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0년 3월 27일 월요일 오후 10시 14분 32초
제 목(Title): Re: [발제] 或不盈 -- 王弼 주에 대해...


왕필의 노자에서 노자 4장 첫머리의 '道沖而用之或不盈' 부분에 대한 왕필주를 보면
 
沖而用之, 用乃不能窮. 滿以造實, 實來卽溢.
故沖而用之又復不盈, 其爲無窮亦已極矣.
 
빈 채 쓰면 다 쓸 수 없으나 가득 채워져 있으면 넘치게 된다.
그러므로 비워서 쓰고 또 다시 채우지 않으니 그 무궁함이 이미 지극하다.
 
왕필주에서 '沖而用之, 用乃不能窮' 부분과 노자 4장의 '道沖而用之或不盈' 부분을
비교해보면, 곧 찰 盈자는 궁할 窮자와 같은 뜻으로 해석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궁할 窮자는 다할 盡자와 비슷한 뜻이므로,
따라서 盈= 窮, 盡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김용옥 씨의 4 장 해석에도 나옵니다.
        
------------------------------------------------------

위 인용부분의 첫번째 줄에서 쓰인 窮이 沖而用之或不盈의 盈과 호환되는 글자로서
쓰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오히려 滿이 盈과 호환되는 글자로 쓰여,
어째서 채워 쓰면 안되는가를 부연설명해 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不能窮은
沖而用之한 결과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일 뿐, 이것이 不盈의 뜻으로 여기에 쓰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 줄을 보면 역시 無窮은 "충이용지우복불영"의 결과를 
설명하는 데 쓰인 것을 볼 수 있죠.

漢韓大字典(민중서림) 에서 皿부 4획 '빈그릇충(中+皿)'자의 용례를 보면 노자의 
해당 구절은 '道충而用之, 又不滿(老子)'으로 돼 있습니다. 어느 판본에서 인용한 
것인지 불확실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여기서도 盈과 호환되는 글자로서 위에서 
인용하신 왕필 주의 첫째줄에 있는 滿이 쓰인 적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토요일 번개때 제가 산 책(黃登山 편저, 『老子釋義』)를 뒤져보니
高亨의 '老子正고[言+古]'에는 盈의 당시 발음이 逞(령-뽐내다)과 같았고, 
左傳襄公25年傳에 『不可億逞』, 杜씨가 주석하길 『逞은 盡이다』라고 했으며,
옛날에는 盈과 逞이 통용되었다는 말이 있어서 횡수님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자 텍스트나 왕필의 주석만
놓고 볼 때에는 盈자를 그대로 窮이나 盡으로 해석할 근거는 희박하다고 보입니다.




par·sec /'par-"sek/ n. Etymology: parallax + second
Date: 1913 
: a unit of measure for interstellar space equal to the distance to 
an object having a parallax of one second or to 3.26 light-years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