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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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saram (서인선)
날 짜 (Date): 1996년09월06일(금) 16시43분54초 KDT
제 목(Title): 리) 수의 황당성...


도대체 여기 사람이나 컴퓨터가 '존재'한다는 식으로 숫자의 존재성을
말하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나? 수는 어디까지나 추상명사다.
그렇다면 '사랑'이나 '정의'는 세상에 존재하나?

추상명사인 숫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알기 위해 수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수리철학자들이 해온 일인데 그게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3이나
4같은 숫자가 어디 떨어져 있는지 찾아보는 일이라고 알았나? 세상사람들이
다 바보멍청인줄 알지는 말았으면 한다.

사실 윗윗글에서 길게 떠든 말들은 글자 그대로 힐버트의 형식주의 규칙을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힐버트는 그때까지 실제세계와 관계있다고 믿어져온 기하학을 완전한
추상과학으로 바꾸려 했다. 그는 '점, 선, 면' 대신에 '책상, 의자, 찻잔'
으로 말을 바꿔도 관계되지 않는 기하학을 만들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러나 사실 그말도 그 당시에나 의미가 있었지 이미 수학이 세계와
완전 절연된 현대에서는 하나도 신기할 게 없는 말이다.

물론 나는 형식주의건 직관주의건 논리주의건 어느 한쪽을 지지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그건 수리철학자들이 할 일이고 내 전공이 아니다. 또한
그건 어느한 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박살내서 해결할 일도 아니고 토론의
와중에서 새로운 모색이 나올 수도 있으며 미래에는 세 철학이 사실 그리
다른 것이 아니었다고 결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몇번이나 보는 건데 "...뿐이 없다."는 말은 좀 없어졌으면 한다.
"...밖에 없다."라는 뜻으로 쓰는 듯 한데 이건 사투리도 아니고 7-80년대의
한 은어일 뿐이다. 도대체 "...뿐이다."와 "...뿐이 없다."가 같은 뜻으로
쓰이는게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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