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String ( 멀 더 ) 날 짜 (Date): 1999년 11월 4일 목요일 오후 04시 09분 57초 제 목(Title): Re: 인간에게 현실은 감각일 수 있나요? 일단 마음에 대한 저의 짧막한 이해에 대해 말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님께서 쓰신 마음(의식)과 신체의 경계의 모호성에 대하여는 동감하는 편입니다. 그 경계 란 두가지의 범주(criteria)가 일단 구분된 상태에서의 접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 니겠지요? 의식의 어떤면 - 이를테면 감정, 분석적 능력, 기억 등등 - 은 신체의 어느 부분과(특히 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또한 오버랩되기도 하며 특정 부위 의 손상시에 오는 마음의 불완전성을 명확하게 규정하기엔 너무 복잡한 것이 많습 니다. 마음은 '뇌의 지역화된 기능들이 신경망이라는 넷트웍상에서 총체적으로 발현하여 하나의 개체로서 자신을 인식하고 조직되어진 투영체' 라고 나름대로 거창하게 정의해 보겠습니다. 뇌의 지역적 기능과 마음의 여러 능력을 일대일로 연결 지으려 는 국지화론자들의 노력은 일단 성공을 거둔것 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뇌의 지도를 작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완성되면 마음의 모든 기능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러나 하나의 객체가 다른 객체를 인식하려면 둘간의 상호작용(interaction) 을 통하여 가능할 겁니다. 물리학의 에를 들자면 뉴트리노 라는 입자는 보통의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므로 거시세계에서 아무런 문제도 불러 일으키지 않습니다. 지금도 많은 수의 뉴트리노가 우리 몸속을 지나가 고 있죠. 즉 뇌의 여러 부분적 기능들의 수평적, 수직적 나열은 별로 의미가 없습 니다. 그러한 뇌의 기능들이 서로를 보완하고 억제하며 통제하는 관계의 지점에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요? 인식은 상호작용을 통하여 일어나며 상호작용은 전달자와 정보, 그것이 돌아다니는 네트웍을 필요로 하겠죠. 좌뇌가 우뇌를 인식하 고 또 우뇌는 좌뇌를 연수는 대뇌를 인식하고.... 이러한 거대한 상호 인식은 자신 을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코카인에 심하게 중독된 사람도, 우울증에 빠져 괴로워하는 이도, 혹은 암을 선고받은 이도 자신을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신 분열증'이란 말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환자들은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자신의 의식안에서 분리되는 것을 느낍니다(표현이 애매하지만.-_-;;). 자폐증 환자에게서 그러한 넷트웍기능의 상실을 보통 이야기 합니다. 그들은 따로 존재하는 정보들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많은 정보가 뇌의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지만 그것들을 종합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몇전전에 후배랑 맥주를 마시는데 한 사람이 우리 주위를 둥그렇게 계속해서 돌더군요. 그는 자폐환자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한 바퀴를 돌고나서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 다. 즉 한 바퀴를 돌았다는 사실과 돌게 된 이유를 담고있는 정보가 따로 놀고 있 는 것입니다. 감정에 대한 간단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좋아하던 저의 개가 죽었습니다. 저는 개의 죽음을 시각중추로 부터 받아들여 반응을 요구하는 신호를 어딘가로 보낼 것입니다. 그러면 기억이 쌓여있는 일종의 데이타베이스로부터 그런 죽음의 이미지 를 찾아내고 그것을 필터링하여 신체에 달갑지 않은 감정으로 분류된 신호를 눈물샘 에 보내던지 가슴을 뛰게 만드는 약물(?)을 만들어 낼것입니다. 상당히 기계적이지 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시각중추엔 슬픔이 없고 기억중추에도 슬픔이 없습니다. 가슴에도 슬픔이 없습니다.(문학적인 사람은 저를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여기서 슬픔이란 그 시작과 끝의 단일화된 프로세스입니다. 저의 의문은 여기서부터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브레인의 기능이 신경망위 에 재조직화 된것이라면... 그러한 기능들을 통합하는 중추는 무엇인가? 그러한 기 관이 있다면 그것은 어디에 위치하며 그것은 자신을 재조직화 (진화?) 하는 능력이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예를들어서 상반되는 두개의 의지가 있습니다. 한 마약중독 자가 마약을 끊어야하겠다는 의지와 금단현상때문에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가 충돌 하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또한 그것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상위의식(기능)은 존재하 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뇌의 지도는 언젠가 그릴지 모르겠지만 마음의 지도는 그리 기 힘든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이지만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도 빼놓 을 수 없겠군요. `Ghost in the shell' 이나 한번 더 보면 단서를 얻을라나?^^ limelite 님께 답을 해달라는 것은 아니구요... 세계관의 선택에 대해선 그 유전적 패턴이 고려되어야 하고 자라온 배경, 사회화 의 과정이 중요하겠지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 '주관적 관념론자'는 아닙니다. 외부의 객관세계를 분명히 인정하고 하얀 도화지와 같은 마음이라는 곳에 그 경험을 써넣는 과정에서 허위와 진실을 가려낼 수만 있다면, 아니 적어도 관찰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요약하자면, 1. 객관세계는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버클리 주교의 말장난("To be is to be percieved") 같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 마음을 신체와 구분하여 명확하게 경계선을 긋기는 어려우며(limelite 님이 지적하셨듯이), 오히려 신체의 유기적 넷트웍위에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로서 마음 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다. 3. 그러면 몇가지 의문이 생기는데 마음의 지도를 그려주는 상위개념이 필요한가이며 아직 잘 모르겠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들 감기조심. 우~~ T.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