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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Tao ( 烏有先生)
날 짜 (Date): 2000년 11월 11일 토요일 오후 04시 03분 05초
제 목(Title): Re: 도올논어 8강 


>타오님께서 역사보드에 적어주신 정약용의 논어 고금주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을 하셨었는데, 이번 강의에서 김용옥의 정약욕에 대한 주된 비판 내용은
>정약용이  그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외 부분은 상당히 입에 침을 튀겨가며 정약용의 열악한 시대상황에서의 업적을
>치켜세우더군요.

저는 도올이 말하는, 자신이 살던 시대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게 구체적으로
어떤것인지 잘 감이 안오더군요.

조선왕조시대에, 왕조제를 폐지하자고 하는것이 시대의 한계를 뛰어 넘는건지.
신분제를 폐지하자고 주장하는게 시대의 한계를 뛰어 넘는것인지...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 다산은 시대의 한계를 못 넘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산 허균정도라면   몰라도.

그런데, 제가 받은 인상은, 도올은 다산을 깍아내리면서, 그걸 자기가 다산을
깍아내릴 수 있다는걸 보여 줌으로써, 어떤 반대의 효과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약간 딱하게도 느껴져요.

그러면서, 고주(古注)는 하나 하나 다 까는데, 주자주注는, 직접 못까고
빙 돌려서 깐다고 하던데....  그러면서, 보안補案 이라는 말을 쓰면서,
보충해서 comment단다 정도로 말을 하낟고 하던데, 그걸 보면서,

맹자요의를 보면,

자반이축이면, 수천만인이라도 오왕의 이어니와
자반이 불축이면, 갈관박이라도 오불췌언이라. 하는 말이 나옵니다.

저중에서, 주자는,

내가 내 자신을 살펴보아서 떳떳하지 않으면, 하찮은 신분의 사람이라도 두렵게 할
수 없거니와. 하고 해석을 했는데, 즉, 오불췌언 - 그를 두렵게 한다.

다산은  호연지기에서, 두렵고 두렵지 않고는, 나한테 달린 것이니, 다른 사람을
두렵게 하고 안하고는 상관이 없다. 그러니,

내가 살펴보아서 떳떳하지 않으면, 하찮은 신분의 사람이라도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하고 해석을 내리고 있습니다.

중용자잠을 보면, 주자가 끊어읽은게 잘못 되었다고, 문장 중간에, 그냥 사정없이
'구(句)'자를 집어 넣어놓은게 보입니다. 거기에서 끊어 읽으라는 소리겠죠.

그리고, 다산이 고주를 그토록 열심히 깐 이유는 주자를 까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주자 한사람이 뭐 그리 죄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주자 이후에,
주자학은 관학으로 800년간 중국과 우리나라를 지배해 왔고, 주자학의 사유구조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나라가 다스려 졌죠. 그리고 그게 문제라고 본 것이고.

인간의 정신개조.

중국만 해도, 명대의 양명학, 청대의 고증학이 성행했는데, 우리나라는 오직,
주자학만이, 조선이 망할 때 까지 기승을 부렸죠. 그 만큼 다른것을 받아 들이기를
거부한 것이고, 사람이, 생각이  정체되어 있었다는 말이었겠죠.

다산이 젊었을 때 서학에 경도되었던 것도, 그런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일제시대에 우리의 그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혹 했던 것처럼.

일본의 학자들에 비해서, 다산은 주자라는 사람을 끊임없이 의식했다. 라는 말을
하던데, 그 말은 맞는 듯 합니다. 그런데, 다산이 넘고자 했던것이 바로
주자였겠죠.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자의 사유을 지닌 그 커다란 사회 체계.
그리고 그런 작업의 하나가 다산의 경학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런데, 다산은 역시 체제를 옹호하는 쪽인것 같습니다. 1표2서에서도 끊임없이
주장하는것이, 결국은 땅과 농민을 묶어두고자 하는 것이었거든요.
이농이 많이 생기면, 군역, 세금에 문제가 생기고, 군역 세금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 자체의 존립에 문제를 가져오니깐 말이죠....

암튼, 도올은 다산을 서기 2000년의 잣대로 보니, 시대의 한계를 못 넘었다는 말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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