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seonguk (최성욱) 날 짜 (Date): 1998년 8월 12일 수요일 오전 01시 32분 14초 제 목(Title): Re: 최성욱님께. 에구, 아무리 농담이라도 "자격"이라고까지 말하시면 제가 괴롭지요. 말그대로 제가 무슨 자격이 있어 글을 못올리게 막는 것 같지 않습니까. 저도 여기 보드에 자주 글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가끔 들러서 읽기나 할 뿐인데요. 그리고 제가 쓴 글에서 자꾸 엉뚱한데 관심을 가지시는데요..괜히 길게 복잡하게 썼는지 몰라도 그냥 간단합니다. jesusk님이 글을 올리시는 것은 분명한데 이미 죽어서 고인이 된 사람이 답을 줄거라는둥 이런 소리를 해서 상당히 헷갈리게 만들고있으니 좀 구분을 하던지 아니면 적어도 누군가 질문을 할경우엔 jesusk님 스스로의 견해를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불평한 것이 거의 다입니다. 기독교인얘기 는 사실 별로 중요한게 아니고 요즘 제 심기가 그쪽으로 안좋다는 걸 그냥 같이 비 춘 걸로 들으시면 됩니다. 어쨌든 그럼 쉐퍼 얘기를 해보죠. 제가 "질문"이라고 표현은 했습니다만 나름대로 그냥 막바로 문제점을 지적하기가 뭐하길래 jesusk님이 좀더 시간을 갖고 생각도 더 해볼 시간을 드리기 위한 것이었는데 서두르시네요. ^^ 구체적으로 얘기할려면 이거 글이 엄청나게 길어질 것 같은데, 어쨌든 해보겠습니다. 일단 쉐퍼 책 마지막으로 본지가 거의 8년가까이 되기 때문에 남아있는 기억에 의지해서 앞글에서 했던 질문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가 대학 1학년 끝날 무렵이었네요) 복잡하게 번호 매기기까지 했습니다만, 제가 했던 질문의 요지는 역시 참 간단 합니다.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철학보드의 괜히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어떤 놈이 쉐퍼책을 날림으로 대강 읽고나더니 " 푸하하, 이건 교묘하게 현대 철학 용어랑 이론을 열심히 인용하여 새로운 포장을 하고 있지만 그 낡아빠진 토마스 아퀴나스의 우주론이랑 결국엔 다른게 하나도 없잖아?" 라고 했을때 쉐퍼를 존경하는 jesusk님은 어떻게 대응을 해서 그 사람에게 차이점을 설명할 것인가를 물은 겁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이 허접 쓰레기일뿐인지는 사실 별개 문제이고 또 논의 할 필요가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일부 카톨릭 신부를 제외하곤 아무도 인정안하는 성 토마스 우주론의 재현이라면 아무래도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 여담입니다만 저는 중세철학에 매우 관심이 많습니다. 쓸데없는 탁상공론도 아주 많지만 귀중하고 가치있는 사유들도 많거든요. 맞고 틀리다를 떠나서 말입니다) 근데, 저는 쉐퍼의 신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는 부분이 결국엔 성 토마스의 생각 과 크게 다를바가 없고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에 찬동할 수 없듯이 쉐퍼의 생각 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신존재가 증명이 가능하느냐의 질문은 사실 jesusk님에게서 "가능하다" 나 "아니다"라는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닙니다(그랬다면 묻는게 바보죠.) 제가 알고 싶었던 것은 jesusk님이 신의 존재 증명가능성의 문제가 과연 그 결과 에 따라 기독교인에게 유리할 것인지 무신론자에게 유리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 는가였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신의 존재를 논리적인 결함없이 증명했다면 누가 제일 좋아할까요? 제생각엔 똑똑한 무신론자가 제일 반가와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실증적 또는 경험적 방법에 의존하여 존재를 증명당한 그 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서 설명되어진 신 - 세계에서 운동을 일으키며, 그 자체는 운동하지 않는, 하나 또는복수개의 실체이자 실재적인, 즉 유한한 부동의 동자 - 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이어서 역으로 기독교 유신론을 반박하는 증명을 성공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바로 "성경"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위격과 속성을 가진 하나님과 다르다란뜻.) 이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제가 한 흄 얘기와 관련있습니다. 흄은 말하기 를 "결과"로 부터 "원인"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원인에 대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꼭 필요한 만큼 이상의 속성을 원인에 부여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라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즉,앞글에서 인용한 "유한한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은 유한한 신 일 뿐이다"를이끌어낸 것입니다. 흄의 이런 논리적 설명이 과연 논박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스스로 생각도 해보시고 철학사도 검토해보면 되겠지요. 그럼 다시 쉐퍼로 돌아와보죠... 쉐퍼가 신의 존재를 위해 어떻게 이끌어나갔는지 기억하시겠지요. 제가 한 1번 질문에서 저는 쉐퍼의 "기본 변증 방법론"을 인용하여 말하기를 쉐퍼가 무신론자(이하 불가지론자를 포함하여 그냥 통칭하겠습니다)를 초청하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감각과 이성"을 이용하여 세상을 보고 판단하여 실재에 가장 가까운 대안을 찾아보라라고 권하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문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잘 안났었는데 jesusk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단어들이 기억나는군요. 정말 재미있게도 쉐퍼는 그의 책 "거기 계시며 말씀하고.." 에서 형이상학적 필요성, 인식론적 필요성,도덕론적 필요성등으로 나누어서 하나님 존재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결국엔 인간의 "감각 기능에서 얻은 감각자료(data)"를 사용할 것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쉐퍼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자신의 감각적 관찰을 하면서 (인간간의 사랑, 인간됨,인격등), 이를 기본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처음 원인 또는 출발점의 인격적 속성으로의 이끎을 인도할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제가 어떤식으로 전개해나갈지 대강 감이 잡히지 않으십니까.앞서 신존재증명 가능성 운운한 내용과 관련해서 말입니다. 보충설명을 위해 잠깐 아퀴나스 얘기를 한가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앞글에서 질문한 아퀴나스의 신의 속성에 대한 유비적 해석이란 신의 속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어디까지이고 그걸 어떻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설명방법이 되겠는데요. 예를 들어 하나님의 선함과 인간의 선함이 과연 같은 속성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 또는 우리의 감각으로 파악하는 물질의 "존재함"과 신의 "존재함"은 같은 술어로써 사용가능한가? 등의 평범한 우리들의 의문에 대한 답변이 됩니다. 이때 만일 그의 완전한 차이를 인정해버리면 신에 대한 완벽한 불가지론에 빠지게 될 뿐인거고 완전한 동일함을 인정해버리면 인간에게서의 초월성이 부정되어버리고 그 본질적인 차이를 무시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유비적 해석 즉 일정한 교집합을 갖는 벤다이어그램과 같은 "일정비율적" 인식 방법론입니다. 말하자면 사람이 선하다는 것은 사람의 방식에 맞게 선한거고 하나님이 선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방식에 맞게선하다라는 식의 부분적으로는 같고 부분적으로는 다른 형식을 의미하는 해석 방법인 것입니다. 이 유비적 해석 방법론의 문제점을 아시겠는지요? 네...동일 술어에 대한 다의적 해석을 결과적으로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이것은 세상에서 관찰된 감각자료의 "존재"로 부터 하나님의 "존재사실"로 이끌어나가는 논리에 적용할경우 앞의것은 세상에게 타당하고, 나머지 하나는 하나님에게 타당하다는 식의 "다의성 논리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런식의 유비적 해석 방법론이 애초에 왜 나왔느냐를 따져보면 성서를 미리 전제하는 것이 논리적 오류라 확신한 아퀴나스의 고집때문이고 이 세상으로부터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그의 헛된 노력의 인식론적 뒷받침이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아퀴나스와 쉐퍼는 이점에서 너무나도 닮아서, 무신론자의 기독교인에 대한 순환론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 성서를 배제하고 인간의 감각자료를 먼저 시험해보도록 했다는 얘기고, 오히려 쉐퍼는 아퀴나스와 달리 인식론적 해석에 대한 방법론의 제시도 없이 인간의 인격에서 신의 인격으로의 직접적인 이끎을 시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 신의 인격에 대한 설명에서 쉐퍼가 성경을 제시했다는 것은 잘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우리가 세상에 대해 관찰함을 "먼저" 허락하도록 함으로서성서에서 설명하는 "실재"라는 것에 대한 필연적인 길을 만들어놓지 못하게 되었고,우리 나름의 세상에서 관찰된 결과와 가장 적합한 신을 창조,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겁니다. (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에서 그 전직 신학생이 창조해낸 신 - 그럴듯하지 않던가요 ? ) 제가 쉐퍼에 대한 이런 비판의 적절한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쉐퍼 책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통찰력있는듯 보이지만 제가 지금까지 한 얘기를 가장 통렬히 보여는 주는 것은 바로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입니다. 쉐퍼의 진술 - "만일 기독교의 교리가 삼위일체가 아니었다면 나는 불가지론자 였을것이다"라는 말을 볼 수 있을텐데요, 이말은 결국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에서 의 인격적 교류가 신과 신 간의 인격적 교류의 반영일 수 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관찰"에서 삼위일체에 대한 유일한 믿음의 근거를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확인해보세요....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긴 글 쓰는게 익숙치 않아서요.. 길게 썼습니다만 제 말의 요지를 정리하면, 자신이 공명정대함을 보이기위해 성서를 처음에 배제하고 무신론자를 관찰에 초청했던 쉐퍼의 변증 방식은 결국 대부분의 논리적인 사람이 받아들일 수 없는 토마스의 우주론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저의 위와같은 비판은 저의 독창적인 생각은 물론 아니며, 몇몇 주의깊은 신학자, 철학자들의 책 몇권을 참조하여 나름대로 구성해서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기억을 더듬어서 다시 정리한 것이니, 혹 제가 잘못 전재한게 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2번 질문도 구체적인 예를 물어보셨는데요. 요건 좀 수고스러우셔도 보드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직업있는 직장인인걸요 ^^ 이것도 자세히 얘기하면 무지 길어집니다. 제가 본 건 최근의 기독보드에서의 토론정도였고요, 글들을 읽어보니 예전에 freeExpression보드에서도 아주 격하게 쌈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 부분에서의 포인트는 쉐퍼가 틀렸다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 보다는 가능하면 jesusk님이 이미 키즈 보드에서는 해묵은 논쟁거리였던 진화론에서 의 인격과 도덕의 근거에 대한 시비를 또다시 가져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물론 쉐퍼의 견해에 더해서 jesusk님 나름의 독특한 견해가 있다면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겠지만요. 또하나, 쉐퍼가 과연 최근 진화론을 지지하는 생물학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참고했었을까에 대해서는 저같은 경우 강력히 의심하고 있습니다만. ------------------------------ 마지막으로 기독교인이 무신론적 사상에 노출을 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좀 한꺼번에 기독인을 싸잡아서 지칭한 면이 있었습니다만, 요건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철학자들 책을 꽤 읽어보셨다는데. 혹 김용옥이나 러셀같은 이들의 기독교 에 대한 직접적 비난의 글들도 접해본적 있으신지요. 그 꾸짖는다는 분들이 과연 이런 사람들의 책들을 많이 권하던가요..? 제가 쉐퍼가 주는 대리만족 효과를 언급하긴 했는데요..이거 말고도 쉐퍼가 했던 일은 기독인들에게 적절한 필터링을 제공하는 거였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쉐퍼 책을 보면 마치 사르트르, 헉슬리등의 무신론자들이 꼭 기독인의 친구같습니다. (무신론에서의 절망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으므로) 그러나 그들의 저작인 1차문헌을 직접 보시면 기독인이라면 가슴을 후비는 내용이 수두룩합니다. 결국 그 필터링이란게 어떤건지는 대충 아시리라 생각합니다..인용의 문제도 그래서 꺼낸거기도 하고요.. (음, 제가 너무 반복적으로 똑같은 문제지적을 하고 있군요. 그러고보니..죄송함다) 일단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 아, 이거 졸리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보충하도록 하죠... 음..맞아. 그리고 제 이름이 자꾸 제목에 등장해서 쑥쓰러우니까 다른 제목으로 글 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