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june) <idial38-203-231-> 날 짜 (Date): 2000년 4월 20일 목요일 오전 02시 47분 49초 제 목(Title): Re: [도교] 도덕경 25라는데...질문요 > >어노니에도 올렸는데 아무래도 이곳에 더 잘 어울릴것 같아 >올립니다. > >도덕경의 25장인것 같은데요... > >Humans model themselves on earth, >Earth on heaven, >Heaven on the Way, >And the way on that which is naturally so. > >이것을 간단한 해석 말고 뜻풀이를 어떻게 하고 >이해를 해야 할까요? 각기 무엇을 뜻하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 >부탁드립니다.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도덕경 전체를 통틀어 "法"이라는 글자는 총 다섯번 출현합니다. 말씀하신 25장에서 네번이고, 57장에서 "法令滋彰(법령자창)"에서 "법령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도둑이 많아진다"라는 컨텍스트 속 에 나옵니다. 쉼표를 찍어 놓은 것을 보면 아시겠지만, 여기서 法은 57장과 는 달리 동사로 해석합니다. 이것은 1장에서 道可道라고 할때의 두번째 道가 동사화되어 쓰이는 것과 같으며, "법으로 삼다"라 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人法地라는 것은 사람은 땅을 법으로 삼는다는 겁니다. 법이라는 글자는 물 수水와 갈 거去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회의자 입니다. 물이 가는 길이 '법'이라는 것이지요. 물은 자기 맘대로 흐르는 법이 없습니다. 물길을 따라가지요. (혹시 물길을 따라 가는게 물의 마음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것도 땅에 나있는 '인간 길'을 따라서 왔다 갔다 한다는 이야기이고, 그러한 땅이라는 것은 하늘에 나있는 '땅을 위한 길'을 따라 다니는 것이며, 하늘은 '도' 라는 것에 난 길을 따라 다니고, 도는 따라 다니는 것이 특 별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지 맘대로 다녀도 그게 다 길이 더라 이겁니다. 여기서의 땅과 하늘은 우리가 말하는 물리적 땅, 하늘만을 가리 키는 것이 아닙니다. 땅이란 내가 발 딛고 생활하는 모든 터전을 의미합니다. 나무,동물, 심지어는 날아다니는 새까지 모두 땅에 속하는 것들이지요. 우리는 이런 땅에 난 길(물리적 길이 아님) 을 따라 다닌다는 겁니다. 한번 이름없는 산에 놀러갔다가 석굴속에서 매일을 보내는 할아 버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저보고 뭘 공부하냐고 물었 습니다. "도를 공부합니다"/"도? 사람이 가야할 길? 그거 따로 공부할 필요있나? 여기 산 위 굴속에 앉아서 내려다 보면 사람 다니는 길 다 보여" (工夫라는 것은 우리가 등산로를 내 듯 자신의 몸에 길을 내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터전으로 삼고 '법'으로 삼는 땅도 사실은 하늘 에 난 자신을 위한 길을 따라 다닌다 이거죠. 여기서의 하늘이란 '시간과 변화'의 의미가 강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와 달, 해, 별의 운동 등이 모두 하늘이죠. 봄에 싹이 피었다 가 겨울되어 땅 속으로 숨는 것 이 모든 땅의 변화가 사실은 하 늘에 난 길을 따라 다니면서 나타난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하늘도 사실 본 받고, 또 '법'으로 삼는 것이 있 습니다. 그것이 '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놈, 도라는 놈은 또다시 본 받는 놈이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습니다". 역설적인 이야기인데, 자기 자신 외에 따로 본 받는 놈이 없다는 면에서 '법'으로 삼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되면서,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본 받기에 하여튼 뭔가 '법'으로 삼는게 있긴 있다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흔히들 왕이 "내가 하는게 바로 법이다" 그런 소리 하죠? 그걸 비유로 하는 건 너무 유치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