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abc) 날 짜 (Date): 1996년07월21일(일) 18시58분25초 KDT 제 목(Title): re [뤼]칸트 >글 쓴 이(By): Moebius () >날 짜 (Date): 1996년07월19일(금) 22시36분13초 KDT >제 목(Title): [뤼] 칸트 >그럼 우리 자신으로 부터 독립적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찌 압니까? >단순한 가설이나 신념의 범위를 넘어갈수가 없을것 같은데요. >칸트의 말은 반증불가능이니 아마도 과학은 아니겠군요. :) >우리로부터 독립적인 세계가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믿음의 수준을 >넘어갈수는 없으리라고 보입니다. 아마도 칸트같은 사람은 무슨 그럴듯한 >설명을 가지고 있기야 하겠지만.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네요. "우리 자신으로 부터 독립적인 세계가 존재하지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합니까?" "증명할 수 없다"와 "틀렸다"는 별개의 명제입니다. 인간의 의식 또는 주관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대상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와 상대적인 명제 즉, "의식으로 부터 독립적인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증거는 훨씬 더 희박합니다. 우리는 철학적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엄밀성을 추구하다 오히려 오류에 빠지는 경향을 조심해야합니다. 즉 "이러이러한 것은 100% 확실치 않으니 믿을 수 없다"라는 식의 오류 말입니다. 동일한 대상이나 주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의 명제를 다룰 때 엄밀성의 적용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면 이런 잘못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100% 확실한 것은 대카르트 표현대로 "나라는 자의식의 존재" 밖에 없습니다. 이밖의 그 어떤 인식이나 경험도 착각이나 환상이라고 가정하면 이를 반박하기는 무척 힘들지요. 그러나 그건 자의식의 존재에 대한 (잠정적인) 확신일 뿐 의식 밖의 존재 (=의식되지 않는 것을 포함해서)의 부정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죠. 가령 이런 가정을 해봅시다. 현재의 망원경으로 20억 광년 떨어진 별만 보인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보다 먼 별이 있는지 없는지는 경험적으로 알수는 없지요. 과학적 추론을 통해 그런 별의 존재를 입증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추정일 뿐 입니다. 이런 경우 30억 광년 거리의 별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까? 물론 이때는 그별이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적 세계의 존재를 입증 해주지는 못한다고 할 수는 있지요.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제 더 좋은 망원경이 발견되어 30억 광년 거리의 별이 관찰된다고 합시다. 이 경우 그별은 우리의 인식 내용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인식과 독립된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또 둘러 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과 무관하게 존재하던 (독립적인) 별이 망원경의 개선으로 우리의 인식에 주관적으로 반영되게 되었다 (별은 독립적이지만 인식이 주관적으로 파악한다는 것)고 판단"하는 게 더 make sense하지 않습니까? 저는 사실 의식 밖의 독립적 실체를 의심하는 것은 1."일관성을 결여한체 지나치게 엄밀성을 추구하다 빚어지는 오류"나 2."대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 내용이 곧 대상 자체는 아니라는 점을 대상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오류" 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모든 인식 내용이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대상은 독립적으로 실재하고, 인식이 그 대상이 인식에게 부여하는 감각재료(이건 주관과 대상 양자의 속성에 달린 겁니다)를 바탕으로 대상을 파악한다고 보는게 현실적인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순환논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의식외부에 독립적 실재가 없다"는 주장은 모순일 확률이 높습니다. 서로 모르는 A와 B 두사람이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런 생각이 동시에 옳을 수는 없으니까요. A(B)의 주장이 옳다면 B(A)는 존재하지 않게 되니까요. "나"라는 의식은 우리의 대뇌가 환경에의 효율적 적응을 위해 만들어낸 현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X가 나에게 이렇게 느껴진다" 와 "X가 실제로 이러이러하다"를 혼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외선이나 적외선이 우리의 인식범주에 들어온 것은 인간의 역사를 통해 최근의 일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자외선이야 쬐고 있었고 그 영향을 받아 살도 까매지고 했지만 우리의 의식이 지금과 같은 인식내용을 갖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좌외선 적외선의 존재를 최근에 알았다고 해서 그전에 좌외선 적외선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지요. |