '그리하면 그것이야 말로 한량없이 높고 지극한 덕일 것이옵니다'이다. '현(玄)'은 앞뒤의 내용에 따 라 그 해석이 수없이 달라질 수 있는 글자이니 뜻과 같이 글자도 가물한 넘이다. 현빈이라 할 때는 '신비롭고 기묘한 계곡'이라 말할 수 있고, 현덕이라 쓰면 '가이없이 지극한'으로 읽을 수도 있고 '현람'이라 할 때는 '어둡고 컴컴한 곳을 본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사실 이런 말은 굳이 번역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현덕'은 열반이나 성불과 같은 소리다. 그냥 그대로 '현덕이라 합니다'라고 읽고 '현덕' 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하는 기 좋겠다. 왜냐 하면 '열반'이라는 말을 쓸 때마다 뜻을 풀어서 쓸려고 하면 엄청 길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덕'도 풀 어서 쓰면 작문이 되지 그게 단어가 안 되분다. 그래서 이런 말들은 걍 '현덕이 라 한다'고 읽고 '지극히 높은 덕을 일컬는 이름'이구나 생각하면 된다. 도올이가 이 말을 '가믈한 덕'이라고 옮긴 것까지 뭐라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 나 도올이 금과옥조로 삼는 왕필의 주는 솔직히 뱀발에 가깝다. 발을 그려서 조진 배암이 그림이다. 한번 읽어보면 되겠고, 그담에 이 10장의 마지막 결어가 너무 걸작이어서 그것만 옮기려 하니까 보기 싫더라도 참아 주기 바란다. 웃자는 거니 까. 『"(유비의)삼고초려"란 곧 "물"과 같이 자기를 낮추는 玄德의 지혜다. 그래서 제 갈공명과도 같은 天下의 지혜인을 부릴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의 대세는 반드시 지혜로운 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세익스피어의 비극 을 논해야 할까?』 마지막 말이 너무 멋있자나. '세익스피어의 비극을 논해야 할까?' 나는 저런 대 목에서 사실 도올한테 반한다. 내 머리를 순간적으로 혼란스럽게 만들거든.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순간적으로 머리 속에서 한바퀴 쌔리돌려봐도 할아방의 이 10장 하고 연결되는 장면이 떠오르지가 않는게라. 뭘 가지고 저런 기막힌 결구 를 꺼집어냈을까? 그거 생각하다가 내가 돌뻔 했다. 어떤 할일없는 인간은 모나리 자의 미소가 무슨 의미일까 평생 그 생각만 하다가 돌았다 카더마는 나도 돌 뻔 했 다. 내가 상대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고수다. 도올은. '세익스피어의 비극이라... 세익스피어의 비극... 세익스피어의 비극....' 에라 몰겄다. 궁금한 사람은 도올한테 직접 물어 봐. 하이간에 10장을 마감하면서 내가 할아방의 말씀을 한번 요약해 봤다. 그대로가 구름의 인생철학이고 좌우명이다.\\ 무욕무적(無慾無敵) ☜ 욕심이 없으면 적이 없고 무지무우(無知無憂) ☜ 아는게 없으면 걱정이 없고 부쟁불패(卑爭不敗) ☜ 싸우지 않으면 질 일도 없다. 그런데 와이 구름은 이리 적이 많고 싸울 일이 많노? 載營魄抱一,臺無離乎,湞氣致音,臺孀兒乎,滌除玄覽,臺無疵乎,齬民治國,臺無知乎, 재영백포일,능무리호,전기치유,능영아호,척제현람,능무자호,애민치국,능무지호, 天門開闔,臺無雌乎,明白四達,臺無爲乎,生之畜之,生而不蔭,爲而不恃,長而卑宰, 천문개합,능무자호,명백사달,능무위호,생지축지,생이불유,위이불시,장이부재, 是謂玄德 시위현덕 ◆ 도올 역 ◆ 땅의 형체를 한 몸에 싣고 하늘의 하나를 껴안는다. 그것이 떠나지 않게 할 수 있는가? 기를 집중시켜 부드러움을 이루어 갓난 아기가 될 수 있는가? 가물한 거울을 깨끗이 씻어 티가 없이 할 수 있는가? 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다스림에 앎으로써 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늘의 문이 열리고 닫힘에 암컷으로 머물 수 있는가? 명백히 깨달아 사방에 통달함에 함으로써 하지 않을 수 있는가? 도는 창조하고, 덕은 축적하네. 낳은 것을 소유하지 않고 지으면서도, 지은 것을 내뜻대로 만들지 않고 자라게 하면서도 자라는 것을 지배하지 않네. 이것을 일컬어 가믈한 덕이라 하네. ♡ 구름 역 ♡ 온나라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하여 그것이 떠나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백성들의 기운을 오로지 부드럽게 하여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 백성들의 섬돌(또는 마당)을 손수 딱아주고 그 어두운 곳을 살펴, 백성의 아픈 곳을 없이해 줄 수 있겠는가?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지(知)에 의존치 않고 할 수 있겠는가? 성인의 도를 행하는 데 있어 배필이 없이 할 수 있겠는가? 분명하고도 밝게 뜻을 온 천하에 전하면서도 꾸밈이 없이 할 수 있겠는가? 짐승들이 그러하듯이 없는 듯이 살며, 꾸밈에 의존하지 않고 우두머리이면서도 다스리지 않으면 이를 일컬어 '玄德'이라 하는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