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Hyena (  횡 수)
날 짜 (Date): 2000년 6월 27일 화요일 오후 09시 33분 14초
제 목(Title): Re: 질문 있어요.


윗 저의 댓글에 이어서 씁니다.
김용옥씨는 어제 노자 강의에서 無爲를 비워서 다양한 가능성을 
허용한다는 虛의 개념으로 설명을 했는 데, 이런 개념으로는 
도리어 아무 것도 하지말라는 쪽으로 단순한 해석을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노자의 無爲는 결코 단순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無爲而無不爲, 즉 無爲지만 하지 못 함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제대로 못 하거나 제대로 알 지 않으면, 차라리 가만히 있느니 
못 하다는 겁니다.(그렇게 보면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대답하는 
저도 해당되지만... ^^; )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전통 서양 철학에서는 노자의 이러한 無爲와는 
반대의 철학을 가진 듯 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나쁘다'라는 식이죠.
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어코 입신 출세를 해서 부모의 이름을 
드러나게 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은 자연히 공격적, 경쟁적인 성격을 띄게 되어
타자를 배려하지 못 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낳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서양은 지난 세기를 통해서 다른 세계를 인간 이하적인 존재로
완전히 무시하고 식민 지배했며, 일방적으로 기독교를 강요하였고, 
최근에는 서양의 독단적인 가치관을 세계화란 미명하에 킬링 필드와 
같은 적자 생존 논리의 신자유주의를 확산시키려 합니다.
신자유주의는 쉽게 말하자면 어른 같은 완력을 지닌 미국이 아직 
어린애와 같은 미약한 힘 밖에 없는 제 3 세계와 똑같은 조건에서 
1:1로 맞짱 뜨자는 논리와 똑 같습니다.
힘으로는 베트남에게 조차 개망신을 당했으니 이제는 남은 건 그들의 
경제적인 완력으로 나오는 겁니다.

노자는 그 배경은 다르지만 이러한 힘을 가진 자, 부를 가진 자, 
지식을 가진 자의 사사로운 목적을 지닌 횡포를 섯부른 有爲의 철학
으로 보고, 그 반대인 無爲를 반어적으로 강조합니다.
따라서, 노자의 無爲란 하지 않음이 아니라 하려면 자신의 힘, 부, 
지식을 남용하지 말고 공정하게 제대로 하자는 것으로 봅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찌그러져라 이거죠...
도리어 노자의 無爲는 가장 적극적인 有爲와 일치한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노자 곳곳에서 노자는 강한 정치성을 띄는 것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