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quack (승진아저씨) 날 짜 (Date): 1999년 11월 4일 목요일 오후 01시 19분 45초 제 목(Title): Re: 인간에게 현실은 감각일 수 있나요? 감각, 감각의 해석, 의식 이렇게 3부분으로 분리해서 생각하면 어떨까요? 시각을 생각해 봅시다. 망막에 비친 친구 얼굴의 영상은 시신경을 통해 뇌의 영상 처리 회로로 전달되고, 여기서 영상이 걸러지고 처리되어 의식의 영역으로는 부호화된 추상적 정보만이 전달된다고 합니다. 친구 얼굴을 알아볼 수는 있지만 제대로 그리기 힘든 이유는 영상 처리 회로에서 저것은 아무개의 얼굴이다! 라고 인식해 버리고 의식의 영역에는 그 영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그림을 잘 그리려면 가능한 많은 영상 정보가 의식의 영역에 도달하도록 저것은 아무개의 얼굴이다라는 생각을 가급적 하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대상의 크기 입체감 명암 색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청각을 생각해 봅시다. 갑자기 들리는 소음은 의식의 영역에 전달됩니다. 하지만 그 소리가 계속되면 귀와 의식의 중간쯤 되는 소리를 해석하는 부분에서 그 소리를 걸러버리고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의식은 그 소리를 못듣게 됩니다. 대화를 할 때 의식에는 이미 처리되고 해석된 정보가 전달되지 들리는 소리 자체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겟지요. 익숙하지 못한 외국어를 듣는 경우라면.. 정보라기 보다는 들려오는 소리 그 자체에 근접한 형태의 정보가 의식에 전달되어 올 텐데.. 감각의 해석 부분에서 해석되지 않은 정보 앞에서 의식이 얼마나 무기력한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고통이란 감각 역시 해석되어 의식에 전달되는 듯 합니다. 아주 굉장한 고통이지만 의식의 영역에 도달하지 못하고 차단되기도 하고, 사소한 고통이지만 끔찍한 상상과 결부되어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하고.. 의식을 담당하는 부분을 메인 CPU라 한다면 감각의 해석 부분은 I/O 컨트롤러라 하면 되나요? :) 메인 CPU의 부하를 덜어주는 이 감각 I/O 컨트롤러는 놀라운 처리 능력을 보여주지만 과거의 경험, 현재 감정 상태, 의식의 상태, 건강 상태에 영향을 받아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는 듯. ----- '사소海' 이니 '곧하山' 이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