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가 맞음...) 날 짜 (Date): 1999년 4월 9일 금요일 오전 03시 10분 06초 제 목(Title): Re: 프레임문제. > 파인만 책에선가 본 얘기 중에 다음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 > 무어냐 하면 세상을 완전히 계산하는 컴퓨터는 세상 그 자신일 수 밖에 없다. > > 라는 것이지요. 프레임 문제는 잘 모르지만(그놈의 백과사전에도 안나오기 때문에... 흑...), 전에 대상을 의식에 반영하는 문제를 생각하면서 위와 비슷한 결론에 이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 예를 들어 제 눈 앞의 플로피 디스크를 의식에 반영 한다고 해 보면요. 보통 우리는 대상, 여기서는 플로피 디스크에 대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부분만, 특히 필요로 하는 부분 중에서도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부분만 의식에 반영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 이 플로피 디스크의 모든 것을 의식에 반영하려 한다고 해 봅시다. 플로피 디스크를 구성하는 모든 분자, 원자, 소립자 등등등을 반영해서, 결국 플로피 디스크가 점유하는 공간과 공간 내 모든 물질(공간과 물질이 다른 것이라고 할 때)을 우리 의식에 반영 해야 할 것이고, 이런 과정을 계속하면 결국 우리 의식 속에 대상이 되는 플로피 디스크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이르게 되겠지요. 그래서, 제가 당시 얻은 결론은 대상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였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 "나는 너를 이해한다"와 같은 말이 얼마나 어려운 말이며, 한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는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나는 너을 이해한다"는 말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완벽한 재현에 그치지 않고, 플로피 디스크의 변화까지 완벽하게 계산한다(혹은 의식에 반영한다)고 욕심을 부려보면 어떻게 될까요? 플로피 디스크는 주변 공간과 물질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주변의 공간과 물질은 또 그 주변의 공간과 물질과 상호작용을... 그 주변의 공간과 물질은 또... 이렇게 해서, 플로피 디스크의 완벽한 변화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플로피 디스크를 완벽하게 재현해야 할 뿐 아니라, 결국 (아마도) 우리 우주 전체의 유기적 관계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은 사실상 우리 우주를 완전히 계산하는 것이며, 이것은 또 역시 우리 우주 전체를 우리 의식에 반영하는 것이고, 이것을 플로피 디스크의 의식 반영처럼 생각하면 의식에 우주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모든 사물의 변화를 생각할 때 우주 전체를 생각해야한다는 말이냐는 질문도 가능할텐데요. 플로피 디스크라는 대상을 이해할 때 대상 전체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기 보다는,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만 알아도 충분히 유용한 한 것처럼요. 플로피 디스크 주변의 공간에 대해 반영할 때도, 의미가 작은 주변 공간 및 존재와의 연관 관계에 대한 고려는 제외하면, 전체 우주에 비해 무척 작은 공간에 대한 고려 만으로도 우리에게 충분히 유용한 플로피 디스크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바이고요) 그래서, 저라면 위 파인만의 말을 "세상의 일부를 완전하게 계산하는 컴퓨터는 세상 그 자신일 수 밖에 없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또, 세상을 완벽하게 계산 한다면, 또 그 계산 속에 다시 우리의 세상이 들어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우주를 완벽하게 계산하면, 그 계산 속에도 나와 나의 의식이 있을 것이고, 그 계산 속의 나도 지금 우리 우주에서처럼 행동하겠지요. 그럼, 이런 문제도 생각할 수 있을텐데요. 그 계산 속의 나가 진정한 나인가,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나 자신이 진정한 나인가... 장자의 꿈에 나오는 나비 (맞나?)처럼 구별할 수 없는 것이고, 어쩌면 구별이 무의미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세상을 완벽하게 계산하는 컴퓨터는 그것 역시 세상이고 혹은 세상 그 자신이기도 할 것입니다. (파인만의 말은, 세상을 완전히 계산하는 컴퓨터는 세상 그 자신 하나 밖에 있을 수 없다, 즉 유일하다는 의미일 가능성도 있고, 우주의 일부분이 또 우주 전체를 재현한다는 것은 보통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유일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유일하다를 자신있게 주장할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쪽 가능성은 배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후에 저도 생각이 좀 발전했는데요. 등가 정보를 변형된 다른 형태로 저장할 수도 있다는 데 생각이 또 가면서 약간 바뀌었습니다. 대상에 대해 완벽하게 의식에 반영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의식에 넣은 것인데, 이 정보가 꼭 대상과 같은 형태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입증할 수는 없지만, 플로피 디스크의 예를 계속 들어서, 플로피 디스크에 대한 완전 하게 이해하는 것은 실제 플로피 디스크를 완벽히 재현하는 것이지만, 완전 재현도 이해의 한 방법에 불과하며, 플로피 디스크 구성에 대한 완벽한 정보을 실제 플로피 디스크와는 다른 형태로 결합시키고, 다른 형태로 배치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랙탈 코딩 같은 것을 이야기를 하면, 간단한 규칙과 그 규칙에 따라 점을 찍는 매카니즘으로부터 고사리 잎과 같은 복잡한 도형을 재현해내는 신기함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이 많이 이야기가 되는데요. 비슷하게, 언젠가는 인간이 플로피 디스크 주변 공간에 대한 우주 전체의 유기적 규정력과 등가인 정보, 그리고 실제 플로피 디스크와 완벽히 등가인 정보를, 실체와 다른 형태로 좀 더 간략하게 구성해내서, 그것을 우리의 의식이건 컴퓨터의 메모리 속이건에 집어 넣고는, 우리 우주 속의 플로피 디스크의 변화를 완벽히 재현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시대라면 또 우리 우주를 무수히 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닐까요? ^^ 먼 길 돌아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